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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전기차, 세계 무대 석권 '충전 중'

이영기 CT&T 대표 "아시아·유럽 법인 설립 등 해외 공략 강화"..."보조금 지원 서둘러야"

[아시아경제 이정일 기자] "R&D 연구소만 남겨놓고 다 해외로 갈 수도 있습니다."


예상치 못한 '깜짝 발언'이었다. 저속전기차 전문업체인 CT&T가 터전을 해외로 옮긴다는 뜻으로도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사실 인터뷰 내내 그가 화두로 던졌던 것은 '해외 공략'이었다.

"국내에 안주하지 않고 해외 진출에 역량을 집결하겠다"는 전의도 여러 차례 불태웠다. 그 연장선에서 나온 깜짝 발언은 '해외'에 방점을 찍기 위한 그만의 수사법이었다. '해외 시장에 올인하겠다'는 의지의 다른 표현이었던 셈이다.


아시아ㆍ유럽 법인 설립 추진
최근 서울 CT&T 본사에서 만난 이영기 대표(사진)는 "아시아 시장을 겨냥하는 CT&T아시아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화교권 대기업과 CT&T아시아 합작사 설립을 심도 깊게 논의하고 있다"면서 CT&T아시아가 아시아 공략의 거점이 될 것임을 시사했다.

유럽 법인 설립도 초읽기에 들어갔다. 이 대표는 "유럽 총괄 헤드쿼터를 다음 달 9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설립한다"면서 "네덜란드 국가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진행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CT&T는 현재 프랑스와 스페인, 독일 등에서 RAS(Regional Assembly&Sales) 생산기지를 구축하고 있어 네덜란드 법인이 설립되면 유럽 공략은 한층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RAS란 현지에서 생산해 직판하는 방식으로, 유럽에서는 빈 공장을 임대해 제품을 양산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유럽 판매를 위한 인증도 통과해 올해 말부터는 유럽 공략이 본격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전기차는 화석 연료 고갈, 환경 오염 등의 이슈와 맞물려 자동차 업계의 미래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CT&T는 시속 60km 미만의 도심형 전기차에 주력하고 있다. 올초 생산한 '이존(E-ZONE)'은 충전 시설 인프라를 확보해야 하는 풀스피드(Full Speed) 전기차와 달리 일반 가정용 전기로 충전한다는 장점이 있다.


이 대표는 "미국 GM이나 일본 닛산 등이 전기차를 생산한다고 하지만 가격이나 생산량 등에서 우리가 우월하다"면서 "중국 전기차 업체인 BYD도 (전기차 업체라는) 프리미엄을 이용해 오히려 내연기관차 판매량을 늘리고 있다"고 귀띔했다. 사실상 전 세계에서 대규모 양산체제를 갖춘 전기차 업체는 CT&T가 유일하다는 설명이다.


2012년 런던 올림픽도 CT&T에게는 호재다. 이 대표는 "웅장한 규모를 강조했던 베이징 올림픽과 달리 친환경 '그린'을 내세우는 런던 올림픽에는 2000여대의 전기차가 투입될 예정"이라면서 "영국 정부는 우리 차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CT&T는 런던 올림픽 영국 테임즈 근처에 생산 기지를 물색 중이다.


내년 말까진 미국 내 캘리포니아, 하와이, 아틀란타 3곳에도 공장이 신설된다. 특히 하와이 공장은 우리나라 대표 디자이너인 김영세 이노디자인 대표가 설계해 관광명소로 꾸민다는 복안이다.


중국도 문둥 공장(연산 5만대) 외에 최근 중국 덕청정뢰전기유한공사와 연산 6만대 규모의 공장 설립에 합의했다. 국내에서는 당진 생산공장(1만대)을 운영 중이며, 연간 3000대 규모의 제주도 공장 설립이 추진된다. 일본에서도 주문이 쇄도하는 등 전 세계에서 맹활약하고 있다.


내년 미국 증시 상장 추진
이 대표는 "올초 미국 증시 전문가들이 미국 테스라와 우리를 비교해 우리가 테슬라보다 3배 이상 가치가 높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미국 증시 상장 가능성도 내비쳤다. 테슬라는 전기 스포츠카를 제작하는 미국 회사로, 6월 상장해 시가 총액 2조원의 대박을 맞았다.


그는 "당초 캐나다 토론토 시장에 먼저 상장할 계획이었지만 바로 미국으로 갈 생각"이라면서 "내년에 나스닥 또는 뉴욕증시 상장을 위해 골드만삭스, 모건스태리 등과 접촉 중"이라고 말했다.


JP모건에 따르면, 전기차 시장은 2009년 74만대에서 2020년 1290만대 규모로 급성장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기존 완성차 업체들도 전기차 기술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이 대표는 손사래부터 쳤다.


5년 내 완성차가 풀스피드 차량을 내놓기는 쉽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완성차가) 전기차로 갈 경우 배터리 업체에 주도권을 빼앗기는데다 생산 현장서 대대적인 구조조정이 발생하기 때문에 노조들도 반기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이 최근 전기차에 집중할 수 있는 것도 최근 몇년간 대대적인 감원이 이뤄져 전기차 도입을 위한 노동 시장 여건이 마련됐기 때문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이 대표는 "중국도 연간 1200만대의 신차가 쏟아져 나오는 상황에서 엄청난 기름 소비와 이로 인한 공해 발생을 막는 대안으로 전기차를 육성하고 있다"면서 "중국 정부가 대대적으로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도 그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전기차 보조금 서둘러야"
소비자들이 전기차를 구매할 때 정부가 지원하는 보조금은 유럽이 500유로(약 75만원), 미국은 6000달러(700만원), 일본은 70만엔(970만원), 중국은 6만위안(1000만원) 정도다. 반면, 우리나라는 보조금이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이 대표는 "보조금은 자영업자나 서민들이 싼 값에 친환경 무공해 자동차를 운행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라면서 보조금 지급이 국내 전기차 시장 활성화를 견인할 것임을 강조했다. 그는 "국내에서는 찬밥 대접을 받지만 해외에서는 우리 기술력을 높이 평가받고 있다"면서 "5년 후에는 삼성전자나 현대차처럼 대한민국을 빛내는 기업이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정일 기자 jaylee@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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