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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쌍용차 인수에 촉각세운 대우차판매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쌍용자동차 인수전을 보니 부럽기도 합니다. 마힌드라나 영안모자가 쌍용차의 주인이 된다면 우리 회사에도 조금은 희망이 생기지 않을까요?"


쌍용차 입찰제안서 마감일인 지난 10일, 대우자동차판매의 한 중간간부는 쌍용차 매각과 관련해 솔직한 심정을 토로했다.

대우차판매는 오는 13일 구조조정 계획안 발표와 함께 2개 회사로 쪼개질 예정인데, 이 간부의 발언에는 쌍용차의 매각 추진이 자신들에게도 일종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녹아있었다.


대우차판매의 입장을 고려하면 이 같은 생각도 무리는 아니다. 워크아웃에 돌입해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는 상황에서 희망을 꿈꾸는 것은 당연하기 때문이다.

대우차판매가 쌍용차 인수 협상에 각별한 관심을 갖는 이유는 처음엔 동병상련에서 출발했다. 이 회사는 GM대우의 자동차 판매를 대행했지만 올 3월 결별하면서 쌍용차와 손을 맞잡았다. 불운하게도 대우차판매가 워크아웃에 돌입하면서 쌍용차와도 아쉽게 헤어질 수밖에 없었다.


워크아웃 이후 대우차판매의 사정은 더욱 안 좋아졌다. GM대우에 이어 고객사였던 타타대우 마저 판매법인을 세우기로 결정하면서 대우차판매와 결별 수순을 밟기 시작한 것이다. 캐딜락 등 일부 수입차 딜러를 맡고 있지만 이 정도로 1200여 명에 달하는 임직원들을 먹여 살리기는 역부족이다. 자동차 판매 회사가 물량을 확보하지 못하는 웃지못할 상황이 벌어진 것.


월급을 제대로 못 받은 것도 고통스럽지만 워크아웃 플랜이 확정되더라도 앞날이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게 더욱 마음이 아픈 부분이다.


처지가 이렇다보니 대우차판매로서는 자연스럽게 쌍용차 매각에 촉각을 집중하게 됐다. 쌍용차의 새 주인이 곧 자신들의 생존과 직결된다는 판단. 쌍용차가 주인을 찾으면 판매망을 정비할 것이고, 그 과정에서 전국 판매망을 갖고 있는 자신들과 다시 손잡을 가능성이 높다는 기대를 하고 있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쌍용차 인수 기업이 자사까지 사들이는 시나리오도 생각하고 있다. 국내 영업망이 약한 영안모자나 인도 마힌드라가 쌍용차의 주인이 되기를 내심 바라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최일권 기자 i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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