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장관회의 별다른 대책없이 끝나..시장 '실망' 분위기
[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4.23 대책이 나온 지 언젠데 그동안 현장조사도 안했단 말이냐?", "언제까지 더 기다려야 하나?"
침체된 부동산 시장을 살리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던 관계장관 회의가 결국 아무런 결론을 짓지 못한 채 무기한 연기됐다. 이에 시장은 실망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지금까지 제대로 된 현장조사를 하지 않은 것이 아니냐는 비난도 일고 있다.
21일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과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 진동수 금융위원장, 김종창 금융감독원장은 이날 오후 2시 과천정부청사에 모여 '주택거래활성화를 위한 대책' 마련을 위해 관계장관회의를 가졌다.
당초 22일로 예정돼 있던 활성화 대책 발표가 하루 앞당겨 진행됐지만 결국 아무런 소득없이 끝났다. 논란의 핵심이 됐던 총부채상환비율(DTI)에 관한 사항은 물론이고 4.23대책의 보완책이라고 할 만한 것은 아무 것도 나오지 않았다.
이에 시장에서는 한마디로 허무하다는 반응이다. 정부가 대책을 내놓겠다고 해놓고 아무런 방침을 밝히지 않은 적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것이다.
한 건설업체 관계자는 "이번에는 좀 뭔가 다른 대책이 나올까 기대했지만 실망만 더해졌다"며 "금융권에서는 가계 자산건전성 차원에서 접근해 DTI를 못 풀겠다고 하는데 부동산쪽 상황은 그만큼 심각하다"고 말했다.
특히 정부가 추가 현장조사를 한 후 보다 효과적인 대책을 세울 뜻을 밝힌 것을 두고도 비난이 일고 있다. 부동산 시장 침체가 장기화 국면에 접어든지 오래전 일임에도 아직 정확한 시장 조사를 하지 않은 것에 대해 책임을 묻는 것이다.
앞서 발표한 '4.23 거래 활성화 대책'이 별다른 시장 반응을 이끌어내지 못하면서 후속조치의 필요성도 공공연히 제기돼온 상태다.
경기도 일산의 W공인중계소 관계자는 "정부가 상황의 심각성을 아직 모르는 것 같다"며 "이미 거래가 올스톱된 상황인데 금리까지 올라서 어떠한 대책을 내놓아도 시장이 살아날까 말까다. 그래도 뭔가 규제 완화 등의 긍정적인 신호라도 줘야 시장이 반응할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앞으로 정부가 추가할 현장조사에 시장의 반응을 명확히 파악할만한 내용이 들어가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건설산업전략연구소 김선덕 소장은 "현실적인 시장파악을 위해서는 실질적인 데이터를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며 "주택소유자나 입주자, 무주택자 등 다양한 대상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주택거래 의사, 소비자 특성 등을 데이터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건설업체 관계자는 "DTI를 예로 들었을 때, 몇 %를 적용하는 것이 효과적인지 체계적인 시뮬레이션을 마련해 경우의 수를 따져보고, 전문가들의 의견수렴도 보다 광범위하게 진행해야 할 것"이라 조언했다.
국토해양부 한만희 주택토지실장은 "이미 여러차례 시장조사를 실시했지만, 지금의 부동산 시장에 더 적합하고 구체적인 사안을 마련하기 위해 다시 현장조사를 하는 것"이라며 "몇 개월이 걸릴지 확실히 이야기할 수 없지만 시장을 살리기 위한 대책마련에 나서고 있으니 조금만 기다려달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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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민서 기자 summ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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