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일 1언더파, 2위 웨스트우드 7타 차 대파...정연진, 최우수 아마추어 '실버메달'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퍼펙트 플레이'.
세계무대에서는 '무명'이나 다름없었던 루이스 오스타우젠(남아공ㆍ사진)이 '最古의 메이저' 브리티시오픈(총상금 730만 달러) 최종일 1언더파를 보태 2위 리 웨스트우드(잉글랜드)를 무려 7타 차로 대파하고 마침내 '클라레저그'를 품에 안았다. 지난 3월 유러피언(EPGA)투어 안달루시아오픈에서 첫 우승을 신고한 오스타우젠의 생애 첫 메이저우승이다. 우승상금이 129만 달러다.
오스타우젠은 19일(한국시간) 스코틀랜드 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파72ㆍ7305야드)에서 끝난 마지막날 경기에서 9번홀(파4) 이글에 버디 1개(보기 2개)를 곁들여 합계 16언더파 272타를 완성했다. 웨스트우드에 이어 폴 케이시(잉글랜드)와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등 유럽의 대표주자들이 공동 3위 그룹(8언더파 280타)에 모여 '유럽의 초강세'를 입증했다.
4타 차 선두로 출발한 오스타우젠의 완승이었다. 첫날 7언더파를 몰아칠 때만 해도 이변으로 무시됐던 오스타우젠의 스퍼트는 강풍으로 대다수 선수들이 스코어를 까먹은 2라운드에는 비교적 바람이 잠잠했던 오전조로 편성되는 행운까지 더해져 5언더파를 보태면서 본격적인 우승 진군에 나섰다.
같은 조로 편성된 케이시의 추격전은 12번홀(파4)까지였다. 오스타우젠은 9번홀(파4)에서 '1온'에 이어 가볍게 이글을 포획한 뒤 여세를 몰아 버디를 더했고, 케이시는 러프를 전전하다 트리플보기라는 '치명타'를 얻어맞아 순식간에 7타 차로 격차가 벌어졌다. 케이시는 15번홀(파4) 보기로 2위 자리마저 웨스트우드에게 양보해야 했다.
우즈는 버디 5개를 잡았지만 보기 1개에 더블보기를 2개나 범하는 '황제답지 않은 경기'로 이븐파에 그쳐 공동 23위(3언더파 285타)에 자리잡았다. 2000년과 2005년 같은 코스에서 치러졌던 브리티시오픈을 모두 '싹쓸이'했던 우즈로서는 당연히 못마땅한 성적이다. 우즈는 더욱이 2라운드 이후 단 한 차례도 언더파를 치지 못해 체면을 구겼다.
'넘버 2' 필 미켈슨(미국) 역시 백나인에서만 5타를 까먹는 난조로 공동 48위(1오버파 289타)로 밀려나 '미국군단'의 몰락으로 이어지면서 미국과 유럽의 대륙간 골프대항전인 라이더컵에서의 전망까지 어둡게 만들었다. 미국은 이번 대회에서 우승 경쟁은 커녕 션 오헤어와 닉 와트니가 공동 7위(6언더파 282타)에 오른 것이 최고성적이었다.
'한국군단'은 올해 브리티시아마추어챔피언십을 제패한 정연진(20)의 '아마추어 돌풍'이 국내 팬들은 물론 현지에서도 장외화제가 됐다. 정연진은 이날 특히 18번홀(파4)에서 샷 이글까지 포획하며 이븐파로 스코어를 지켜 공동 14위(4언더파 284타)에 자리잡아 빅스타 못지않은 상품성을 입증했다. 정연진은 최우수아마추어선수에게 주는 '실버메달'을 수상했다.
재미교포 케빈 나(27ㆍ한국명 나상욱ㆍ타이틀리스트)는 공동 27위(2언더파 286타), 이 대회에 처녀출전한 김경태(24)는 공동 48위에 랭크됐다. 양용은(38)은 그러나 2타를 더 까먹어 최하위권인 공동 60위(3오버파 291타)로 추락했다. 양용은은 "코스를 잘 안다고 생각했는데 쉽지 않았다"면서 "이 대회 우승을 위해서는 더 많은 우승이 필요할 것 같다"고 입맛을 다셨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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