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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클럽]삐삐해지하면 3000만원 준다고?


[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손안의 PC'라 불리는 스마트폰이 대세인 요즘에도 무선호출기 일명 '삐삐'를 그리워하는 사람들이 있어 화제다.


최근 트위터를 통해 한 무선통신업체의 황당한(?) 이벤트가 알려지면서 네티즌들은 한때 애용하던 삐삐에 대한 추억을 하나씩 떠올리고 있다.

한 인터넷 사이트에 올라온 글에 따르면 삐삐 사업을 진행해오던 한 무선통신회사는 극심한 운영ㆍ자금난에 시달리다 지난해 관련 사업을 접기로 했다. 자사 삐삐 사용자 수가 단 4명에 불과한데, 이들을 위해 사업을 운영하자니 시설 관리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는 것이 이유였다는 전언이다.


배보다 배꼽이 크다고 생각한 이 회사는 삐삐 사용자 4명에게 서비스를 해지하면 되레 3000만원을 주겠다는 이벤트를 내걸었다는 얘기가 인터넷 사이트에 올라왔다는 것이다. 이를 재미있게 본 네티즌들은 트위터를 통해 리트윗(퍼나르기)을 했고, 이 글은 10만건이 넘는 조회 수를 기록할 정도로 폭발적 반응을 이끌어냈다.

일부 네티즌은 "학창시절 갖고 있던 삐삐에 8282(빨리빨리) 등의 숫자가 찍히면 근처의 공중전화로 쏜살같이 달려가곤 하던 일이 떠오른다"며 "아직까지 삐삐를 쓰고 있는 사람이 있다니 정말 대단하다"는 등 놀라움이 뒤섞인 반응을 보였다.


한 네티즌은 "최근 휴대폰 번호 앞자리를 010으로 통합하려는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움직임이 거센 가운데 옛 것을 고수하려는 삐삐 사용자들의 안타까움이 고스란히 느껴진다"며 "하지만 현재 삐삐를 사용하고 있는 사람이 4명 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은 납득하기 힘든 부분"이라며 이벤트 자체에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확인해 본 결과 이 같은 황당 이벤트가 실제 있었을 가능성은 매우 희박한 것으로 보인다.
지금도 국내에서 삐삐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유일한 업체는 서울이동통신이다. 그나마 이 회사도 신규 가입자를 더 이상 받지 않고 있으며, 고정 지출 비용이 많이 발생해 최근 관련 사업을 축소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때 삐삐 단말기를 직접 제작하려는 사업 계획도 추진했으나, 수요가 충분치 않을뿐 아니라 관련 개발자를 찾지 못해 포기했다는 것이다.


유일한 전국사업자였던 리얼텔레콤은 경영난에 허덕이다 지난해 말 삐삐사업을 전면 중단했다. 리얼텔레콤의 일방적인 사업 중지에 일부 삐삐 사용자들은 법적인 대응도 불사하겠다는 뜻을 내비치고 있다. 이밖에 센티스, 아이비전 등 명목상 사업자도 일부 있지만 현재까지 무선호출 사업을 유지하지는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이동통신 관계자는 이에 대해 "삐삐를 해지하면 3000만원을 지급한다는 이벤트가 있었다는 얘기는 처음 듣는다"며 "현재 국내 삐삐 가입자 수는 2만300여명으로 추정되며, 개통자의 60% 이상이 지금도 여전히 삐삐를 사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삐삐 사용자들의 '삐삐 사랑'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다음의 인터넷카페 '삐삐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에는 지금도 삐삐 사용자들이 모여 친목을 다지고 있다. 탤런트 최강희 씨도 최근까지 휴대전화를 사용하지 않고 삐삐를 고수하다 지난해에야 휴대전화를 구입하겠다고 선언해 화제가 된 바 있다.


서소정 기자 s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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