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련주 이틀째 상승..업황 회복은 좀 더 지켜봐야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대만 최대 석유화학기업인 포모사(Formosa Petrochemical)의 나프타 분해설비(NCC)가 지난 7일(현지시간) 폭발로 가동을 멈췄다는 소식에 관련주들이 이틀째 상승하고 있다. 하지만 석유화항 시황 자체가 밝은 편이 아닌 만큼 국내기업의 반사이익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9일 오전까지만 해도 1~2%대의 상승세를 보이며 이틀째 오름세를 이어가던 LG화학은 오후 1시24분 현재 보합세에서 머무르고 있다. 호남석유는 하락 전환했으며, 한화케미칼, SK에너지 역시 약보합세를 보이며 전일 상승분을 반납하고 있다.
포모사의 #1 NCC는 연산 70만t 규모이고, 인근 석유화학단지의 생산능력은 293만t에 달하는 대규모 단위공장이다. 포모사 측은 재가동을 위한 예비 부품을 이미 보유하고 있고, 화재로 손실된 부품에 대해 단시일 안에 교체가 가능하기 때문에 1개월 후면 재가동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는 반면, 대만 노동검사국은 조사결과 화재시 압출기 등 중요 설비에 손실이 발생해 3개월 가량 소요될 것으로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과잉 공급 우려로 급락했던 국제 에틸렌 가격도 이번 사태로 인해 상승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 애널리스트는 "컴프레서 폭발이라면 절대 단기간에 해소될 문제가 아니다"며 "포모사는 가동 가능한 103만톤 No2 Cracker도 8월에 정기보수로 가동중단될 예정으로 이를 무리하게 운영하다가는 또 다른 사고를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 진퇴양난에 빠진 상황이다"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이같은 판단을 투자와 접목하는 것은 좀더 지켜봐야한다는 평이다. 이번 사고도 국내 업체들이 단기적 이익은 누릴 수 있으나 업황 회복이 더 중요한 투자 판단의 근거가 되야 한다는 지적이다.
오정일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복구 기간이 얼마나 걸릴 지가 관건"이라며 "펀더멘털 자체를 바꿀 사안은 아니다"고 말했다. 김영진 LIG투자증권 애널리스트도 "이번 사고에 따라 당초 예정됐던 #2 NCC 설비(103만톤/년)의 정기보수 일정이 연기될 가능성이 높고, 사고 설비의 생산량 70만톤은 한국의 10% 아시아지역의 1.6%에 불과해 업황 반전에는 역부족"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업계에 따르면 내년까지 새로 완공되거나 재가동되는 설비들이 상업 생산에 들어가면 900만톤 이상의 에틸렌의 신규 공급이 예상된다. 연간 글로벌 수요 증가를 고려하면 공급이 수요보다 2배 가까이 많은 상황이다.
과거에도 해외 경쟁회사의 사고 소식은 국내 관련주의 주가에 단기적인 영향을 미치는 데 그친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대만의 지진 소식으로 주가가 움직였던 반도체 및 LCD 업체들이다. 지난 3월 초 대만 가오슝현에서 규모 6.4의 지진이 발생했다는 소식에 삼성전자 LG디스플레이 티엘아이 등의 주가가 급등했지만 이내 제자리로 돌아가 박스권 흐름을 보였다. 투자자들의 기대와 달리 지진 발생지역이 반도체 및 LCD 공장이 밀집한 북쪽이 아닌 데다 업체들의 피해 규모가 크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 2006년에도 대만의 지진으로 LCD패널 분야 경쟁자인 삼성전자와 LG필립스LCD(현 LG디스플레이)가 주가가 반짝 상승했고 2000년 일본 주고쿠(中國)지방에서 지진이 발생했을 때도 피해규모가 정확히 알려지지 않은 상태에서 국내 반도체 LCD 업체들의 주가가 급등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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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별 기자 silver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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