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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길 인천시장이 '제식구'를 감사원에 고발한 사연은?

송영길 시장, 도시축전 감사원 감사 청구..."자체감사기능 못 믿겠다"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인천시 공무원들의 굴욕이다."


지난 7일 송영길 인천시장이 인천시가 지난해 개최한 인천세계도시축전에 대한 감사원 감사를 청구했다는 소식을 들은 한 인천시 공무원의 말이다.

실제 인천시가 생긴 이래 감사 대상기관의 장이 되는 시장 이름으로 시의 행정·사업과 관련해 감사원에 감사를 청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인천시는 감사관실을 통해 얼마든지 자체 감사를 진행할 수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송 시장은 '감사원 감사 청구'라는 초강수를 둔 것이다.

이는 전국의 지자체 중에서도 흔치 않은 일이다. 최근 경기도 고양시가 지난해 8월 호수공원 조명공사에 대한 감사원 감사를 청구한 사례가 있다. 하지만 시민단체의 의혹 제기에 대해 시가 문제가 없음을 밝히면서 객관적인 사실 확인을 위해 청구한 것으로, 이번 인천시의 사례와는 성격이 다르다.


인천시 공무원들로서는 멀쩡한 자체 감사 기능을 놔둔 채, 외부 세력인 감사원 직원들에 의해 내부 살림살이가 파헤쳐지는 굴욕을 당하게 된 셈이다.


특히 송 시장이 감사원 감사를 청구하도록 지시함에 따라 인천시 공무원들은 물론 송 시장 스스로도 체면이 구겨졌다는 지적이다.


자기 잘못을 자체적으로 처리하지 못하고 외부 세력의 손에 조사와 처분의 권한을 맡긴 것도 억울한 데, 외부 세력으로부터 인천시 공무원들을 '수호'해 줘야 할 송 시장이 직접 나서 '제 식구'를 감찰해달라고 고발한 꼴이 됐기 때문이다.


이처럼 인천시가 도시축전에 대한 감사원 감사 청구라는 '초강수'를 둔 이유는 우선 전임 시장 재임 기간에 생긴 일의 공과를 명확히 짚고 넘어가자는 송 시장의 강력한 의지 때문으로 분석된다.


송 시장은 선거 기간 내내 전임 시장이 주최한 도시축전의 성과 및 예산 집행의 불투명성에 대해 문제제기 해 왔다. 그만큼 취임 후 도시축전의 앞뒤 전후에 대한 사정을 정확히 파악하고 공과를 분명히 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또 '도시축전' 과정에서의 문제점을 정확히 밝혀 내 전임 시장과의 차별성을 두겠다는 의도도 있다는 지적이다.


이와 함께 자체 감사를 벌일 경우 공정하고 객관적인 감사 진행이 어렵다는 현실도 반영됐다는 것이다.


전임 시장 시절 모든 행정력이 '도시축전 성공 개최'에 매달려 있었던 만큼 시 공무원들이 워낙 많이 도시축전 과정의 각종 문제점에 '연루'돼 있기 때문이다. '제 식구 감싸기'가 우려된다는 것이다.


아울러 일부 시 공무원들이 "사기가 떨어진다"는 등의 이유로 송 시장의 강도높은 진상 규명 방침에 내부적으로 반발하고 있는 것도 '감사원 감사 청구'의 이유로 분석되고 있다.


한편 시는 지난 7일 (재)인천세계도시축전조직위원회를 '공익사항에 관한 감사원 감사청구처리에 관한 규정'에 의거해 감사원에 감사 청구했다.


이를 통해 2009인천세계도시축전 개최배경과 목적의 모호성, 예산의 과다 투입?낭비 사례 및 회계운영의 불투명, 도시축전 제반 운영상 문제점 등을 밝혀달라고 요청했다.


감사청구 이유로는 "헌법상 최고 사정기관인 감사원의 감사를 통해 對시민 의혹해소 및 실제 인천의 정체성과 위상을 제고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감사원의 감사를 통해 그 동안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온 2009인천세계도시축전에 대한 의혹 해소는 물론 인천의 정체성 확보 및 경제수도 인천의 새로운 모습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8월부터 10월까지 열린 도시축전은 안상수 전임 시장이 인천경제자유구역 1단계 사업의 완료를 앞두고 "인천의 도시 브랜드를 세계에 널리 알리겠다"며 모든 행정력을 집중해 개최했다.


600여만명의 관람객이 다녀가 94년 대전엑스포 이후 가장 성공했다는 평가를 얻기도 했다.


하지만 상당수의 관람객이 기업들에게 강제로 판매한 티켓으로 다녀간 '공짜 관람객'들인데다, 부실한 행사 내용, 취지 자체의 정치성, 예산 수립·집행 과정의 불투명성 등을 지적받아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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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수 기자 bskim@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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