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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이야기] 시추선·드릴십에는 ‘쥐구멍’이 있다

드릴링 장비 곳곳에 재미 있는 명칭 붙여


[아시아경제 채명석 기자] 해양 시추선에는 쥐구멍, 고양이 길이 있다.

원유를 탐사하고 캐내기 위해 땅에 구멍을 내는 시추 작업은 초기에는 육상에서 먼저 시작됐다.
이후 깊은 수심의 해역이나 파도가 심한 해상에서도 원유시추가 가능한 해양시추선(Jack-up Rig), 반잠수식 시추선(Semi-submersible Drilling Rig), 드릴십 등으로 발전돼 왔다. 이러한 과정에서 드릴링 장비나 장치, 설비 및 구조 등과 관련해 다양한 명칭들도 생겨났는데, 그 중 몇몇 장치나 구조물은 일반인들이 봐도 쉽게 알아차릴 수 있는 재미있는 명칭을 붙였다.



◆캣워크(Catwalk)= 드릴 작업장의 전후 방향으로 다리처럼 길게 설치돼 있는 구역이 있는데, 이곳은 해저 케이블관이나 드릴 파이프 등을 운반하는 장치들이 설치되어 있는 곳이다.

크레인 등을 사용해 해저 케이블관이나 드릴 파이프 등을 운반 장치 위에 올려놓으면, 이 운반 장치들이 드릴 작업장의 유정(油井) 중앙쪽으로 이동시켜 준다.


그런데, 다리의 운반장치 옆으로 사람이 다닐 수 있는 통로가 있다.(사진) 이 통로는 오래된 굴착장치에서는 그 폭이 좁기도 했지만 위험한 장비들을 운반하는 곳이라 사람들이 통행할 때 아주 조심스럽게 머리를 숙이고 통행해야 했다고 한다. 그 모습이 마치 고양이가 사뿐사뿐 걷는 것처럼 보인다고 해 통로 이름을 ‘캣워크(Catwalk)’라고 부르게 됐고, 이 명칭은 지금도 사용되고 있다.



◆문 풀(Moon Pool)= 드릴십이나 시추선 중앙에는 각종 기계 장치들이 오가는 아주 큰 구멍이 있다.


이 구멍은 해저 케이블관(Riser), 심해 유정입구(심해바닥 근처)에 설치하는 장비인 BOP, 드릴 파이프(Drill Pipe) 등을 해저로 내려 보내는 곳이다. 한마디로 석유 시추를 위한 핵심 작업은 바로 이 구멍에서 이뤄지며 주요 장비도 구멍 주변에 설최되는 것이다.


그런데, 그 구멍 크기가 수영장처럼 크고 바다와 맞닿은 탓에 밤에는 하늘에 뜬 달이 투영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래서 선원들은 이 구멍을 ‘문 풀(Moon Pool)’이라고 부르고 있다. 시상(詩想)이 뛰어난 분들이라면 기회가 닿을 때 문 풀에서 운치 있는 시 한수를 지어주면 좋을 듯 하다.


◆마우스 홀(Mouse Hole)= 시추작업을 빨리하기 위해 다음에 연결할 드릴 파이프를 연결하는 작업을 한다. 이러한 작업을 하기 위해 드릴 파이프를 미리 유정 중앙 주위에 있는 조그만 구멍에 보관하고, 거기에서 드릴 파이프 3개 정도를 미리 연결하는 작업을 하는데, 이 구멍이 조그마한 쥐구멍처럼 보인다고 해서 ‘마우스 홀(Mouse Hole)’이라고 부른다.


◆크리스마스 트리(Christmas Tree)= 시추선이 해저 지면에 구멍을 뚫은 후에는 유정 자체의 압력에 의해 원유가 자력 분출되는데 이렇게 올라오는 원유의 양른 보통 매장량의 20~30% 정도에 이른다.


유정 자체 압력에 의한 분출이 끝나면 유정에 가스 등을 공급해 시추공 압력을 높여 원유 생산을 하는데 이를 위해 시추공 입구에 설치하는 장치를 ‘크리스마스 트리(Christmas Tree)’라고 부른다


비상차단 시스템 역할도 하는 크리스마스 트리는 원유 및 가스의 흐름을 제어하기 위한 밸브와 초크(Choke), 압력계, 온도계 등으로 구성됐다.



이 장치의 명칭은 이러한 수많은 밸브를 볼트로 서로 연결시킨 모양이 크리스마스 트리와 비슷해 붙여졌다고 하는데, 이 장치를 통해 생산된 원유로 크리스마스 때와 같은 호황을 누렸으면 하는 바람의 의미도 있다고 한다.
<자료: 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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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명석 기자 oricms@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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