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서울 잠실의 대규모 아파트 단지에서 '세입자 대탈출'이 시작됐다. 예전에 보기 힘든 기현상이다. 2년 전 대규모 재건축 아파트가 한꺼번에 입주하면서 싸게 전세를 얻었던 세입자들이 그동안 오른 전세금이 부담스러워 재계약을 포기했기 때문이다. 세입자들의 대탈출이 본격화되면서 고공행진 했던 잠실 일대 전세금도 급락세로 돌아섰다.
21일 잠실 일대 중개업소에 따르면 지난 2008년 7월 말 입주가 시작된 '잠실 리센츠' 아파트는 2년 전세 만기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전세 물건이 쏟아지고 있다.총 5563가구로 구성돼 있는 이 아파트는 2년 전 2008년 최초 입주 당시 전세 물량이 한꺼번에 나오면서 109㎡의 전셋값은 주변 시세보다 낮은 1억8000만~2억원까지 내려갔었다.
탈(脫) 잠실을 부추긴 건 집주인들이다. 입주한 지 2년이 지났으니 크게 올려받겠다고 나선 것이다. 1억원 정도는 보통이다. 2년 전 주변 시세보다 싸게 들어간 세입자로서는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재계약을 포기한 세입자들은 현재 대규모 입주물량에 가격이 약세를 보이고 있는 서울 강북 길음·미아뉴타운이나 경기 용인 성복지구 등으로 대이동을 준비중이다.
잠실 리센츠 한 세입자는 "아무리 시세대로 받는다고 하지만 2년만에 2억원을 올려달라는 것은 너무하다"며 "최근 입주여파로 전세값이 떨어진 용인시로 이사갈 예정"이라고 말했다.이처럼 기존 세입자의 대탈출이 시작되면서 이 아파트 전세금도 떨어지는 추세다. 109㎡ 현재 전세 호가가 4억~4억2000만원으로 연초 4억6000만원에 비해 4000만~6000만원 내렸다. 특히 전세 만기가 급한 물량이나 대출이 있는 곳은 3억7000만~3억8000만원까지 뚝 떨어졌다.
오는 9월 말 입주 2년차를 맞게 될 '잠실 엘스(5678가구)'의 기존 세입자들도 탈출을 준비 중이다. 벌써 현지 중개업소에는 엘스 아파트의 전세 매물이 나오고 있다.
잠실 대규모 단지에서 전세 물량이 쏟아지면서 인근 아파트 전셋값도 약세를 보인다. 잠실 주공5단지 112㎡ 전세는 2억1000만~2억5000만원으로 지난 5월 이후 1000만~2000만원 떨어졌다. @include $docRoot.'/uhtml/article_relate.ph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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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정 기자 mybang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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