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 분사 자신 있다"
SK루브리컨츠-아시아계 기업 손잡고 8000억원 상당 해외 공장 건설
"E&P 사업 탄탄대로"
페루 석유화학 사업 검토, 美 휴스턴 테크니컬 센터 설립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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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구자영 SK에너지 사장은 "SK루브리컨츠가 아시아계 기업과 파트너십을 맺고 8000억원 규모의 해외 공장 건설을 추진 중"이라며 "앞으로도 시장과 수요가 있는 곳으로 찾아가는 글로벌 기업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 사장은 지난 18일 대전시 유성구에 위치한 SK에너지 기술원에서 취임 후 두 번째 기자 간담회를 열고 미래 성장 전략과 그린 에너지 개발 현황을 설명하며 이 같이 밝혔다.
구 사장은 이날 'Changing Landscape'라는 대주제 아래 2시간여 동안 직접 프리젠테이션(PT)을 진행했다. 그는 "전 세계 에너지 기업들은 신속하게 변화하지 않으면 생존을 담보할 수 없는 대변혁의 시대에 직면해 있다"면서 글로벌 종합 에너지 기업으로의 도약을 위한 핵심 키워드로 '혁신(Innovation)'을 꼽고 ▲사업 ▲기술 ▲조직 문화 등 3대 혁신을 제시했다.
첫째 사업 혁신. 구 사장은 "현재 SK에너지는 과도하게 거대한 '공룡'으로 정형화된 틀에서 과감히 벗어날 필요가 있다"며 최근 결정한 석유ㆍ화학 사업 분할의 필요성에 대해 역설했다. 그는 "SK에너지는 현재 개별 사업의 전문성을 키워 경쟁력을 제고하고 포트폴리오의 유연성을 개선해야만 한다"며 "독자 경영 체제를 통해 시장과 자본을 가진 파트너를 찾아 우리의 뛰어난 기술력과 상호 보완을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 사장은 2년 전 도입한 회사 내 회사(CIC) 제도와 지난해 분할한 SK루브리컨츠가 사실상 '시험 무대'였다고 털어놨다. 그는 "석유와 화학 사업의 분사는 하루아침에 결정된 것이 아닌 2년여 전부터 계획돼 왔던 것"이라며 "분사 몇 개월 만에 놀라운 성과를 내고 있는 SK루브리컨츠를 통해 경험했다시피 석유와 화학 사업도 잠재 능력을 십분 발휘할 수 있는 토양을 만들어 줄 것"이라고 말했다.
구 사장이 석유와 화학 사업 분사를 위해 준비한 밑그림은 이렇다. 석유는 글로벌 파트너십을 통한 안정적인 성장과 본원적인 경쟁력을 키우고 화학은 기술 기반의 프리미엄 화학제품으로 차별화 전략을 구사함과 동시에 수요 중심의 글로벌 무대를 공략하겠다는 것. 그는 "최근 페루와 에콰도르를 방문하면서 기대 이상의 추가적인 성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며 "자원ㆍ개발(E&P) 사업을 진행 중인 페루에서는 석유화학 사업을 검토 중이고 에콰도르에서는 정유업와 관련한 큰 규모의 사업 기회를 50% 가까이 선점한 상태"라고 귀띔했다. 분할 전 자산 유동화에 대해서는 "독립 회사들이 빠른 시일 내 안정될 수 있도록 재무 부담을 최소화할 것"이라며 "효율성이 떨어지는 비 핵심 자산을 순차적으로 매각할 방침"이라고 언급했다.
석유와 화학 사업 분할 후 E&P와 연구ㆍ개발(R&D)을 주요 사업으로 하는 중간 지주회사격 SK에너지에 대해서 구 사장은 "탐사 개발과 생산 등 전 과정에 대한 광구 운영권을 확보하고 탐사 성공률을 20% 이상으로 높이기 위해 인수ㆍ합병(M&A)을 포함한 여러 가지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 미국 휴스턴에 테크니컬 센터를 세우고 글로벌 유수 인력 확보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그는 "지난해 하루 2만4000배럴에 불과했던 생산량이 1년 만에 7만배럴을 넘어섰다"며 "연 평균 6만배럴을 기대할 정도로 빠른 성과를 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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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로는 ▲Sustaining(기존 경쟁력 강화) ▲Step out(특정 산업의 리더) ▲Breakthrough(세계 최초ㆍ최고) 등 기술 혁신에 대한 비전을 세 가지로 요약했다. 구 사장은 "최근 남아프리카공화국을 방문해 현지 대표 에너지 기업 사솔 관계자를 만나 청정 석탄 분야에 대해 서로 협력해 보자는 의지를 확인했다"고 조심스레 언급했다. 그는 또 "후지 등 일본 기업들이 독보적인 기술력을 자랑하는 편광필름(TAC) 을 국내에서 처음으로 자력 개발한 데 이어 연성회로기판(FCCL)은 전 세계 1위 기업의 기술력을 뛰어넘은 것으로 자체 평가한다"고 자신했다. 구 사장은 마지막으로 조직 문화 혁신에 대해서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조직 풍토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중국 국영 석유사 시노펙과 합작으로 후베이성 우한에서 진행 중인 석유화학 공장 설립 프로젝트에 대해서는 "오랜 시간 공 들여 온 프로젝트로서 다소 지연됐지만 본래 계획대로 진행 중"이라며 "구체적인 것은 정부와의 연관된 부분 때문에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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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김혜원 기자 kimhy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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