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지성 기자]우리나라가 월드컵 조별 예선 1차전인 그리스 전에서 2대 0 완승을 거둠에 따라 월드컵 관련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16강 진출 가능성이 한층 높아진 만큼 관련주의 수혜 기간이 더 길어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단기 수혜는 있을 수 있지만 실적보다는 심리적인 요소가 부각된 측면이 있는 만큼 투자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1차전 승리는 관련 株에 안도감
당초 관련주의 수혜가 16강 진출을 염두에 두고 형성된 만큼 1차전의 승패는 월드컵 관련주에도 핵심적인 요소로 평가됐다.
김승현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대표팀의 성적이 나쁠 경우 관련주 성수기가 짧아질 가능성이 있다"며 "성적과 관련주의 주가가 무관하지지 않다"고 판단했다.
특히 SBS 관련주들은 월드컵 성적과 가장 긴밀한 상관관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됐다. 한승호 신영증권 연구원은 "SBS는 단독중계로 약 110억원의 수익을 거둘 것"이라며 "만약 한국 대표팀이 16강에 진출한다면 더 큰 수익을 낼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월드컵 특수가 기대되고 있는 식음료 관련주도 눈길이 쏠리기는 마찬가지다. 유창훈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남아공 월드컵이 우리 시간으로 저녁 시간대에 열리는 만큼 자연스럽게 맥주 및 치킨 같은 야식 소비가 늘어날 것"이라며 "닭고기주와 하이트맥주 등 음식료업종에 전반적 수혜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승리는 기쁘지만 실적은?
관련주에 대한 월드컵 효과가 과장되거나 선반영 된 측면이 있고 기대보다 실적연관성이 적었던 사례가 있었던 만큼 투자에 신중 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김동준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월드컵 특수로 SBS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크지만 국내 광고주들이 연간 광고비는 미리 계획된 규모 내에서 집행된다"며 "SBS의 실적이 월드컵 이후 다시 급감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따라서 월드컵 기간 동안 SBS의 비중을 점진적으로 줄일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다. 실제로 개막일인 지난 11일 차익 실현 매물의 영향으로 SBS미디어홀딩스는 10%이상 급락하며 마감했고 SBS 역시 3% 급락을 기록했다.
식음료 관련주를 비롯한 수혜주들의 월드컵 효과도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이소용 K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월드컵과 하계 올림픽 개최 시 하이트맥주의 수혜 여부를 분석해본 결과 뚜렷한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2000년 이후 4번의 사례를 검토한 결과 과거 5년 평균 매출액 증가율과 별 차이가 없었다"고 말했다.
지난 2006년 독일월드컵 당시 수혜주로 꼽히던 셋톱박스와 디지털TV관련 업체인 홈캐스트와 엘앤피아너스의 주가가 오히려 하락세를 보였던 전례가 있는데다 하림과 마니커도 월드컵이 열렸던 2002년과 2006년에 평년 수준에 불과한 매출을 올렸다는 설명이다.
◆투자도 승리하려면 신중히 접근해야
때문에 월드컵 수혜를 기대한 투자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다.
신동민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월드컵 테마는 이미 선반영 된 측면이 있다"며 "추가 매수에 들어가기 보다는 실적을 확인 한 수 매수를 늦추는 전략을 구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평가했다.
김승한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도 "월드컵 특수는 단기간 폭발적으로 수요가 형성되는 만큼 경기가 끝나면 빠르게 진정된다는 점을 주의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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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성 기자 jis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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