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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진돗개' 허정무, '오토 대제'를 울리다


[아시아경제 조범자 기자]'진돗개' 허정무가 유럽 축구 정상까지 맛본 '오토대제' 오토 레하겔을 울렸다.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이 12일(한국시간) 포트 엘리자베스 넬슨 만델라 베이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그리스와 2010 남아공월드컵 B조 1차전서 이정수(가시마)와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연속골에 힘입어 2-0 완승을 거뒀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47위 한국은 유로2004 챔피언이자 FIFA랭킹 13위인 그리스를 맞아 완벽하게 경기를 지배했다. 역대 상대 전적에서도 2승1무로 앞섰다.


세계 축구 언론은 벤치 싸움에서 오토 레하겔 감독의 우세를 점쳤다. 2001년부터 그리스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레하겔 감독은 유로2004에서 유럽의 변방 그리스를 정상에 올려놓으며 세계 최고의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당시 레하겔 감독은 초강력 수비와 날카로운 역습으로 강팀들의 허를 찌르며 우승컵을 차지하는 기쁨을 맛봤다. 선수와 감독 경력을 합쳐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1000경기 이상 출전하며 독일 축구의 전설로 유명한 레하겔은 1938년생 72세로 이번 월드컵 최고령 감독으로 주목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국제 축구 무대에서 레하겔 감독에 비해 거의 알려지지 않은 허정무 감독이 완벽한 승리를 거두며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허 감독은 레하겔 감독이 자랑으로 여기는 '질식수비'와 세트피스를 100% 차단하며 완승을 거뒀다. '질식수비'라는 말이 오히려 한국 대표팀에 어울릴 정도로 조용형-이정수의 중앙 수비 조합과 김정우, 차두리, 이영표가 상대를 압박하는 강도는 2002 한일월드컵 때를 기억나게 했다.


특히 한국인 감독으로 월드컵 본선에서 승리를 거둔 건 허정무 감독이 처음이다.


허정무 감독은 90분 내내 경기를 지배하는 태극전사들을 바라보며 흐뭇한 미소를 지은 반면 레하겔 감독은 좀처럼 경기가 풀리지 않자 연방 물을 들이키며 초조한 기색을 보였다. '오토 대제'라는 별명이 붙을 만큼 노련했던 그의 모습을 찾기 힘들었다.


월드컵 첫 출전에서 첫 경기만에 승리를 챙기며 국제무대에 이름을 알린 허정무 감독. 과연 17일 아르헨티나의 디에고 마라도나 감독과 지략대결에서도 완승을 거둘 지 궁금하다.

조범자 기자 anju1015@
<ⓒ아시아경제 & 스투닷컴(stoo.com)이 만드는 온오프라인 연예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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