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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숫자로 풀어 본 한국-그리스전 프리뷰


[아시아경제 이상철 기자]사상 첫 원정 월드컵 16강 진출의 꿈은 이뤄질까. 그 꿈을 펼치기 위해선 중요한 전제 조건이 있다. 2010 남아공월드컵 B조 상대국 가운데 가장 만만한 그리스를 반드시 잡아야 한다.


한국은 오는 12일(한국시간) 오후 8시 30분 남아공 넬슨 만델라 베이 스타디움에서 그리스와 첫 경기를 치른다. 숫자로 한국-그리스전을 살펴봤다.

1 : 첫 경기에 잘 싸웠던 한국


첫 경기의 중요성은 누차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첫 경기를 그르치면 향후 계획에 차질이 빚을 수 밖에 없다. 한국이나 그리스 모두 첫 경기에서 승점 3을 놓친다면 16강 진출이 힘겨워진다. 이런 가운데 허정무호에게 희망적인 건 그동안 본선 1차전 성적이 매우 좋았다는 것이다.

한국은 1954년 스위스월드컵에 첫 출전한 이후 이번 남아공 대회까지 8차례 참가했다. 1994년 미국월드컵 이후 치른 첫 경기에서 2승 1무 1패를 기록했다. 폴란드(2002년)와 토고(2006년)를 각각 2-0, 2-1로 꺾었으며 스페인(1994년)에 0-2로 끌려 가다가 경기 종료 5분을 남겨놓고 2골을 넣으며 극적인 2-2 무승부를 기록했다.


1998년 프랑스월드컵 멕시코전 때 전반 27분 하석주의 골로 앞섰으나 3분 뒤 하석주의 퇴장으로 수적 열세에 놓이며 내리 3골을 내줘 패했던 게 유일한 패배였다.


그리고 무엇보다 고무적인 건 최근 4개 대회 첫 경기에서 빠짐없이 골을 터뜨렸다는 것이다. 이 기록대로 경기가 진행된다면 한국이 충분히 그리스 골망을 흔들고 이길 수 있다.


2 : 그리스의 최근 실점 수비 불안


그리스의 수비는 유럽 안에서도 손꼽힐 정도로 매우 견고하다. 남아공월드컵 유럽지역 예선 12경기에서 10실점만 하는 등 짠물 수비를 펼쳤다. 소티리오스 키르기아코스(리버풀), 반겔리스 모라스(볼로냐), 소크라티스 파파도풀로스(제노아)로 이뤄진 수비는 물 샐 틈도 없었다.


그러나 월드컵 본선 진출 티켓을 따 낸 이후 그리스 수비가 흔들리고 있다. 세네갈, 북한, 파라과이를 차례로 상대해 모두 2골을 내줬다. 한국이 월드컵 본선 확정 이후 가진 16차례 A매치에서 12골(경기당 평균 0.75실점)만 내준 것과는 큰 차이다. 단순히 2골을 허용한 게 문제가 아니라 경기 내내 상대의 빠르고 정교한 패턴 플레이에 수비진이 따라가지 못하며 무너졌다는 게 컸다.


오토 레하겔 감독은 수비 전술에 손을 대지 않겠다고 했지만 포백(4-back) 수비는 실패작에 가까웠다. 그리스는 한국전 필승을 위해 지역 예선 때처럼 스리백(3-back)으로 회귀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3 : '월드컵 3골' 안정환 빛날까


안정환(다롄)은 그리스전에서 이동국(전북), 이승렬(서울)과 함께 조커로 대기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30일 벨라루스전과 지난 4일 스페인전에서 교체로 뛰었으나 인상깊은 경기력을 펼치지 못했다. 대표팀 조커 경쟁에서 이동국, 이승렬에 밀려 있는 게 사실.


그러나 안정환은 4년마다 월드컵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치며 조커로 검증된 카드다. 2002년 한일월드컵 조별리그 미국전에서 교체 투입된 지 22분 만에 동점골을 넣었으며 4년 뒤 독일월드컵 조별리그 토고전에서는 김진규(서울) 대신 그라운드를 밟은 지 27분 만에 결승골을 터뜨리며 원정 월드컵 첫 승을 안겼다. 이 때문에 허감독도 큰 경기에 강한 안정환을 그리스전에서 요긴하게 쓸 계획이다.


안정환 개인에게도 골은 매우 중요하다. 안정환은 통산 월드컵 3골로 아시아 출신 선수 가운데 현역 은퇴한 알 자베르(사우디아라비아)와 공동 1위다. 이번 남아공 대회에서 1골을 넣는다면 아시아 출신 월드컵 최다 득점 1위로 올라선다.


4 : 본선 4번째 경기 그리스, 첫 승점 딸까


그리스는 2004년 우승을 차지하는 등 유럽축구선수권대회에 족적을 남겼지만 월드컵 무대에 오르는 일은 버거웠다. 1994년 미국 대회에 출전한 게 유일한 본선 무대 경험이다. 당시 그리스는 아르헨티나, 나이지리아, 불가리아와 한 조에 속해 3패에 무득점 10실점의 참담한 성적표를 기록했다.


그리스는 미국월드컵의 치욕스러운 교훈과 유로 2004의 우승 경험을 더해 이번 남아공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올리고자 한다. 그리스에게 한국전은 월드컵 본선 네 번째 경기다.


재미난 건 한국 또한 월드컵 본선 초반 3경기를 모두 패한 뒤 4번째 경기에서 첫 승점을 기록했다. 한국은 1986년 멕시코월드컵 조별리그 불가리아전에서 김종부의 동점골에 힘입어 1-1 무승부를 거뒀다. 그리스도 한국처럼 월드컵 본선 4경기 만에 승점을 딸까.


6 : 6월, 한국은 웃고 그리스는 울다


남아공월드컵 조별리그는 모두 6월에 치러진다. 7월에도 대회가 진행되지만 8강에 오른 팀만이 그 기회를 얻는다.


무더위가 슬슬 기승을 부리는 6월에 한국은 유독 강했다. 허감독 취임 이후 6월에 7경기를 치렀는데 3승 4무로 한번도 지지 않았다. 실점도 단 2골 밖에 안 될 정도로 짠물 수비를 펼쳤다. 반면 그리스는 6월에 관한 기억이 좋지 않다. 지난 2년 동안 6월에 가진 5경기에서 1무 4패로 참혹스러운 성적표를 거뒀다. 득점은 유로 2008 조별리그 스페인과의 마지막 경기에서 앙겔로스 카리스테아스(뉘른베르크)가 넣은 선제골이 유일하다. 득점은 1골인데 반해 실점은 7골이나 허용했다.


2010년 6월 12일. 이번에도 한국이 기쁨의 환희에 빠져있고 그리스는 슬픔의 눈물을 흘릴까.

이상철 기자 rok1954@
<ⓒ아시아경제 & 스투닷컴(stoo.com)이 만드는 온오프라인 연예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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