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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정유 산업의 산실' SK에너지 울산CLX는 지금..

SK에너지 울산 자체 부두는 수출 실크로드 출발지
지난 5년간 5억배럴 석유 제품 수출탑 달성
세계 최초 촉매 이용 나프타 분해 공장 건설도 한창


[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지난 27일 방문한 '정유 산업의 산실(産室)' SK에너지 울산 콤플렉스(CLX). 울산 공항에서 차로 20여분 떨어진 울산CLX 내에서 SK에너지의 자랑인 제3 고도화 설비(No.2 FCC) 설비를 먼저 찾았다.

80m 높이의 No.2 FCC 꼭대기에 서니 숨 가쁘게 돌아가는 공장 너머로 광활한 울산 부두가 한눈에 들어왔다. SK에너지가 지난 5년 동안 5억배럴의 석유 제품을 수출할 수 있었던 '첨병' 역할을 한 바로 그 부두다. 5억배럴은 우리나라 전체 국민이 8개월 내내 사용할 수 있는 엄청난 양이다. 휘발유로 환산하면 자동차 주유 시 60리터(ℓ) 용량의 중형차 13억대에 기름을 넣을 수 있는 양이며 ℓ당 연비 10km 승용차가 지구와 달 사이를 100만번 왕복할 수 있을 정도다.

SK에너지의 울산CLX 내에는 1~8부두까지 총 8개의 석유 및 화학 제품을 선적할 수 있는 자체 부두가 있다. 시간당 4만배럴, 하루 96만배럴의 석유 제품을 실을 수 있는 세계 최고 수준의 출하 인프라에 대한 SK에너지의 자부심은 대단했다.


해상출하조정실에서 만난 최영식 해상출하2팀 총반장은 로딩암(Loading arm) 3기를 동시에 연결해 사용할 수 있는 8부두 모니터를 가리키면서 "8부두는 서울 63빌딩보다 긴 280m의 접안 길이를 자랑한다"며 "3기의 로딩암을 동시에 사용하면 100만배럴을 선적하는데 불과 26시간이 소요된다"고 설명했다. 고객사인 선주사의 만족도 그만큼 높아지는 셈이다. 최 총반장은 "가까운 중국, 베트남은 물론 미국, 유럽 등지에서 우리 제품을 실으러 배가 온다"며 하얀 보드 위에 빼곡히 적힌 선박 작업 계획표를 보여줬다.

여름 날씨에도 꽤 쌀쌀한 바다 바람을 가르며 부두에 올라서니 주유소에 있는 주유기를 연상하는 듯 한 로딩암을 통해 선적 작업이 한창이었다. 울산CLX 홍보팀 관계자는 "각 수출 지역별로 황의 함량, 점도의 고저, 옥탄가의 높낮이 등 요구하는 제품의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고객 맞춤형 수출 전략을 쓰고 있다"며 "전 세계 10여개 산유국에 3800만배럴의 고부가가치 석유 제품을 역수출한 경쟁력이 바로 이곳에서 나온다"고 말했다.


부두 외에 SK에너지 울산CLX에서 요즘 가장 인기를 끌고 있는 곳은 No.2 FCC 내에 새롭게 짓고 있는 ACO 데모 플랜트(시범 공장)다. ACO(Advanced Catalytic Olefin) 공정은 촉매를 이용한 나프타 분해 기술로 SK에너지가 세계 최초로 독자 개발했다.


이 기술은 기존 850°C 이상의 고온에서 나프타를 분해하던 열분해 공정과 달리 700°C 이하에서 촉매를 이용해 분해한다는 점에서 기존 공정 대비 20%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다.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20% 가량 감축할 수 있는 차세대 녹색 기술이다.


서정돈 No.2 FCC 생산1팀장은 "기존 열분해 공정에서 부산물 신세였던 프로필렌 생산량을 주력인 에틸렌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획기적인 기술"이라며 발상의 전환에 따른 쾌거라고 소개했다.


ACO 데모 플랜트는 오는 10월부터 각종 시범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최소 6개월의 시범 가동을 마친 후에는 본격적인 상업 가동과 함께 대형 공장 건설에 착수한다는 계획이다.


성공적으로 이뤄진다면 로열티 수입도 짭짤할 것으로 기대된다. 서 팀장은 "플랜트 1기 건설당 240억원 정도의 로열티 수입은 물론 촉매 비즈니스로 연간 380억원의 추가 수익이 가능하다"며 "세계적으로 녹색 레이스가 본격화함에 따라 ACO 기술이 더 주목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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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김혜원 기자 kimhy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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