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의사들이 쌍벌죄 제약5적(敵)에 대해 집단 린치를 가하고 있다. 영업사원의 병원 방문을 거절하고, 불매운동도 아예 대놓고 하는 실정이다. '주범'으로 알려진 한미약품은 "억울하다"는 내용의 공문을 배포하며 '의심(醫心) 달래기'에 나섰다.
24일 의료계에 따르면 소위 '영업사원 병원 출입금지' 조치가 지역 의사회를 중심으로 전국으로 확산되는 형국이다.
현재까지 관련 입장을 밝힌 곳은 경남, 충남, 경북 의사회 등 9곳에 달한다. 이 같은 결정이 강제성은 없다 해도, 지역 모임에 대한 의사들의 소속감을 생각하면 상당수 의사들이 이에 동참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들이 표적으로 삼는 곳은 유한양행, 한미약품, 안국약품, 동아제약, 대웅제약 등 5곳이다. 의사들은 통상 제약5적, 혹은 줄여서 '유한안동대'라 부른다.
리베이트를 받는 의사들도 처벌토록 법으로 규정하는 이른바 '쌍벌죄' 국회 통과에 해당 제약사들이 적극 동참했다는 게 이유다.
이런 분위기가 실제 제약사들의 매출액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 현재로선 감안하기 힘들다. 하지만 해당 제약사들이 긴장하며 예의주시 중인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제약5적 중에서도 '주범'으로 거론되고 있는 한미약품은 '쌍벌죄 관련 한미약품의 입장'이란 문건을 최근 작성, 전국 영업사원들을 통해 의사들에게 배포하며 의사 달래기에 나선 상태다.
임선민 대표이사 사장 명의로 작성된 이 문건에는 "한미약품은 입법 과정에 의견을 제시할 기회가 전혀 없었다"며 쌍벌죄 관련설을 부인했다.
문건에서 회사 측은 "뒷짐 지고 이해득실을 계산하기에 분주한 외자 제약기업들이 이번 기회를 호기로 이용하고 있음을 예측하고 있으며, 이미 그런 조짐을 감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같은 노력이 사태를 진정시킬런지는 미지수다. 시도의사회장협의회는 22일 회의를 열어 영업사원 출입금지를 현 의원급에서 병원급 의료기관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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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범수 기자 ans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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