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상장 후 대한-동양 각각 '대체재'-'보완재' 인식 가능성
[아시아경제 임선태 기자]삼성생명 상장 후 재평가 받을 것이라는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상장 이후 신저가 행진을 기록하며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생명보험주. 대한생명의 경우 외국인과 기관 모두 순매도세가 지속되며 8000원대 벽이 무너진 상황이고 동양생명보험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급 상황에도 불구 하락 기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그 원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23일 한국거래소(KRX)에 따르면 대한생명은 삼성생명 상장일인 지난 12일 이후 13.4%에 이르는 낙폭을 보이며 20일 종가 기준 7550원을 기록했다. 동양생명도 같은 기간 6.2% 하락률을 기록하며 (20일 종가 기준) 1만2100원을 나타내고 있다. 두 종목 모두 상장 이후 (종가 기준) 최저가 신기록이다.
수급 상황을 살펴보면 두 종목간 흐름이 더욱 상이함을 알 수 있다. 지난 12일 이후 대한생명은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617만9207주, 510만3159주를 순매도한 반면 동양생명은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2만2290주, 3만8982주를 순매수했다.
이 같은 대한생명의 큰 낙폭과 악화된 수급에는 예상보다 오래 지속되고 있는 저금리 기조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배정현 SK증권 애널리스트는 "대한생명은 금리 상승기에 최대 수혜주로 꼽힌다"며 "보험업종 내에서도 자산과 부채 듀레이션 차이가 크고 고금리 부채 부담이 높았기 때문에 금리 상승 수혜의 폭도 가장 크게 작용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높은 이자민감도에 따른 금리 상승 수혜 시기가 늦춰지면서 자산운용 등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병건 동부증권 애널리스트는 "대한생명의 경우 저금리 기조로 인해 자산운용 부문에 애로사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반면 동양생명의 경우 높은 배당 등에서 알수 있듯이 상대적으로 유연하게 사업 구조를 영위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며 두 종목 간 차별화된 낙폭의 원인에 대해 설명했다.
외인과 기관들의 순매도세 등 좋지 않은 수급 상황에 대해서는 삼성생명과 업계 '빅3'로 분류되고 있는 점이 악재로 꼽혔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삼성생명을 추종하는 여러 인덱스 펀드 등이 생겨나고 있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며 "업계 경쟁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대한생명이 일종의 대체재로 인식되고 있는 상황에서 외인과 기관 모두 갈아타려고 하는 움직임이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반면 중·소형사로 분류되는 동양생명은 삼성생명과 수급 부문에서 경쟁 관계가 아닌 보완 관계로 인식될 수 있다는 점이 순매수세의 근거로 언급됐다. 삼성생명으로 인한 포트폴리오 재구성시 대한생명은 대체재, 동양생명은 보완재가 될 수 있다는 것.
한편 대한생명은 지난해 3·4분기 기준 실질 사업비율이 대형 3사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수입보험료의 경우 직전해 동기 대비 1.4% 감소하는 등 역성장세를 보였다. 삼성생명 및 교보생명의 경우 같은 기간 수입보험료가 각각 5.8%, 0.5% 증가한 것으로 집계된 것과 상반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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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선태 기자 neojwal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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