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투자자·애널리스트에 이메일 보내
루머에 대한 오해 세세히 설명
[아시아경제 채명석 기자] 최근 악성루머로 인해 주가 급락 피해를 입은 두산중공업 경영진이 직접 투자자에게 이메일을 보내 사태에 대한 오해를 직접 해명했다.
14일 두산그룹과 증권업계에 따르면 최종일 두산중공업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날 기관투자자들과 각증권사 중공업 담당 애널리스트 등에게 이메일을 보내 지난 2주간 두산중공업의 주가 급락 배경으로 지목된 내용을 조목조목 설명했다.
최 부사장은 “최근 당사의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해 투자자 여러분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음을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면서 “그러나 당사 주가가 정확한 팩트나 펀더멘털의 부정적 변화에 의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기에 이 편지를 투자자 여러분께 보낸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2주간 두산중공업의 주가를 급락시킨 요인에 대해 하나하나 짚어가며 설명했다.
◆자회사 두산건설 자금악화 및 유상증자 가능성= 국내 주택사업의 악화, 부동산가격의 지속 하락 우려가 지속되는 가운데, 두산건설의 1개월 기업어음(CP) 발행(300억원)과 회사채발행(1300억원)이 자금난에 대한 루머를 만들었으며, 4개월 전 분양을 시작한 일산제니스 아파트사업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루머의 주요 이슈다.
최 부사장은 “두산건설은 그동안 부동산 경기 악화에 대한 대비책을 지속적으로 강구해왔으며, CP와 회사채 발행 등은 지극히 정상적인 활동이었다”면서 “일산제니스의 초기 4개월간 분양률 42%는 과거 다른 사업과 비교시 실망스러운 수준은 결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유상증자 계획은 없다고 못 박았다. 최 부사장은 “아무리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하더라도 두산건설은 크레디트라인(credit line, 환거래은행 또는 고객에게 미리 설정해 둔 신용공여의 종류 및 한도)이 약 6000억원으로 여유가 있고 현금화 가능한 우량 자산도 약 8000억원을 보유하고 있어 그룹 계열사의 지원없이 독자적으로 최악의 상황을 이겨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산 제니스 사업의 경우, 최악의 상황에서도 오는 2011년말까지 자금문제를 일으키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2013년말 완공계획으로서 2012년 이후 본격적으로 사업비가 투하되기 때문에 아무리 나쁜 상황을 가정하더라도 2012년 이후에 다양한 마케팅 수단을 활용해 자금상황에 영향을 미치지 않게 사업을 수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밥캣 유상증자 가능성= 최 부사장은 “밥캣은 미국·유럽 건설시장의 침체로 지난해 큰 폭의 적자를 기록한 후 올해 들어 완만한 회복세를 기록하고 있으나 올해까지는 당기순손실 기록이 불가피하다”고 전했다.
그러나 지난해 모회사 두산인프라코어가 충분한 자금을 투입했기 때문에 올해 안으로 증자할 필요성이 없다고 설명했다.
◆플랜트 건설업계와의 차별성= 최 부사장은 “해외시장에서 정유, 석유화학 플랜트사업을 하는 대형 건설업체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두산중공업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그는 “두산중공업의 수요산업인 원자력, 화력발전, 담수플랜트에 대한 수요는 장기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해 일반 플랜트 건설업체와 차별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화력발전사업은 선진업체 대비 높은 가격경쟁력과 후발업체대비 뛰어난 기술경쟁력을 확보했으며, 원자력 발전은 한국 컨소시엄의 높은 경쟁력이 있고 워터(Water) 시장은 당분간 출혈경쟁이 예상되지만, 담수 전업업체의 수주잔고 부진이 해소되면서 양호한 시장으로의 전환이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유럽시장 악화·유로화 약세의 영향= 최 부사장은 “유럽시장을 커버하는 두산밥콕(DPS)에 대한 영향은 제한적이고 발전 서비스 사업은 전혀 영향을 받지 않는다”면서 “우리의 주요 발전 고객사들은 풍부한 현금 및 우수한 재무구조를 갖고 있어 자체 파이낸싱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현재 한국 원화환율은 달러당 1120원으로 우리가 해외사업을 본격화했던 지난 2007년 당시 달러당 900원 수준에 비해 가격경쟁력도 크게 높아졌다”면서 “현재의 유로화 약세가 장기적으로 지속되지 않는 한 우리 비즈니스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두산중공업이 경쟁할 만한 유럽 업체도 원자력에서 프랑스 아레바(Areva), 화력에서 독일 지멘스(Simmens) 정도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최 부사장은 “최근의 주가하락은 펀드환매로 현금창출이 필요한 국내 기관투자가의 극단적인 차별화 전략에 따른 수급측면의 이슈가 보다 크다고 판단한다”면서 “부정적 이슈보다는 펀더멘탈 측면에서 긍정적인 이슈에 주목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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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명석 기자 oric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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