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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오프, 대기업노조 구조조정 시한폭탄되나

[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 7월부터 사측이 임금을 부담하는 노조전임자의 유급근로시간면제(타임오프)한도가 노조원 50인미만은 0.5명에서 현대차 등 1만5000명이상은 24명, 2012년 7월부터는 18명까지로 정해졌다.


노사가 단체협상을 벌이는 과정에서 이 기준보다 유급 전임자가 적으면 문제가 없으나 많을 경우 이 기준에 따라 노조전임자수를 줄이거나 노조재정에서 부담해야 한다. 노사가 법정기준을 넘기면 불법이다. 유급 전임자가 많은 사업장일수록 타임오프 한도가 축소됨에 따라 타임오프가 대기업 노조에 시한폭탄(timebomb,타임밤)으로 다가올 전망이다.

김태기 근로시간면제심의위원회(근면위) 위원장은 2일 정부과천청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지난 1일 새벽 3시에 표결로 처리된 근면위 의결을 소개했다. 근면위는 지난달 30일 오후 3시 전체회의를 열고 마라톤 논의 끝에 1일 오전 3시께 공익위원 수정안을 토대로 15명의 위원 중 9명이 찬성하고 1명은 반대, 5명은 기권함으로서 가결했다.

◆하후상박형.. 중기 큰 변화 없고 대기업노조 대폭축소
근면위가 의결한 타임오프 한도는 하후상박형이다. 연간 노조전임자 1인의 활동시간을 2000시간을 기준으로 해 노조원 50인 미만에서 1만5000명 이상까지 11단계로 구간별로 타임오프 시간과 이에 따른 노조전임자수의 한도를 정했다. 50인 미만은 1000시간을 활동해 0.5명의 유급 노조전임자를 둘 수 있으며 59인이상 100인 미만은 2000시간으로 1명이 된다. 이후부터는 하후상박의 형태로서 1만5000명이상은 최대 3만6000시간을 인정받아 18명까지 둘 수 있다. 다만 2012년 6월 30일까지는 2만8000시간에 매 3000명 마다 200시간씩 추가돼 24명을 둘수 있으나 2012년 7월 1일부터는 최대 3만6000시간만 인정받아 18명으로 줄어야 한다.


근면위는 타임오프를 활용할 수 있는 인원도 ▲300인 미만 사업장은 풀타임 전임자의 3배까지 파트타임으로 사용할 수 있고 300인 이상 사업장은 2배를 초과할 수 없도록 했다. 타임오프한도가 4000시간인 200∼299명 사업장은 2명의 유급전임자와 4명의 파트타임전임자 등 6명을 둘 수 있게 된다.

따라서 노조원 4만5000명, 전임자 220명으로 국내최대 규모인 현대차 노조의 경우 2012년 6월까지는 24명, 7월부터는 18명의 전임자만 둘 수 있게 된다. 당장 7월부터 노조가 재정을 별도로 부담하지 않는다면 220명 가운데 10분의 1가량인 24명만을 남겨야하고 2년 뒤에는 18명으로 6명을 더 줄여야 한다. 나머지 전임자를 두려면 노조재정에서 임금을 지급해야 한다. 현대차의 경우 파트타임은 풀타임의 2배인 48명(2012년 7월부터는 36명)까지 둘 수 있다. 풀타임 24명 기준 타임오프시간한도가 4만8000시간이다. 풀타임 24명과 파트타임 48명을 적절히 안배할 수 있다.


◆1만 이상 12곳 노조전임자 750명서 210명으로 줄여야
이에 따라 현대차를 포함한 1만명 이상 대기업 노조 12곳의 전임자는 현재 750명에서 7월 이후에는 210명으로 72%(540명)나 줄어들 것으로 추산된다. 노조 전임자가 143명인 기아차는 7월 이후 19명으로, GM대우차는 91명에서 14명으로, 두산인프라코어는 16명에서 5명으로 각각 줄여야 한다.


반면 조합원 수가 300명 미만인 중소 규모 사업장의 노조는 0.5명에서 2명까지 유급 전임자를 둘 수 있게 됐다. 노조전임자가 과다한 일부 사업장을 제외하면 큰 변화는 없다. 국내에 설립된 노조 중 88.3%는 조합원이 300명 미만이다.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현재 노조원수 101명 이상 299명 이하 사업장의 평균 노조 전임자는 1.3명이지만 타임오프 한도를 적용하면 이들 사업장에서 1.5~2명의 전임자를 두는 것이 가능하다.


임태희 노동부 장관도 근면위에서 타임오프 한도가 의결된 직후 "작년 12월 노사정 합의에 따라 중소기업의 합리적인 노조 활동은 유지하는 대신 경영계 등으로부터 과다하다는 지적을 받아온 대기업의 전임자는 대폭 축소하는 방향으로 타임오프를 정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대기업노조 전임자유지시 재정부담 막대..노동계 반발 거세질듯
노동계로서는 전임자수가 대폭 줄어든 것 자체가 노조의 동력 약화를 가져올 것이기 때문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다만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은 중소기업, 대기업 사업장의 비중에 따라 미묘한 차이가 있다. 지난 2005년 한국노총 자체 조사에 따르면 한노총 내 사업장 중 300인 미만 사업장이 88%, 100 미만이 66%를 차지한다. 반면 민주노총은 300인 미만 사업장이 70%선이고 나머지가 대기업 노조다. 노동연구원에 따르면 전체 전임자 수도 한국노총은 평균 2.1명인 반면 민주노총은 평균 5.6명으로 2배 이상 더 많다.


노동계는 특히 근면위가 30일로 정한 법적시한을 넘겨 1일 새벽에 강행처리됐다며 무효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김태기 근면위원장은 "근면위 차원에서 전문가 의견 들어보니 아무 문제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또 타임오프 한도는 노조 전임자나 부분 전임자에 국한되므로 나머지 합리적인 노조활동은 노사가 협의할 문제이며 국회의견도 듣지 않겠다고 했다.


경영자총협회 등 경제4단체와 중소기업중앙회 등은 타임오프한도가 과도한 수준이어서 더욱 축소돼야 한다는 성명서를 발표했다.경총측은 "타임오프는 오직 노조전임자의 활동에 대해서만 적용할 것이며,타임오프 총량을 넘으면 무급 원칙을 철저히 지키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임자가 아닌 일반 노조원의 교섭이나 협상 참여 등에 대해서는 타임오프 총량에 포함시키지 않겠다는 것이다. 경총은 이런 내용을 담은 타임오프 제도의 시행과 관련한 세부지침을 마련해 각 사업장에 전달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한 관계자는 "근면위에서 노동계가 기권 5표가 나왔으나 찬성이 9명에 이르고 근면위가 최대한 지혜를 모았다고 밝힌 만큼 경영계에서 노동계와 같이 끝까지 반대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와 관련 임태희 노동부 장관은 3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타임오프 시간,한도에 대한 정부 입장과 향후 계획, 노사양측에 대한 의견도 전달할 계획이다.


◆용어설명=타임오프제
회사 업무가 아닌 노조와 관련된 일만 담당하는노조 전임자에 대해 회사측의 임금 지급을 금지하는 대신 노사공통의 이해가 걸린 활동에 종사한 시간만 근무시간으로 인정해 임금을 지급하는 제도. 근무시간으로 인정되는 노조 활동은 ▲근로자 고충처리 ▲산업안전보건에 관한 활동 ▲단체교섭 준비 및 체결에 관한 활동 등이다. 노조 전임자 급여지급 금지원칙의 대안으로 제시됐으며, 2009년 말 노사정 합의로 도입돼 2010년 7월1일부터 시행된다. 노조 전임자 임금지급 금지 조항은 1997년 노조법에 규정됐지만 노동계의 반발로 1999년, 2003년, 2006년 세 차례나 유예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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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호 기자 gung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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