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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년만의 컴백' 윤정희 "칸 여우주연상 기대하지 않아요"(인터뷰)


[아시아경제 고경석 기자]배우 윤정희가 돌아왔다. 이창동 감독의 영화 '시'에 출연하며 무려 16년 만에 팬들 앞에 돌아왔다. 게다가 이번엔 칸국제영화제 레드카펫까지 밟는다.


영화 '시' 개봉을 앞두고 아시아경제신문과 만난 윤정희는 60대 중반의 나이가 무색할 만큼 소녀 같은 목소리로 인터뷰에 응했다. 자긍심은 넘치나 자만심은 없었고, 활기가 넘쳤으나 품위는 잃지 않았다. 위엄은 있으나 권위적이지 않았다. 화려하게 꾸미지 않아도 아름다움은 넘쳤다.

1966년 영화 '청춘극장'의 주연으로 데뷔한 이래 300여편의 영화에 주연으로 출연하며 한국영화사에 전설을 남긴 윤정희는 '시'의 칸영화제 경쟁부문 진출은 기뻐했지만 "여우주연상에 대해선 그다지 연연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해외영화제에서 심사위원을 몇번 맡은 적이 있어서 '시' 기술시사를 보며 이 영화가 (칸영화제 경쟁부문 초청이) 될 것을 믿었어요. 전 '시'가 황금종려상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믿어요. 작품이 정말 좋아요. 여우주연상은 전혀 생각하지 않아요. 최근 우리나라 영화가 여우주연상을 받은 적이 있어서 또 주지는 않을 거예요. 황금종려상은 모든 배우들과 스태프들에게 영광이잖아요."

윤정희는 이 영화에 캐스팅된 것을 두고 "요즘 말로 감동이었다"며 순박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세계적인 피아니스트인 남편 백건우와 이창동 감독 부부를 만난 윤정희는 이 감독으로부터 자신을 생각하며 시나리오를 쓰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


"처음 만나 헤어진 뒤 영화제에서 다시 만난 게 2년 전이었어요. 완성된 시나리오를 받아보니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좋더군요. 기가 막힌 시나리오였어요. 이 영화에 캐스팅됐다는 소식을 듣고 가족 모두 기뻐했지요."



이창동 감독과의 작업은 그에게 즐거운 경험이었다. 이 감독이 지향하는 사실주의가 새로운 모습을 연기하고자 했던 그의 바람과 정확히 맞아떨어졌던 것이다.


"우리가 서로 잘 아는 사이가 아니었는데 이창동 감독이 저를 잘 파악했나봐요. 영화 속 미자와 내가 어떤 게 닮았나면, 제가 참 아름다움에 점잖지 못해요. 꽃 하나를 봐도 그냥 안 지나가요. 어젠 여의도 63빌딩에서 집까지 가는데 벚꽃이 기가 막히게 핀 거예요. 남편이랑 둘이서 그걸 보며 '정말 아름답다'고 감탄하면서 지나갔어요."


영화광이기도 한 남편 백건우에게 윤정희는 되도록 출연작을 보여주지 않는다고 했다. 그렇지만 이번에는 난생 처음으로 남편 앞에서 연기 연습을 하기까지 했다.


"남편이 시나리오를 읽더니 미자가 나와 정말 닮았다는 거예요. 요즘에도 제가 실수하면 '미자가 또 나왔군' 하고 놀릴 정도죠. 어떻게 하면 잘 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과장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연기할 수 있을까 고민이 돼서 남편 앞에서 연기 연습을 했죠. 그랬더니 강명화(윤정희가 명월관 기생으로 출연한 강대진 감독의 1967년작) 같이 하지 말고 자연스럽게 하라고 구박하더군요."


윤정희는 남편 백건우와 함께 프랑스 파리의 한 아파트에서 1978년부터 현재까지 살고 있다. 집에서는 직접 요리를 해 먹고 자가용을 몰고 다니지도 않는 소박한 삶이다. 카메라 앞을 떠나 남편을 내조하며 살아온 지 15년 만에 다시 영화에 출연했지만 윤정희가 언제 또 돌아올지는 아무도 모른다. "좋은 작품이 없다면 5년이 걸리더라도 기다리겠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한 가지 분명한 건, 윤정희는 지금 누구보다도 더 행복하다는 사실이다.




고경석 기자 kave@
<ⓒ아시아경제 & 스투닷컴(stoo.com)이 만드는 온오프라인 연예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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