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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아]전원생활과 농촌마을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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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래의 재미있는 전원살이

[마니아]전원생활과 농촌마을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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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마을에 살다보면 무슨 개발사업이라 하여 현수막이 붙는 것을 자주 볼 수 있다. 이름도 참 많다. 녹색농촌체험마을, 농촌테마마을, 농촌종합마을, 산촌마을, 정보화마을, 생태체험마을, 장수마을, 전원마을, 새농촌건설, 신활력사업 등 다양한 마을 만들기 사업들이 펼쳐지는데 여기에는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이 뒤따른다.


도시와 비교해 낙후한 농촌지역에 인프라를 제공하고 주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사업들이다. 국가의 균형적인 발전이나 침체된 농촌지역의 활성화를 위해 가치 있는 사업이며 효과도 분명 있다. 이런 사업들로 인해 마을의 환경이 새로워지고 소득도 올라간다. 주민들의 의식도 높아진다.

하지만 계획이 제대로 되지 않아 있는 예산을 쓰기위한 사업으로 전락하는 경우도 많다. 의욕만 앞선 밀어붙이기식 사업도 있고 아이디어 부족과 전문성이 떨어져 사업별, 지역별 특성도 없다. 모두 고만고만하며 옆 동네의 실패한 사업을 그대로 답습하는 경우도 많다. 당사자들이야 열심히 하는 사업이겠지만 그 주변에서 지켜보는 사람들은 혀를 차기도 한다.


이런 문제가 있다 보니 컨설팅업체들의 도움을 받아 사업계획을 세우고 아이디어를 얻는다. 하지만 업체들 또한 지역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전문성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사업에 온갖 좋은 것들을 백화점식으로 갖다 붙이고 이리저리 끌고만 다니다 스스로도 지치고 마을 주민들도 지친다. 컨설팅 업체의 획기적인(?) 사업 아이디어가 당사자인 마을 주민들에게는 뜬 구름 잡는 소리로만 들린다. 농촌마을에는 그들의 럭셔리한 사업 계획을 실행할 사람도 힘도 없는 경우가 많아 따로 놀기 일쑤다.

더욱 큰 문제는 이런 사업들로 마을 사람들 끼리 패가 나뉘어 서로 싸움을 하고 고소고발을 하면서 너나없이 살던 시골마을 인심마저 흉흉해 지고 있다는 점이다. 그 중심에 있는 것이 무슨 사업으로 마을에 들어온 돈이다. 마을에 사업비가 생기면서 그것을 어떻게 쓸 것인가를 두고 주민들끼리 의견이 나뉜다. 서로 자기들 주장만 하다 보니 결국에 가서 사업비가 쓰이는 곳은 이것도 저것도 아닌 누구의 도움도 되지 않는 엄한 곳에 쓰인다.


예를 들어 보면 이렇다. 어떤 동네에 상수도가 망가졌다고 치자. 이 물을 마을 주민들 모두가 먹는 것이 아니라 반만 먹는다. 마을에 정부로부터 보조를 받아놓은 사업비가 있다. 이 돈으로 상수도를 고치면 좋은데 물을 먹지 않는 반수가 반대를 한다. 그래서 꼭 필요하지도 않으면서 누구에게나 공평한 그러면서도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 공원 만들기를 한다.


이런 경우도 있다. 장마철이면 물이 넘쳐 위험한 도랑을 치자고 했다. 그 도랑 때문에 위험한 사람들은 손뼉을 치지만 그와 관계가 없는 사람들은 “나는 뭐야?”며 이의를 제기한다. 그러다 결국 결론이 나는 것은 누구에게나 문제가 없는 것, 모두가 주인이지만 실제는 주인이 하나도 없는 건물을 짓거나 마을에 그럴듯한 조형물 하나 세우는 것으로 끝난다.


이런 이유에서인지 무슨 사업을 하는 곳에 가보면 간판이 많고 체험관, 문화관 등 비어있는 건물들이 많다. 거기에 공원도 많다. 그냥 두어도 자연 그대로의 공원인데 그곳에 굳이 조형물을 세워 이름만 거창한 공원을 만들어 놓는다.


그 과정에서 어김없이 마을 주민들 간 갈등이 생긴다. 틈바구니에 끼어 고민하는 사람들 중에는 전원생활을 하겠다며 도시에서 이주해온 사람들도 많다. 그들 중에는 사명을 띠고 60년대식 농촌계몽 운동하듯 순진무구한 생각으로 마을일에 접근하는 사람들도 있다. ‘우리 마을은 내가 가꾼다’는 생각으로 한번 멋지게 해보겠다며 팔을 걷어붙였던 사람들도 그 틈바구니에서 견디지 못하고 튕겨져 나온다. 사업비가 생기자 공돈인줄 알고 잿밥에 눈이 멀어 끼어들었다 화(?)를 당하는 경우도 많다.


오늘도 나는 옆동네로 이사 온 사람을 만나 비슷한 하소연을 듣다 막걸리만 축냈다. 도시에 살다 농촌으로 이주해 살려면 이러한 마을의 개발사업들을 대하는 마음 다스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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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래 OK시골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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