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발표 후 차익매물..코스피 탄력둔화 가능성 커
[아시아경제 김지은 기자] 삼성전자 주가가 장 초반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후 하락세로 방향을 틀자 투자자들의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며 고공행진을 펼치던 삼성전자가 실적 발표와 함께 하락세로 전환하면서 그간의 견조한 상승 흐름이 마무리된 게 아니냐는 우려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6일 삼성전자는 개장 전 사상 최대규모의 1분기 실적 잠정치를 발표했다. 매출은 34조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4조3000억원을 기록해 사상 최대 수준이었던 지난해 3분기(4조2300억원) 실적을 넘어섰다.
기대치를 만족시키는 훌륭한 성적표를 내놨지만, 이와 동시에 투자자들은 차익 매물을 던지며 삼성전자를 약세로 이끌고 있고, 이로 인해 전체 코스피 지수 역시 상승탄력을 잃어버린 모습이다.
삼성전자의 주가가 이미 사상 최고가를 연일 경신해오면서 실적 개선 기대감을 어느 정도 선반영한 상황에서 오히려 삼성전자의 실적 발표가 차익실현의 신호탄으로 작용한 셈이다.
이날 삼성전자 흐름은 약 1년전 모습과도 상당히 닮았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월24일 1분기 실적을 발표했는데, 이 때를 기점으로 삼성전자 주가 흐름은 상승에서 하락으로 완전히 뒤바뀌었다. 이 당시 발표한 실적 역시 어닝 서프라이즈로 시장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삼성전자는 실적발표 직전인 4월23일까지 고공행진을 펼치더니 실적발표 당일에는 무려 5% 이상 급락하는 등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인 바 있다.
실적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현실화되면서 차익매물이 출회된 것이다. 이후 삼성전자의 주가 흐름은 고전을 면치 못했고, 4월23일의 고점을 회복하기까지 두달 이상의 시간이 소요됐다.
코스피 지수 역시 마찬가지다. 코스피 지수가 지난해 4월말부터 7월 중순까지 지루한 게걸음 장세를 이어간 바 있는데 이는 삼성전자의 실적발표가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이번에도 역시 삼성전자가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던 와중에 뛰어난 실적 잠정치가 발표됐고, 이를 기점으로 약세로 돌아섰으니 1년전 흐름과 비슷한 양상이 전개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삼성전자의 주요 매수주체가 외국인이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국내증시의 최근 특징 중 하나는 뚜렷한 양극화 현상인데, 외국인이 IT와 자동차 등 일부 업종에만 유난히 치우친 매수세를 보여왔다. 실적개선이 기대되는 업종 위주로 사들였던 것이다.
이날도 외국인은 매수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일단 안도할 만 하지만 매수 탄력은 눈에 띄게 둔화된 것이 사실이다. 장 초반 한 때 600억원 이상을 사들이던 외국인은 이날 오전 11분 현재 410억원 매수에 그치며 오히려 매수 규모를 줄여가고 있다.
국내증시 역시 시가가 1732.98을 기록하며 3거래일째 연고점을 경신했지만, 장중 하락세로 돌아서기도 하는 등 탄력이 크게 약해진 모습이다. 삼성전자가 국내증시에서 가지고 있는 영향력 등을 감안하면 삼성전자의 약세와 동시에 코스피가 탄력을 잃은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으로도 볼 수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실적발표와 동시에 주가가 하락세로 돌아선다면 그동안의 상승세 역시 의미가 다소 퇴색되는 것이 사실"이라며 "미 증시가 견조한 상황에서 외국인들이 실적 개선 기대감에 선취매수한 것에 불과하다고 볼 수 있는 만큼 증시 추세상승에 대한 기대감 역시 소멸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오전 11시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1.11포인트(-0.06%) 내린 1723.88을 기록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전일대비 1000원(-0.11%) 하락한 86만9000원을 기록중이다.
@include $docRoot.'/uhtml/article_relate.php';?>
[아시아경제 증권방송] - 3개월 연속 100% 수익 초과 달성!
김지은 기자 jekim@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