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강미현 기자] 이번 주 일본은행(BOJ)을 비롯해 유럽중앙은행(ECB), 영란은행(BOE), 호주중앙은행(RBA) 등 주요국 중앙은행이 연이어 통화정책 회의를 갖는다.
대부분 기준금리 동결이 유력시되는 가운데 호주의 추가 인상 여부에 시장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밖에 BOE 및 BOJ의 양적완화 확대 여부와 ECB의 그리스 관련 입장 표명 여부 등이 쟁점으로 꼽힌다.
◆ ECB, 그리스 관련 입장 표명할까 = 가장 주목을 끄는 것은 8일(현지시간)로 예정된 ECB의 통화정책 회의다. 이번 회의는 그리스 재정위기와 관련, 유럽연합(EU) 지도자들이 ECB의 강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국제통화기금(IMF)의 지원을 받기로 결정한 이후 열리는 첫 회의다. ECB가 이와 관련된 입장 표명을 할 것인가에 이목이 집중된 것.
장 클로드 트리셰 ECB 총재는 지난 달 25일 "IMF와 같은 외부기관을 통해 유로존 회원국을 지원하는 것은 매우, 매우 부정적"이라고 밝힌 바 있다.
ECB가 이번 회의에서 금리를 사상최저 1.0%로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에는 대체로 이견이 없다. 그리스를 비롯한 일부 유럽 주변국의 재정위기와 유로존의 높은 실업률이 산업생산의 회복과 일부 지역의 높은 인플레 우려를 상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캐피탈 이코노믹스의 제니퍼 맥코윈 이코노미스트는 "유럽 각국의 긴축이 성장률 전망을 어둡게 하기 때문에 양적 완화 기조가 시장 예상보다 오래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英-日 관망 vs 추가 양적완화 = 지난 달 양적완화정책 규모를 유지한 BOE와 이를 확대한 BOJ가 이번 달 어떤 변화를 보일 것인가도 관건이다. 영국에서는 일부 정책위원들이 '중기 인플레이션 전망이 안정적이라면 추가 양적완화 확대 조치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양적완화 확대 결정 여부는 5월 인플레 보고서 결과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달 당장 조치를 취할 가능성은 낮다는 지적이다.
BOJ는 이번 회의에서 일본의 경기 확장세가 '점진적'이라는 기존 판단을 상향조정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머징마켓의 수요 급증과 수출 및 제조업 경기 호전으로 일본 경제의 숨통이 트였다는 판단에 따른 것. 이 때문에 지난 회의에서 긴급대출 프로그램을 두 배로 확대하기로 결정했던 일본은행이 이번에도 추가 움직임에 나설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
다만 3월 회의에서 양적완화 확대에 찬성했던 의원 가운데 한 명인 가메자키 히데토시 정책심의위원은 최근 "필요할 경우 선제적 정책을 펼칠 것"이라며 추가 양적완화 가능성을 내비친 바 있다. 또 하토야마 내각도 일본은행에 유동성 공급 압력을 가하고 있어 필요하다면 언제라도 추가 조치가 취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 호주, 다섯번째 금리인상할까 = 유일하게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국가는 호주다. 블룸버그 통신이 23명의 이코노미스트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이들 가운데 14명이 RBA가 금리를 4%로 동결할 것으로 내다봤다. 나머지 9명은 금리인상을 점쳐 이견이 팽팽한 가운데 비교적 인상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글렌 스티븐스 RBA 총재는 지난 주 "호주 집값이 너무 많이 올랐다"며 금리 정상화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다만 호주 정부의 경기부양책이 하나 둘 철수되면서 1분기 성장률이 예상보다 저조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 추가 금리 인상이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적지 않다.
TD증권의 안네트 비쳐 투자전략가는 "이번 회의에서 RBA는 치열한 논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며 "금리 인상 시기가 매우 근접한 것은 사실이지만 4% 동결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 연준, 기조에 미세한 변화 생겼나 = 6일에는 3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공개시장위윈회 의사록이 공개된다. 3월 통화정책회의에서는 토마스 호니그 캔자스 연준 총재만이 '상당 기간 초저금리를 유지한다'는 표현에 유일하게 반대표를 던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3월 의사록에서 연준의 기조 변화를 읽기는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BNY멜론의 마이클 울포크 선임 투자전략가는 그러나 "만약 (의사록에서) 다른 FOMC 위원이 호니그와 비슷한 견해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날 경우, 이는 연준이 금리 정상화 시작을 얼마 앞두지 않고 있다는 의미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준 총재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상당 기간 저금리 유지'라는 표현이 통화정책 결정시 운신의 폭을 제한하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어 그의 발언이 특히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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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미현 기자 grob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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