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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내렸는데 면세점 화장품값 왜 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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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선영 기자]캐비어 아이크림, 고현정 수분크림, 갈색병..
이른바 '특효'로 소문난 수입 화장품 별명을 수첩에 적어둔 소공녀씨(35세, 직장인).


맞선에서 연상녀로 보이는 팔자 주름 때문에 요즘 고민이다. 백화점 화장품 매장에 갔다가 고가에 '헉'하고 돌아섰던 소씨. 출장길에 면세점 화장품 매장에 들렀는데 이게 웬일. 가격이 오늘부터 올랐단다.

유로·원, 원·달러 환율 하락세가 큰 흐름이 됐다. 그런데 국내 면세점의 프랑스 화장품 가격은 오히려 오르고 있다.


2일 외환시장 및 국내 면세점 업계에 따르면 프랑스, 스위스 등 일부 유럽산 화장품 및 시계 브랜드가 이달 1일부터 가격 인상에 나섰다.

스위스 화장품인 라 프레리(LA PRAIRIE) 화장품 브랜드는 1일부터 약 10% 가격을 인상키로 했다. 프랑스제 화장품인 프레쉬(FRESH)도 5%, 베네피트(BENEFIT)도 평균 8% 가량 가격을 인상하기로 했다.


캘빈 클라인, 스와치 시계의 가격이 1일부터 인상될 예정이라고 공지했다.


일부 브랜드는 이미 지난달에 가격을 올렸다.


클라란스(CLARINS) 역시 지난 3월15일부터 가격을 대체로 7%~8% 올렸으며 겔랑(GUERLAIN)과 샤넬 역시 지난달 1일부터 각각 5%,10%씩 가격 인상을 실시했다.
로레알 파리스(Loreal Paris)도 지난달 20일부터 가격을 올렸다.


환율도 떨어지는 마당에 유럽산 화장품 가격이 오르는 까닭은 무엇일까.


유로화는 그리스, 포르투갈 등 유로존 내 각국의 재정적자 우려로 꾸준히 추락하고 있다.


유로·달러 환율은 지난해 12월초 1.50달러대에서 넉달만에 1.35달러대로 하락했다. 유로·원 환율 역시 지난해 12월초 1738원 수준에서 올해 4월1일 기준 1529원까지 내렸다.


원·달러 환율 역시 내림세가 견조하다.
국내 증시 및 무역수지 호조, 위안화 절상 기대감 등에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12월말 1170원대에서 지난 1일 1126.4원까지 하락했다.


이들 화장품 브랜드는 가격 인상 이유로 원가 및 물가 상승, 환율 안정에 따른 기준환율 변경 및 로컬과의 가격차 유지 등을 꼽았다.


한 면세점 화장품 매장 관계자는 "프랑스 브랜드의 경우 제품은 프랑스에서 생산이 되지만 가격 산정은 미 달러화로 한다"며 "원·달러 환율 1350원 수준에서 매입한 후 1100원대로 환율이 내리면서 가격대를 비슷하게 유지하기 위해서 가격을 올린 것"이라고 말했다.


면세점 화장품 가격의 기준은 미 달러화다. 관세법상 전일 환율을 기준으로 팔아야 하기 때문에 매일 판매가격이 달라진다. 따라서 환율이 내리면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즉 면세 매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1600원일 때 100불짜리 제품을 사왔으면 원화 가격은 16만원+마진. 그런데 환율이 1300원이 되면 13만원+마진이 되므로 비싼 값에 사와서 싼 값에 팔아야 하는 셈이다.


한 면세점 관계자는 "전일 환율 기준으로 팔아야 하는데 환율이 내리면 사입 가격에 비해 손해를 보고 팔아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며 "이에 브랜드 자체적으로 가격인상에 나서기는 하지만 사실상 고객이 원화로 지불하는 것은 기존 가격과 차이가 없다"고 설명했다.


반대로 지난 금융위기 때처럼 환율이 급등할 경우 판매 부진으로 일부 매장은 가격을 인하하기도 했다.


장우종 신라호텔 커뮤니케이션 마케팅 팀장은 "면세점은 백화점과 달리 가격이 환율에 바로 연동돼 있기 때문에 환율 변동성이 심하면 매출 및 이익이 줄어드는 경우가 많다"며 "환율이 급등해 마진이 좋아졌다고 해도 고객이 느끼는 체감 환율이 높아져 판매부진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할인을 해 주기도 한다"고 언급했다.


장팀장은 "금융위기를 지나면서 시내 면세점은 일본 관광객들로 수익이 났지만 공항 면세점은 내국인 출국 감소 등으로 어려웠다"며 "환율이 급변해 그간 수익이 좋지 않는데 아직 정상화되려면 환율 안정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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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영 기자 sigum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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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영 기자 sigum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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