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한명숙 전 국무총리의 뇌물수수 사건 담당 재판부가 모든 신문사항에 대해 변호인의 의견을 들은 뒤 질문을 하는 '조건부 신문' 방안을 검찰에 제안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김형두 부장판사)는 1일 열린 한 전 총리 공판에서 "각 신문항마다 변호인에게 '이의 없느냐'고 묻겠다"며 변호인이 동의할 경우에만 질문을 할 수 있는 피고인인 신문 방안을 검토해보라고 권고헀다.
한 전 총리는 검찰의 피고인 신문이 예정됐던 지난 달 31일 공판에서 "검찰이 공소사실이나 사건 본질과 전혀 관련 없는 내용으로 흠집내기를 계속했다"며 검찰의 피고인 신문에 응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한 전 총리의 진술거부권을 인정해 검찰 신문을 건너뛰려 했으나 "내부 검토가 필요하다"는 검찰 요청에 따라 절차 협의를 위한 공판을 1일 오전 속행했다.
재판부는 이 날 공판에서 "어차피 검찰은 신문 사항을 읽으면서 신문하겠다는 것 아니냐"면서 "각 항마다 변호인에게 이의가 없는지를 묻겠다"고 했다.
이와 관련, 검찰은 "피고인의 (진술거부권)선택 여부에 따라 검찰 신문 여부를 결정하는 건 부당하다"면서 "피고인 신문을 허락해달라"고 재판부에 요구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대답을 안 하겠다고 한 상황에서 검찰이 신문사항 읽어나가는 걸 듣고 있어야 하느냐"며 "한 전 총리는 개별 진술에 대한 거부권이 아닌 포괄적 거부권을 행사한 것이다. 대다수 재판부가 믿는 실무사례에 따르면, 특정 절차 존부에 관해 진술거부권을 행사하겠다는 사실을 확인한 뒤 다음 절차로 넘어가면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재판부 제안을 바탕으로 향후 대응 방안을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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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진 기자 hjn252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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