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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숙 재판' = '골프재판'?

[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한명숙 전 국무총리의 뇌물수수 사건 재판이 '골프 재판' 양상을 보이고 있다. 검찰이 '한 전 총리가 곽 전 사장에게서 골프용품을 선물받았다', '곽 전 사장 소유 골프빌리지에 무료 투숙하면서 공짜 골프를 쳤다'는 주장을 줄기차게 펼치면서다. 공소사실은 '한 전 총리가 곽 전 사장에게서 공사 사장이 될 수 있도록 힘을 써달라는 부탁과 함께 5만 달러를 받았다'는 것. 검찰은 두 사람이 뇌물을 주고받을 만큼 가까운 사이라는 점을 입증하려 '골프 카드'를 계속 꺼내들고 있다.


'골프용품 선물' 의혹의 경우 관련인 진술이 재판 내내 엇갈렸다.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오갔다는 골프용품 행방조차 묘연하다. 곽 전 사장마저도 '누가 챙겨갔는지'를 기억 못 한다. 반면 '골프빌리지 투숙 및 라운딩' 의혹은 상대적으로 명료하다. 한 전 총리 측이 투숙 사실을 인정했기 때문이다. 세 차례 라운딩 가운데 한 차례는 곽 전 사장이 비용을 대납해 줬다는 의혹도 인정했다. "동생 부부가 라운딩 할 때 따라다녔을 뿐 직접 골프를 치진 않았다"고 일부 의혹만을 부인했을 뿐이다.

◆'골프용품 선물' 의혹, 서로 다른 관련인 진술…진실은 '안갯속' = 검찰은 재판 초부터 '곽 전 사장이 2002년 한 전 총리에게 약 1000만원 상당의 골프용품을 선물했다고 주장해왔다. 한 전 총리 측은 "모자 하나만 받았다"고 반박했다.


이와 관련, 곽 전 사장 심부름으로 용품점까지 돈을 가져다줬다는 당시 대한통운 서울지사장 황모씨는 17일 열린 공판에서 "곽 전 사장 지시로 2000만원을 가져다준 뒤 인사를 하고 돌아갔다"면서 "용품점 전무라는 사람이 곽 전 사장과 한 전 총리 쇼핑을 안내하는 것을 봤다"고 증언했다.

잠시 뒤 증언대에 선 전무 이모씨 진술은 전혀 달랐다. 이씨는 "두 분이 매장을 돌며 용품을 고르는 걸 보진 못했다"면서 "보통 제품 안내는 매장 직원들이 하기 때문에 저는 두 분께 짧게 인사만 하고 자리를 떠났다"고 했다. 한 전 총리와 곽 전 사장 동선에 관한 관련인 진술이 완전히 어긋난 셈이다.


주고받았다는 골프용품이 어디로 갔는지도 오리무중이다. 한 전 총리를 용품점까지 데려다줬다는 당시 운전기사 박모씨는 24일 공판에서 "한 전 총리가 돌아갈 때 골프용품 같은 걸 차에 실은 기억이 없다"고 했다. 전무 이씨 또한 17일 공판에서 "용품 대금을 누가 결제했는지, 용품을 누가 가져갔는지 모른다"고 말했다. 배달을 시켰는지 여부도 불분명하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곽 전 사장은 구입한 용품 브랜드만 생각날 뿐, 한 전 총리가 용품을 챙겼는지 여부 등 당시 상황은 전혀 기억 안 난다고 거듭 진술해왔다.


◆'골프빌리지 무료투숙, 공짜라운딩' 의혹, 한 전 총리 대부분 시인…"내가 친 건 아니다" 주장만 = '수수께끼'가 돼버린 '골프용품 선물' 의혹과 달리 '골프빌리지 무료투숙 및 공짜라운딩' 의혹은 비교적 명료해졌다.


한 전 총리를 기소한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권오성)는 24일 공판에서 '한 전 총리가 2008~2009년 모두 26박28일 동안 하루 숙박료가 66만원인 제주도 소재 곽 전 사장 소유 골프빌리지에 무료로 머물렀고 곽 전 사장이 요금을 치러줘 골프도 쳤다'는 수사 자료를 재판부에 제출했다.


한 전 총리 측은 의혹 상당 부분을 사실상 인정했다. '한명숙 공동대책위원회'는 의혹이 불거진 24일 보도자료를 통해 "한 전 총리가 책을 쓰기 위해 강동석 전 건설교통부 장관 소개로 숙박을 한 적은 있다"면서 "이 기간 중 휴가차 내려온 동생 부부와 함께 지내기도 했다"고 해명했다.


'골프비용 대납 의혹'도 일부 시인했으나 '골프를 직접 쳤다'는 의혹은 강하게 부인했다. 공대위는 "동생 부부와 친척들이 골프를 세 차례 쳤다. 한 전 총리는 따라다녔을 뿐 직접 치진 않았다"면서 "두 번은 한 전 총리 측이, 한 번은 곽 전 사장이 양해나 동의 없이 비용을 치렀다"고 했다.


검찰이 낸 수사 자료는 26일 공판에서 정식 증거로 채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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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진 기자 hjn252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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