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위기 이후 소비자 성향 변화
선진국 중저가 선호 반면, 개도국 명품 판매 증가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해외시장에서 새로운 일반화를 뜻하는 '뉴 노멀(New Normal)'이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코트라(KOTRA)가 최근 발표한 ‘2010년 세계시장의 뉴 노멀(New Normal) 트렌드’에 따르면, 경기침체로 인한 소비자와 기업의 행동변화가 일시적인 변화에 그치지 않고 새로운 표준으로 정착되는 현상이 확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뉴 노멀’은 지난 2005년 미국 벤처캐피탈리스트인 로저 맥나미가 처음 사용한 용어다.
코트라가 파악한 해외시장의 뉴 노멀 트렌드는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된다. 소비자들의 소비성향은 신중하고 실용적으로 변하고 있으며, 기업들은 기존 매출 중심의 양적성장 대신 이익중심의 질적 성장을 지향하고 있다. 이와 함께 신흥시장 진출확대에 사활을 거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시장 공략 패턴도 바뀌고 있다. 우선 선진국 시장이 중저가 위주로 바뀌고 있다. 금융위기 이전까지 미국, 유럽, 일본 등에는 구매력이 높은 소비자들이 포진해 고가 사치품이나 고급 제품의 소비가 많았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지출대비 가치를 중시하는 ‘스마트 소비’가 대세를 이루고 있다.
이에 따라 소위 명품기업들도 선진국 시장에서 중저가 제품을 신규 출시하거나 파격적인 가격인하를 불사하는 전략으로 대응하고 있다. 명품 패션업체 코치, 지미 추 등이 중저가 시장을 겨냥한 새로운 제품라인을 개발했으며, 폴크스바겐 역시 저가 특판 모델을 출시하며 지갑이 얇아진 소비자들의 눈길 잡기에 나섰다.
반면 신흥시장에서는 고급·고가 마케팅이 불붙고 있다. 신흥시장 중산층의 소득수준이 향상되고 글로벌 기업들의 적극적인 마케팅 등이 불붙으면서 소득에 비해 가격이 비싼 제품들도 서슴없이 구매하는 신흥시장 중산층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베트남에서는 700달러가 넘는 고급 화장품이 1개월만에 전량 소진되는가 하면, 태국, 인도네시아 등에서는 일반 휴대폰에 비해 가격이 2배 이상 높은 블랙베리 등 스마트폰 판매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최근 러시아에서는 개당 가격이 4000유로 이상의 초고가 휴대폰 판매가 꾸준히 나타나고 있다.
혼다, 샤프, 파나소닉 등 일본 대표기업들도 중국, 인도, 동남아 등을 주력시장으로 표방하면서 이 시장에 맞는 제품생산을 강화하고 나섰다. 혼다는 현지조달 비율을 90% 이상으로 높여 비용절감에 나섰으며, 샤프는 해외기업과의 합작을 넓혀가고 있다.
파나소닉은 동남아 중산층형 원도어 냉장고를 출시하는 등 적극적인 시장 맞춤형 전략에 나서고 있다. 일본 기업들의 이 같은 전략은 미국, 유럽 등 선진국 시장으로도 확대되는 추세다.
한편 우리 기업들은 프리미엄 전략과 합리적 가격 전략을 적절히 융합하는 순발력과 유연성으로 시장 지배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자동차 시장에서는 저연비 소형차 위주의 합리적 소비 컨셉과 과감한 가격정책으로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으며, LCD TV와 휴대폰 등은 경쟁기업과 차별화되는 고급화 전략으로 프리미엄 시장에 안착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선희 코트라 통상조사처장은 “새로운 시장의 지배력을 누가 갖게 될 것인가가 향후 10년의 운명을 좌우할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남들보다 한 발 빠른 대응전략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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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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