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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 투자의 거장들]인덱스펀드 창시한 '월가의 넬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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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세 '액티브 펀드'와 외로운 투자戰 승리
-투자자 이익 최우선...'월가 성인' 칭송도

[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유럽의 역사를 바꾼 해전 중 하나인 트라팔가 해전을 영국군의 승리로 이끈 사람은 넬슨 제독이다. 프랑스와 스페인의 연합 함대를 상대로 허레이시오 넬슨은 기습 작전을 펼쳐 대승을 거뒀다. 이를 계기로 나폴레옹은 영국 침공을 단념했고 영국의 제해권은 더 공고해졌다.


당시 넬슨이 타고 다녔던 군함의 이름이 뱅가드호였다. 조직의 선봉을 뜻하는 단어인 뱅가드(Vanguard)호를 타고 넬슨은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영국을 구한 영웅이 됐다. 그로부터 170여년이 지나 뱅가드란 이름은 미국에서 새롭게 태어난다. 존 보글이라는 사람이 1974년 펀드회사인 뱅가드그룹을 만들고 이후 세계 최초로 인덱스 뮤추얼펀드를 출시한 것이다.

출시 당시 미국의 펀드 시장은 적극적으로 기업을 찾아 투자하는 액티브펀드가 대세였고 지수의 변동성을 추종하는 인덱스 뮤추얼펀드는 처음이었다. 보글은 펀드회사와 펀드매니저들이 높은 수수료를 받으며 투자자들을 현혹하고 착취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에 대해 펀드 업계의 많은 사람들이 그를 불편해했고 이단아 내지는 골칫덩이로 취급할 정도였다.


업계의 곱지 않은 시선을 뒤로하고 그의 인덱스펀드는 승승장구한다. 수익률이 액티브펀드를 앞서기 시작했고 이에 출시 당시 100억원 남짓하던 투자자금은 2000년대 들어 100조원이 넘는 규모로 성장했다. 개인이 시장을 이길 수 없다는 그의 투자철학이 수익률과 운용규모로 빛을 보기 시작한 것이다.

"세금 공제 후 시장을 이기는 펀드는 겨우 4퍼센트뿐이며, 그것도 가까스로 연 0.6퍼센트포인트 앞설 뿐입니다. 펀드의 96퍼센트는 뱅가드500 인덱스펀드를 따라가지 못하며, 재산을 거덜낼 정도인 연 4.8퍼센트나 뒤처집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예일 대학 기부금 펀드를 운용하는 데이비드 스웬슨이 뱅가드 인덱스펀드의 수익률을 칭송한 말이다.


확고한 투자철학과 높은 수익률을 바탕으로 그의 회사는 사람들의 인식 속에 자리잡기 시작했고 현재 뱅가드그룹은 피델리티에 이어 미국내 두번째 규모의 뮤추얼 펀드 회사가 됐다.


투자자의 이익을 최선으로 생각하는 그의 철학덕분에 사람들은 그를 월스트리트의 성인(St. John)으로 칭송하기 시작했다. 그는 많은 돈을 벌었지만 재산의 상당 부분을 사회에 환원했고 아직도 교육과 자선 사업에 열정을 쏟고 있다. 액티브펀드의 바다 속에서 홀로 뱅가드호라는 인덱스펀드를 끌고 외로운 싸움을 펼친 결과 오래전 넬슨 제독처럼 많은 사람들의 존경을 받는 인물로 거듭난 것이다. 뱅가드회사의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오래된 함선의 로고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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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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