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기고]이노근 노원구청장, "재건축 연한 단축 필요"

이노근 노원구청장 "아파트 재건축 연한 단축, 시장논리보다 ‘주택 안전성’이 우선돼야" 주장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지난 8일 서울시의회에 상정된 재건축 연한 단축을 위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조례 개정안’심의가 지난해 6월 이후 네 번째 보류됐다.


이에 따른 찬반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한 유력 언론이 지난 9일자로 '또 미룬 재건축 연한 단축'이라는 기사(기자수첩)을 썼다.

기사의 내용은 지진의 빈도가 낮은 우리나라에서 내진 설계 미비를 이유로 재건축 연한을 단축해야 한다는 것은 설득력이 약하고 재건축 연한이 완화되면 서울의 집값이 또 한차례 요동칠 것이 분명해 시의회의 대안있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했다. 일리 있는 말이다.


하지만 일선 구청장으로서 간과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 이해를 돕고자 한다.

첫째, 아파트 재건축은 무엇보다 건축물의 노후도 등 ‘안전이 최우선’돼야 한다.


재건축 가능 연한이 20년이라 해도 멀쩡한 아파트를 허물고 곧바로 재건축하는 것이 아니다. 가장 중요한 안전진단을 통과해야 하고 지역 주민들의 동의도 있어야 한다.


또 시장, 군수와 시도지사가 가지고 있는 주택 멸실량과 공급량을 조정할 수 있는 권한도 있어 재건축 시기가 집중되지 않도록 조정할 수있다.


이렇듯 재건축을 남발과 집중을 막을 수 있는 방안이 있는데도 건물의 안전성에 관계 없이 무조건 기준 연한이 지나야 재건축 논의가 가능하다고 못 박는 것은 과도한 규제다.


둘째, 재건축 연한 완화에 따른 집값 요동 우려다.


우리나라 부동산 가격 상승의 진원지는 과거 사례를 보더라도 강남 지역이지 강북 지역이 아니다.


강남 지역은 이미 전체 재건축 물량의 77.7%를 독과점하고 있다. 또 그동안의 정책적 지원 덕택에 교통, 환경 등 각종 인프라가 우수하다. 전체적인 주택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강남권은 전세가격 급등 등 주택가격이 상승하는 이유다.


재건축 연한을 완화할 경우 2011년 기준 서울시 재건축 가능 물량은 7만9854가구 증가한다. 이에 따라 강남지역 재건축 물량 편중 현상도 62.3%로 완화돼 중장기적으로는 주택가격의 안정에 기여할 수 있다.


셋째, 주택 정책은 형평성과 효율성이 뒷받침 돼야 한다. 같은 회사가 지었는데 강남권은 정책적으로 20여년 만에 재건축을 허용하고 가격이 오르니, 곧바로 재건축 가능연한을 시 조례로 최장 40년으로 규제해 지역 간 불균형을 낳고 있다.


노원,강북,강서지역은 80년대 중반 정부의 주택 200만가구 건설정책에 의해 형성된 지역이다. 하지만 성냥갑 형식의소형 서민 아파트가 대부분이어서 같은 시기에 지은 강남지역의 고급 민영아파트와는 질적으로 다르다.


게다가 짧은 시기에 대량으로 지어지다보니 낮은 수준의 설계로 구조 안전에 심각한 문제점을 노출하고 있다. 마감과 설비의 노후화, 주차장 등 편의시설 부족으로 주민 불편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넷째, 이제 ‘내진설계’는 건물 안전의 필수요건이다. 최근 중국 사천성과 아이티 지진사태에서 보듯이 지진은 짧은 시간 수많은 사상자와 천문학적 액수의 재산피해가 발생한다.


국내 아파트에 대한 내진설계는 1988년도 후반부터 의무화돼 그 전에 지어진 아파트는 안전을 담보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나마 소방방재청이 3층 이상 건축물로 한정된 내진설계 대상 시설물을 모든 건축물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지만 만일의 경우에 대비한 철저한 준비가 필요한 때다.


재건축 연한을 완화하면 전 지역의 부동산 가격이 상승할 것이란 우려가 있다.


그렇다고 현행대로 계속 방치하는 것은 또 다른 지역 차별이다. 일시적인 투기수요에 대하여는 조세와 재정 정책으로 대처하면 된다.


현재 강남권에만 집중되어 있는 ‘지역적 가치’의 강북권 확대, 그리고 서울 지역의 부족한 주택 수요에 대한 공급 물량 확대를 위해서라도 재건축 연한 완화는 꼭 추진돼야 한다.

[아시아경제 증권방송] - 종목 수익률 100% 따라하기


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