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부처이전시 나라 거덜' 발언 내용에 대해선 사과 못해"
[아시아경제 김달중 기자] 21일째 단식농성 중인 양승조 민주당 의원은 4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약속했던 세종시 부처이전을 백지화한데 대해 "이 정도면 대통령직을 내놓아도 시원치 않다"고 몰아세웠다.
민주당 충남도당위원장인 양 의원은 '공약을 지키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잘못됐다고 생각하면 고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정운찬 국무총리의 주장에 "거짓말쟁이가 당당하면 뻔뻔하다고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만약 이 대통령이 행정부처 이전을 안 하고 세종시를 백지화하겠다고 했다면 당선 보장이 없었을 것"이라며 "심하게 표현하면 표를 도둑질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단식 중인 자신에게 지난달 28일 총리실 관계자가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로 찾아와 만찬 초청장을 전달한데 대해 "단식한 사람에게는 음식 이야기가 금물이라는 건 잘 알죠"라고 꼬집었다.
정 총리는 이에 대해 "본의 아니게 양 의원에게 불편하게 해 유감"이라며 "단식을 빨리 거두고 건강을 추스르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정 총리는 자신을 두고 '허수아비 총리' '세종시 세일즈맨' 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는 양 의원의 지적에 "사실이 아닌 것을 사실인 것처럼 호도하는 것은 품격 있는 정치인의 자세가 아니다"고 반박했다.
정 총리는 정부부처를 묻는 유정복 한나라당 의원의 질문에 선뜻 대답하지 못한데 대해선 "퀴즈 하듯이 정부부처가 몇 개냐, 몇 개 부처가 (세종시로) 옮기는가 물어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난달 '행정부처가 오면 나라가 거덜 날지 모른다'고 표현한데 대해서는 "원안의 문제점을 보다 현실감 있게 표현하는 과정에서 일부 부적절한 언어를 사용한 것은 사과드린다"면서도 "그 내용에 대해서는 사과하지 않는다"고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휠체어를 타고 대정부질문 연단에 오른 양 의원은 힘에 겨운 듯 질문 도중에 눈을 감고 말하기도 했다. 양 의원은 자신의 질문 이외에도 조목조목 반박하며 물러서지 않는 정 총리의 답변에 "벽에 대고 이야기하는 것 같다"고 개탄하기도 했다.
김형오 국회의장은 양 의원의 건강 악화를 우려해 본회의장 주변에 의료진과 경위를 대기하고 마이크 볼륨을 최대한 올리도록 지시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양 의원이 질의를 마치자 연세대 세브란스 병원에서 치료 받을 것을 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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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달중 기자 d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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