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정운찬 국무총리는 4일 세종시 논란과 관련 "자리에 연연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 총리는 이날 오전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한나라당 친박계 유정복 의원의 "세종시 수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지 않으면 어떤 책임을 질 것이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그는 "충청지역 주민들도 세종시 수정안이 (원안 보다) 더 좋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러나 충청도를 방문하는 정치인들이 진실을 말하지 않아 안 믿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날 정 총리는 유 의원의 날카로운 질문에 허를 찔려 곤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유 의원은 정 총리의 자서전 '가슴으로 생각하라'의 내용 중 '나는 상식과 신뢰를 강조하면 살았다. 사람과 장소에 따라 말을 바꾸는 것은 연기처럼 느껴진다'는 구절을 낭독하며 "지금 연기하는 것이냐"고 다그쳤고, 정 총리는 "무슨 말이냐"며 얼굴을 붉혔다.
또 고려대와 카이스트 이전 등 정부의 세종시 홍보 내용을 거론한 뒤 "이런 것들이 원안에도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정 총리는 "원안에는 없다"고 답변하자 "지금 읽은 것은 세종시 원안 홍보 책자"라며 "세종시 원안과 수정안이 다른 점은 행정부처 이전과 2030년인 완공시점을 2020년으로 앞당긴 것 뿐"이라고 반격했다.
한편 유 의원은 박 전 대표와 연일 각을 세우고 있는 정몽준 대표를 공개 비난하기도 했다.
그는 "세종시 논란 속에서 인신공격을 하거나 자신의 입지 강화를 생각하는 정치인은 잘못됐다"며 "정몽준 대표는 박근혜 대표도 원안이 좋아서 추진하는 것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는데 남의 소신을 억지로 끼워 맞추는 것은 몰염치"라고 말했다.
이어 "세종시 수정안의 국회통과는 불가능하다"며 "이명박 대통령은 더 이상 국력 낭비가 안 되도록 수정안을 철회해 달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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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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