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달중·지연진 기자] 4일 열린 국회 정치 분야 대정부질문은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에 대한 정치권의 첫 공개 토론장이 됐다. 이에 따른 원안론과 수정론을 둘러싼 공방도 뜨겁게 달아올랐다. 한나라당 친이계 의원들은 수정안의 당위성을 강조한 반면, 친박계와 민주당 등 야당은 수정안 폐기를 촉구하며 원안 추진을 주장했다.
한나라당 친이계 임동규 의원은 "행정부처 이전이 지역균형발전의 최선이라면 전국시도에 15개 부처를 골고루 분산시키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 아니냐"고 원안 주장을 꼬집은 뒤, "잘못된 단추는 다시 끼워야하는 것처럼 잘못된 약속도 바로잡는 것이 국민에게 더 큰 신뢰를 지키는 일"이라고 수정안을 옹호했다.
친이계 백성운 의원은 "세종시는 8년 전 대선용으로 제기된 과거 문제에 지나지 않는다"며 "당시 참여정부는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 후 불과 넉 달 만에 국회로 행정도시법안을 넘긴 만큼 원안은 깊은 통찰이 부족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같은 당 친박계 유정복 의원은 "세종시 문제를 놓고 당내에서 인신공격과 음해가 난무하고 있다"며 "세종시 수정론자들은 원안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미래를 생각하지 않고 표만 생각한다는 일방적인 논리를 전개하는데 이는 명백한 잘못"이라고 친이계를 겨냥했다. 이어 "세종시에 대한 정부의 이해가 부족해 무책임하게 접근하는 측면이 있다"고 비판했다.
정부가 부처이전 백지화를 내세우며 주장한 행정비효율성 논란도 도마에 올랐다. 21일째 단식농성 중인 양승조 민주당 의원은 "수도권 과밀화에 따른 연간 비용이 교통혼잡비용, 대기오염비용 등 총 31조원이 넘고, 부동산 투기로 인한 금융비용까지 합치면 연간 61조원 넘는다"며 "이는 정부가 주장하는 행정비효율비용 3~5조원의 수십 배에 해당한다"고 수정안 논리를 반박했다.
같은당 정범구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의 세종시 백지화로 대한민국은 약속이 지켜지지 않는 나라, 미래를 설계할 수 없는 '불량국가'가 되었다"며 역으로 "전국 어디서나 두 시간 거리인 세종시로 국회를 옮긴다면 일부에서 이야기하는 행정비효율 문제도 해결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주선 민주당 의원은 "세종시를 백지화하겠다는 잘못된 정책 하나가 국론 분열은 물론 나라 전체를 망치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세종시 블랙홀' 우려를 잠재우기 위해 정부가 밝힌 원형지 분양 방침은 세종시 백지화를 밀어붙이기 위한 졸속정책으로 전국토를 대기업과 건설사에게 땅 퍼주기를 통해 '난개발 특허권'을 부여하겠다는 망국적 발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야는 또 검찰의 피의사실공표 논란과 기소 독점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는 등 사법제도개선에 한 목소리를 냈다. 박주선 의원은 피의사실공표 문제와 관련, "피의사실 공표죄의 고발인도 재정 신청을 할 수 있도록 하고 해당 수사검사에 대한 기피제도 도입, 수사기관 종사자의 비밀엄수의무 법제화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항소심에서 무죄가 선고된 김정권 의원은 "'아니면 말고'식의 검찰 기소는 문제가 많다"며 "검찰 권한을 분산시켜 사정기관 간 견제와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고 검찰 개혁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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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달중·지연진 기자 d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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