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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결과적으로 국민 신뢰 잃었다"

[아시아경제 김달중 기자]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 발표 이후 서울 삼성동 자택에 머물렀던 박근혜 전 대표가 12일 침묵을 깼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오후 의원회관에서 로버트 킹 미국 북한인권대사와 만난 뒤 기다리던 기자들에게 세종시 수정안에 대해 "결과적으로 국민과의 약속을 어기고 신뢰만 잃게 됐다"고 비판했다.


그는 회관 복도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시종일관 단호한 어조로 말했다. 그는 "내 입장은 분명히 밝혔고, 변함이 없다"면서 "나는 국민과 약속을 여러 번 했고, (정운찬 국무총리가) 법이 제정된 것을 자꾸 나한테 와 설득하겠다고 해서 그렇게(충청도민을 먼저 설득하라고) 말한 것인데 국민에게 한 약속을 지키라는 말뜻을 못 알아듣는 것 같다"고 했다. 충청권 여론이 수정안 반대에서 찬성으로 기울 경우에도 '원안 고수'라는 기존의 입장에서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다.

그는 정부의 수정안과 관련, "수정안에는 원안은 다 빠지고 '플러스 "그런 내용은 행정중심복합도시특별법에 자족기능이 다 들어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친이(친이명박)계에서 자신을 두고 '제왕적 총재'라고 비판한데 대해서는 "국민과 약속을 지키라고 하는 것이 제왕적이라고 한다면 제왕적이라는 얘기를 백번이라도 듣겠다"고 반박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시.도지사 간담회에서 '너무 정치논리로 가는 게 안타깝다'고 한 발언에 대해 그는 "국민과 한 약속을 지키라는 얘기"라며 "(대선에서) 약속할 때는 얼마나 절박했냐"고 반문했다. 아울러 그는 이 대통령과의 회동 여부에 대해서는 "정부가 이미 입장을 밝혔고, 저도 입장을 밝혔는데 달라질 게 있겠냐"는 발언으로 거부 의사를 밝혔다.

여론수렴 기간 동안 침묵을 지킬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박 전 대표가 조기에 원안 고수 카드로 승부를 걸어 세종시 수정안을 둘러싼 여권 내 갈등은 더욱 격화될 가능성이 높다. 여권 일각에서는 박 전 대표의 발언은 친이계의 공격에 정면 대응해 초반 여론전에서 승기를 잡겠다는 의도라는 해석도 나온다.


최근 친이계의 잇따른 공격에 박 전 대표 대변인격인 이정현 의원이 되받아쳤고, 친박계 전략가로 꼽히는 유승민 의원이 세종시 수정안을 "국민혈세로 재벌에게 특혜를 주는 정경유착"이라고 규정하면서 정책문제를 거론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라는 시각이다. 친박계 핵심 의원은 이에 대해 "그동안 세종시에 대한 입장은 분명했고 달라진 게 없지 않냐"며 "박 전 대표의 말 그대로 받아들이면 된다"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이러한 박 전 대표의 발언에 대해 친이계는 "예상했었던 일"이라고 큰 의미를 두지 않았지만, 세종시 수정안 처리를 위해서는 친박계의 협조가 필수적인 만큼 곤혹스런 모습이다. 친이계의 한 수도권 의원은 "당내 논의조차 차단하려는 것은 너무 한 것 아니냐"면서 "대통령과의 회동도 거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친이계 의원들은 박 전 대표의 발언과 별도로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 홍보전에 돌입했다. 충청지역 국정보고대회를 비롯해 충청권 출신인 진수희, 김용태 의원이 대전을 방문, 지역 여론 설득작업에 나섰고 연고가 있는 의원들도 급파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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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달중 기자 d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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