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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 가격할인 전쟁 … "1원이라도 더 내려라"

[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신세계 이마트가 지난 7일 삼겹살과 즉석밥, 세제, 우유, 계란 등 12가지 핵심 생필품에 대해 최대 36%까지 가격 인하를 단행하자 홈플러스와 롯데마트 등 경쟁사들은 곧바로 해당 상품들의 가격을 더 낮게 책정하면서 경쟁의 포문을 열었다.


롯데마트는 같은 날 미취급 품목인 '코디3겹데코 웰빙황토(화장지)'를 제외한 11개 품목에 대한 가격인하에 즉각 돌입해 이마트와 동일하거나 1원이라도 낮은 가격을 앞세웠고, 홈플러스도 이튿날부터 11개 제품의 가격을 모두 이마트보다 싸게 내놓았다.

이번 대형마트들의 가격 대응에는 지난해 연말부터 소비자원이 생필품 가격정보 사이트를 통해 주요 생필품의 가격을 공개하고 나선 것도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했다.


주요 점포의 품목별 가격이 일자별로 공개됨으로써 소비자들은 굳이 발품을 팔지 않아도 얼마든지 가격 비교가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마트 측은 이번 가격인하 조치를 경쟁사들이 따라오는데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이번 가격 인하를 위해 2~3개월 전부터는 충분한 물량을 확보하는 등 철저히 준비해 왔다"며 "원활한 물량 수급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체력적으로 버티기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같은 문제는 역으로 이마트에도 적용될 수 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삼겹살 등 신석식품의 경우 공급물량에 한계가 있는데 이마트가 한 달 동안 가격인하를 지속할지 의문"이라며 "앞으로 물량 추이와 이마트의 가격인하 기간 등을 지켜보며 대응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홈플러스의 한 관계자도 "이마트가 경쟁사에 비해 더 낮은 가격에 공급하겠다고 강조한 만큼 이보다 더 낮춰 상품을 공급하게 될지, 얼마나 더 많은 품목으로 가격 인하가 확대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결국 제살 깍아먹기식 게임에서 누가 오래 버틸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통업체 간 가격전쟁이 격화될수록 결국 납품업체들만 힘들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한 제조업체 관계자는 "당장 판매장려금 인상이나 납품가격 인하 압력이 들어올 것"이라며 "대형마트간 가격 경쟁에 협력업체들만 죽어나는 것은 아닐지 벌써부터 걱정스럽다"고 토로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이전보다 좀 더 저렴한 가격에 상품을 구입할 수 있게 되니 일단은 장바구니 물가가 내려가는 긍정적인 상황이지만, 한편으로는 미묘한 반감도 제기되고 있다.


이마트에 만난 한 주부 고객은 "유통마진을 포기하면 이렇게 30% 이상 싼 가격에 판매할 수 있으면서 그동안에는 왜 하지 못했느냐"며 "이번에 가격 인하를 발표한 12개 품목 이외의 상품들은 또 얼마나 많은 거품이 껴있을런지 믿음이 가지 않는다"고 불평했다.

[성공투자 파트너] - 아시아경제 증권방송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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