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공수민 기자] 영국 상업용 부동산회사가 추후 위기가 발생하더라도 주주들이나 채권자의 도움 없이 살아남기 위해 ‘사망선택유언’을 준비할 계획이라고 27일(현지시간) 텔레그라프가 보도했다.
여기에는 위기로 인해 재무지표에 큰 타격을 입을 시 즉시 매각할 자산의 리스트가 포함된다. 사망선택유언 작성이 부동산 업계까지 확대된 것은 부동산 가격이 크게 하락하면서 시장이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다. 글로벌 대형 은행들의 경우 그들이 붕괴 위기에 놓였을 때 어떻게 자산을 정리할 것인지를 기술한 사망선택유언을 작성하도록 요구받고 있다.
영국 부동산 가격은 지난해 4분기에만 15% 폭락하는 등 가파른 하락을 보였다. 정점을 찍었던 지난 2007년에 비해서는 44% 떨어진 상태다. 부동산 가격이 급락하면서 대다수의 모기지가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을 위반할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부동산 업계는 우량 자산을 헐값에 팔아치워야 하는 상황에 부딪히는 한편 재융자를 받을 때는 고금리를 지급해야 하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부동산 업체들이 사망선택유언을 작성한다는 계획은 지난 2년 동안 투자 손해를 입었던 주주들에게 반가운 소식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사망선택유언을 작성하기로 결정한 한 부동산업체에 부동산 개발업체인 해머슨이 포함됐다. 해머슨은 브렌트 크로스쇼핑센터와 브리스틀 캐벗 서커스 지분 등 시장으로부터 수요가 높은 자산을 선정할 계획이다. 또한 추후 발생할지도 모르는 부동산 시장 붕괴에 대비해 매각 프로그램을 꾸준히 업데이트 할 방침이다.
에볼루션증권의 해리 스토크스 부동산 애널리스트는 “위기를 대비한 부동산 업체들의 준비를 비난하기 어렵다”면서도 “어느 한 곳도 제대로 적용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몇몇 부동산 업체들이 자산 다각화에 좀 더 나설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며 “다른 종류의 자산이나 해외 자산 투자를 검토할 수 있다는 뜻을 시사한 만큼 일부 업체들은 이미 전략 수정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부동산업체 랜드 시큐어리티 대변인 역시 “우리가 전체를 소유한 자산 비중을 전체 포트폴리오의 85%까지 늘리고 부동산보다는 채권 비중을 늘릴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아울러 부동산 업체들은 임대료 수입을 지키기 위해 그들이 보유한 부동산을 관리할 계획이다. 예를 들어 해머슨은 적절한 장소에 적절한 소매업체를 두었는지, 업체들이 로얄티 카드 이벤트 등 독창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지 등을 확실히 하기 위해 소유한 쇼핑 센터의 소매업체들을 모니터링 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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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민 기자 hyunh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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