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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과 집중' 합리적 학풍...유통·호텔 최강자 배출

[재계 파워학맥] <12> 코넬大 인맥
29명 노벨상수상자 키워낸 막강파워
서경배·차석용 사장 등 대표적 인물
뛰어난 창의력 여성 경영인 '맹활약'



[아시아경제 안혜신 기자] 코넬대학교는 미국 아이비리그 대학 중에서도 학구적인 분위기로 유명하다. 공부를 너무 많이 시킨다는 소문 때문에 오히려 기피하는 학생이 있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이는 코넬대가 위치하고 있는 뉴욕주 이타카(Ithaca)의 주변 환경과 무관하지 않다. 코넬대 주위는 평범한 시골 마을이다.

지난 1868년 개교한 코넬대는 "Institution where any person can find instruction in any study" (누구나 어떤 학문에서든 방향을 찾을 수 있는 대학)이라는 설립 이념을 가지고 있다. 이에 기반에 학문적 다양성과 실용성을 강조해온 코넬대는 이에 따라 아이비리그 대학 중 가장 늦게 설립됐음에도 29명의 노벨상수상자를 포함한 세계적 석학들을 배출해냈다. 학부 중에서는 호텔경영대학이 명성을 떨치고 있으며 농과대학도 유명하다.


공부를 중시하는 만큼 보수적인 분위기일 것이라는 생각과는 다르게 코넬대는 개방적 분위기의 학풍을 지니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실무와 이론을 겸비한 교육으로 졸업생들이 바로 실전 투입돼도 손색이 없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코넬대를 나온 한국인 수는 1000여 명에 달하며 2009년 현재 동문회장은 이종철 풍농 대표이사가, 부회장은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사장이 맡고 있다.


재계에서는 다른 아이비리그 대학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지만 호텔경영대학에 강한 코넬대학교의 특성상 소비재와 호텔을 중심으로 한 네트워크가 특히 눈에 띈다.
가장 대표적으로는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사장과 차석용 LG생활건강 사장, 이호진 태광그룹 회장, 김정 삼양제넥스 부사장, 이수혁 SK텔레콤 상무 등이 코넬대 경영전문대학원(MBA) 출신이다.


호텔경영대학 출신으로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맏딸 조현아 대한항공 기내식기판사업본부장(상무), 배선경 W서울워커힐 호텔 부총지배인이 꼽힌다.


◆ 일은 '과감하게' 대외 업무는 '조용하게' = 조용한 대학 주변 환경처럼 코넬대 졸업생들은 공통적으로 업무적으로는 과감한 모습을 보여주지만 대외적으로 나서는 것은 꺼려하는 '은둔형' 스타일이다.


차석용 LG생활건강 사장은 이러한 코넬대의 전형을 보여주는 인물이다. 그는 30살을 바라보는 다소 늦은 나이에 코넬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에 입학했다. 그는 코넬대 재학과 P&G 본사에 입사한 시절 등 미국에서 지낸 동안 남들보다 배로 열심히 공부하고 일한 것으로 유명하다.


'잘되는 사업은 키우고 그렇지 못한 사업은 과감히 정리한다'는 가장 단순하고 명확한 그의 경영 방침도 이러한 코넬대의 합리적인 학풍 영향을 받은 것이라는 평가다.
이에 따라 그는 지난 2005년 LG생활건강 사장으로 부임하면서 단순 매출을 늘리기 위해 유지해왔던 OEM 수출을 중단하고 화장품 직판 유통채널 사업을 과감히 정리했다. 그리고 초기 투자비용은 높으나 장기적 수익이 보장되는 프리미엄 브랜드 사업에의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이와 함께 지난 2007년과 올해 코카콜라보틀링과 더페이스샵 인수를 연달아 성공 시키면서 부임 이후 매년 영업이익이 20% 이상 증가하는 고속 성장을 이끌었다.


차 사장보다 2년 늦게 코넬대에서 공부를 시작한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사장 역시 마찬가지다. 고 서성환 회장의 차남인 그는 지난 1997년부터 아모레퍼시픽을 이끌어왔다. 직원들 사이에서 '조용한 카리스마'로 불릴 만큼 과감한 결단력으로 큰 탈 없이 회사를 이끌어왔다. 화장품 업계 선두를 수십 년간 굳건히 지키고 있지만 언론 앞에 나서지 않기로는 차석용 대표 못지않다.


이호진 태광그룹 회장도 국내 재계 순위 30위권에다 40여 개의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지만 '얼굴 없는 경영자'로 유명하다. 이임용 태광그룹 창업주의 아들인 그는 재벌 2세 모임에도 나가지 않는다. 지난 2004년 그룹 회장에 오른 이후 단 한 번도 언론과 접촉한 적이 없다. 그동안 군사정권 시절부터 수없이 많은 정계 스캔들에 연루돼왔으나 이를 특유의 조용한 뚝심으로 돌파해왔다.


지난 3월 삼남석유화학에서 삼양제넥스로 자리를 옮긴 김정 부사장도 코넬대에서 경영학 석사를 취득한 '코넬대 라인'이다. 김 부사장은 창업 3대로 삼양그룹의 창업주 김연수의 다섯째 아들 김상하 회장의 차남이다.


◆ 재기발랄함으로 승부한다 = 코넬대 학부에서도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전공은 호텔경영학이다. 호텔 산업이 전성기를 맡고 있는 요즘 가장 두드러지는 호텔인들은 역시 코넬대 출신이다.


특히 여성 경영인들의 활약이 돋보인다. 먼저 최근 들어 그 행보를 넓혀가고 있는 조현아 대한항공 상무는 코넬대에서 호텔경영학을 전공했다.


코넬대 호텔경영학의 경우 80% 이상이 기숙사 생활을 한다. 코넬대의 기숙사 음식은 매끼 평균 20가지 이상의 메뉴가 선보여질 정도로 유명하다. 이러한 영향을 받은 조 상무는 현재 대한항공의 기내식사업 본부장으로 활약하며 대학 재학 시절의 이러한 경험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특히 지난 4월 인천 하얏트 리젠시 호텔에서 열렸던 대한항공 일등석 기내식(한우 및 토종닭) 시식 행사에 직접 참석하는 열의를 보이기도 했다.


여성 최초로 부총지배인 자리에 오른 배선경 워커힐 상무 역시 대표적인 코넬대 출신 인사다. 그는 지난 1993년 코넬대에서 호텔경영학 공부를 시작했다.


코넬대에서의 경험은 그녀가 34세라는 늦은 나이에 호텔 생활을 시작하면서도 남들과 다른 재기발랄한 아이디어를 내놓을 수 있는 중요한 밑천이 됐다. W호텔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W 해프닝(Happening)'을 내놓아 큰 호응을 얻은 것이 그 대표적인 예다.


이를 바탕으로 그는 지난 1996년 호텔업계에 첫발을 들인 뒤 2004년 워커힐호텔 부총지배인으로 수직 상승했다. 2006년 12월에는W호텔 부총지배인에 올랐고 지난해 1월엔 SK그룹 계열사인 워커힐 상무가 되는 등 승승장구하고 있다.

안혜신 기자 ahnhye84@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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