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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실용학풍 '합리적 리더' 쏟아냈다

재계 파워학맥 <7> 시카고 大 인맥
최태원 SK 회장·구본준 LG상사 부회장·허남각 삼양통상 회장 대표적
박지회 씨티銀 수석부행장 등 금융계서도 활약


[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최대열 기자] "한국 경제가 한 단계 도약하려면 자유로운 경쟁을 보장하는 교육 시스템과 개방적인 기술 발전 전략이 필요하다"

시카고대학을 졸업한 스승과 제자가 최근 만나 3시간 릴레이 토론 끝에 도출한 결론이다. '시카고대 패밀리'로 유명한 SK그룹의 최태원 회장은 이처럼, 그의 스승 로버트 루커스 시카고대 경제학과 교수에게 종종 자문을 구한다.


'합리적 기대 가설'로 1995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루커스 교수. 시카고대가 배출한 인재 중 인재로 손꼽히는 그와의 정신적 공감대는 다름 아닌 시카고대 시절 인연에서 비롯됐다.

◆재계 이끄는 시카고대 학맥 모여라

대표적인 시카고대 패밀리로 거론되는 SK그룹의 고 최종현 회장과 최태원 회장 부자 외에도 재계를 좌지우지하는 시카고대 출신 '큰 별'들이 많다.


특히 LG와 GS가를 주름잡는 인물들이 눈에 띈다. 대표적인 인물이 구본준 LG상사 부회장. 서울대 계산통계학과를 졸업하고 시카고대 대학원에서 경영학을 공부한 구 부회장은 평소 영어 회의를 즐긴다. 4개 국어를 구사하는 최고경영자(CEO)로 유명한 그는 기업설명회(IR) 컨퍼런스 콜에서 외국 투자자들의 질문에 직접 답변도 서슴지 않는다. LG디스플레이 부회장을 맡을 당시 그의 모습에 반한 임직원들은 아직도 구 부회장을 잊지 못해 향수에 젖어 있다고 한다.


LG그룹 창업주인 고 구인회 회장의 다섯째 동생인 구두회 예스코 명예회장의 장남인 구자은 LS전선 전무도 시카고대 출신 이다. ㈜LG 대표이자 최고운영책임자(COO)인 조준호 부사장은 시카고대 대학원 마케팅학과를 나왔다. 그는 지난 2002년 세계경제포럼(WEF)의 '아시아의 미래를 짊어질 차세대 한국인 리더'에 선정되기도 했다. 허동수 GS칼텍스 회장의 친형인 허남각 삼양통상 회장도 시카고대 학맥의 중심 인물이다.

◆'업종 불문' 국내외 무대 휘어잡는 '시카고 학파'


시카고대는 110여년의 비교적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세계적인 명성을 자랑하는 명문대다. 역사가 짧은 후발 대학으로 경쟁력 갖추기 위해 여러 분야에서 최초의 시도를 많이 했다. 동부 대학들이 영국 학풍을 이어받은 것과 달리 시카고대는 유럽 대학을 모델로 삼았다. 미국에서 처음으로 여성 입학을 허가했고 실용주의 근거지인 시카고대 경제학부의 멤버들은 '시카고 학파'란 이름으로 신자유주의 학파를 형성했다. 루카스 교수도 시카고 학파 창시자인 밀턴 프리드먼 교수의 자유주의적 경제 사상과 철학을 믿고 따른 수제자다.


시카고 학파로 불리는 이 대학 출신 경제학자들은 시장에 대한 정부의 개입을 최소화하고 자유 경쟁 원리에 입각한 경제 정책, 이른바 '작은 정부'를 지향한다. 프리드먼의 영향을 받은 시카고 학파는 1990년대 우리나라 경제에도 변혁을 일으켰다. 시카고대 출신 학자들이 주요 보직에 진출하기 시작하면서 케인스 학파 일색이던 국내에 변화의 물결이 일기 시작한 것.


국내외에서 활동 중인 시카고대 한국인 동문은 400명이 넘는다. 경제학과와 경영학을 비롯해 사회과학 전공자가 많다. 업종과 무관하게 모든 분야에 시카고대 인맥이 포진해 있는 이유다.


특히 금융계 시카고대 출신의 활약이 두드러진다는 평가다. 박진회 씨티은행 수석부행장, 윤영각 삼정KPMG 대표, 이남우 메릴린치증권 전무, 김광남 현대선물 사장 등이 모두 시카고대 동문이다.


사실 금융공학이란 말이 처음 생긴 곳도 시카고대다. 리스크를 줄이거나 더 높은 수익을 위해 수학적 분석 도구를 이용, 금융 시장을 분석하는 학문이다. 미국을 시작으로 1990년대 이후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헤지펀드도 이에 기반을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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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대 출신으로 금융계에 진출한 이들은 친목은 물론 각종 정보 교환을 위해 매년 동문 모임을 갖고 있다.


'토론의 장' 시카고대를 나온 학계 출신 인사도 상당수다. 이지순ㆍ김대일ㆍ김병도 서울대 교수를 비롯해 김인철 성균관대 교수, 김동주ㆍ최장집 고려대 교수, 조하연 연세대 교수 등이 대표적이다. 국내 대표 로펌인 김앤장법률사무소의 김영무 대표 변호사도 시카고대 인맥에서 빼놓을 수없는 인재다.

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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