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개혁파 '기댈 큰 언덕' 잃어
[아시아경제 김병철 두바이특파원]지난 19일 밤 지병으로 사망한 이란의 고위 성직자 아야톨라 몬타제리의 장례식이 열린 21일 다시 이란 친정부 보수단체와 개혁파 야권이 충돌했다.
개혁파 성향의 웹사이트 라헤사브즈(Rahesabz.net)는 이날 수만 명의 이란 국민들이 개혁주의 성직자이자 인권활동가인 몬타제리의 장례식에 참가했으며 이 과정에서 장례식을 방해하려는 친정부 보수단체와 개혁파 야권간의 충돌이 있었다고 전했다.
웹사이트는 또 친정부 보수단체인 '안사르 히즈볼라 그룹'이 운집한 군중들 속으로 들어와 슬로건을 짓밟고 장례식 행사를 방해하다 장례식에 참석한 추모객들과 충돌을 빚은 후 달아났다고 주장했다.
개혁파 야권 지도자 미르 호세인 무사비와 메흐디 카루비는 이날을 '추모의 날'로 선포하고, 지지자들에게 장례식에 참석할 것을 독려했다. 이에 이란 정부당국은 이번 장례식이 반정부 시위로 변질될 것을 우려해 반정부시위가 있을 때마다 그랬던 것처럼 인터넷 접속속도를 느리게 하고 시위현장에 진압경찰을 배치했다.
아야톨랴 몬타제리는 수만 명의 이란 국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시아파 성지 꼼(Qom) 시내에 있는 마수메흐(Masoumeh) 묘지에 안장됐다. 결국 이란 야권의 든든한 후원자였던 몬타제리가 고령(87세)으로 사망함에 따라 지난 6월의 대선결과를 부정하며 반정부 투쟁에 나섰던 이란 개혁파 진영은 기댈 수 있는 큰 언덕을 잃었다.
1979년 이란 이슬람 혁명 후 아야톨라 루흘라 호메니이를 이을 후계자로서 주목받던 몬타제리는 이슬람 신정체제의 반인권적 행태에 반발해 권좌에서 물러난 후에도 이란 국민들의 정신적인 지도자로서 수십 년간 국민들의 존경을 받아 온 인물로 알려져 왔다.
민주적 다원주의와 온건한 외교를 옹호했던 몬타제리는 지난 6월 대선 후 강경보수 하메네이-아마디네자드 레짐에 대해 "국민들의 투표결과를 존중하지 않는 권력은 어떠한 종교적, 정치적 정당성을 가질 수 없다"고 비판하며 야권의 반정부시위에 정당성을 부여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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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철 두바이특파원 bc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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