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성호 기자]하나미소금융재단이 서울 종로구 관수동에서 22일부터 본격 업무개시에 앞서 21일에 개최한 간담회에서 저신용자 대출자들의 생생한 사례가 참석자들의 눈시울을 붉게 만들었다.
이 날 간담회에는 군 제대 후 10년간 하던 사업이 부도난 후 건설현장에서 '하루살이' 가장으로서의 역할밖에 하지 못했던 H씨가 가장 먼저 말문을 열었다.
H씨는 건설현장에서 일을 하던 중 자신이 기술을 가지고 있는 전기공사 관련 사업에 대한 구상이 머리 속을 맴맴 돌았다.
그러나 사업자금이 없었음을 물론이고 자신이 하루라도 일을 나서지 않으면 아이 두 명의 땟거리 조차도 걱정해야 하는 자신의 처지는 감히 사업에 나설 엄두를 내지 못했다.
그러나 주변사람의 소개로 하나미소금융재단의 전신인 하나희망재단에서 자금 1700만원을 대출받는 등 총 2200만원을 가지고 노량진에 전기공사가게를 냈고 다행히 전기회사에 근무하는 친구들의 납품주문은 물론이고 H씨의 성실함을 높이 산 고객들이 꾸준히 늘면서 지금은 월 매출 700만원에 순이익만 400만원 가량을 벌어들이고 있다.
H씨는 "퇴근할 때 아이들이 먹고 싶은 것을 부담없이 사 갈 수 있는 이 현실이 너무 행복하고 꿈과 같다"며 "어려운 이들을 앞으로 자신이 나서 돕고 싶고 미소금융사업이 더욱 확대됐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밝혔다.
강남구 논현동에서 세탁업을 하는 W씨는 1996년 결혼 당시만 해도 버젓한 집과 사업체가 있었지만 외환위기로 휘청한 후 자가에서 전세로, 그리고 다시 월세로 보금자리를 옮겨야만 했다.
그 사이에도 W씨는 11년간 세탁소를 운영해왔지만 고금리로 사채를 쓴 탓에 원금을 커녕 이자만 늘어났고 월세 보증금 500만원도 다 까먹을 수 밖에 없었다.
하나희망재단은 W씨의 고금리 사채를 저금리로 환승해 줘 이자부담을 덜어줬고 W씨의 세탁소는 그 때부터 재차 자리를 잡아갔다.
현재는 연 매출 1억2000만원에 직원까지 두고 있는 어엿한 사장님이 됐다.
W씨 역시 "아이들을 학교와 학원에 경제적 어려움 없이 다닐 수 있게 한 것이 가장 큰 보람"이라며 "앞으로 어려운 이들을 위해 미소금융으로부터 수혜를 입고 성공한 사람들이 십시일반으로 다시 저신용자들의 자활을 돕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외에도 남편의 사업실패 후 이혼을 했지만 먹고 살길이 막막했던 P씨는 현재 하나희망재단으로부터 대출을 받고 이 자금으로 친환경 실내환경 관리업을 시작한다.
또 청각장애 4급인 L씨는 1993년 2700만원이 없어 사업체가 부도난 후 카드돌려막기로 9000만원까지 빚을 지면서 파산신고를 한 경우다. L씨는 파산 후 친구의 세탁소에서 일하던 은행의 도움을 받아 그 세탁소를 인수하고 싶었지만 자금을 대출받을 곳이 막막했다. 그러나 희망재단에서 2000만원을 대출받아 가게 인수에 성공했고 현재는 월 300만원의 순이익을 올리고 있다.
L씨는 내년 6월부터 원리금상환이 시작되지만 현재 사업이 잘 되고 원금상환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당장 12월부터 원리금 상환에 들어가기로 했다.
김승유 하나미소금융중앙재단 이사장은 "미소금융은 일시적 시혜사업이 아니고 자활과 자립을 위한 자금지원이며 1회성이 아닌 마케팅과 기술, 종합경영컨설팅까지 도와주는 종합적인 저신용자 자활사업"이라며 "일부에서 상환 불이행 등과 같은 도덕적 해이를 우려하고 있지만 착실한 준비와 사업진행으로 전국에서 미소금융을 통해 미소를 되찾는 가족들이 늘어나게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하나미소금융사업의 대출 상품으로는 프랜차이즈창업자금, 창업임차자금,운영자금, 시설개선자금, 무등록사업자지원자금 등이 있으며 대출 한도는 대출 상품별로 500만원~5000만원, 금리는 연 4.5%이내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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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호 기자 vicman120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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