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선영 기자]지난주 원·달러 환율은 주초 두바이사태가 나킬의 수쿠크 만기 상환 소식에 한숨 돌렸음에도 상승 가도를 달렸다.
환율은 시시각각 불거지는 불안 재료에 역외가 매수에 나서면서 한때 1180원선을 터치해 글로벌 달러강세를 톡톡히 반영했다. 주후반 차익실현과 수출업체 네고 물량으로 소폭 하락한 채 마감했으나 하락 반전으로 보기에는 약한 상태.
이번주 원·달러 환율은 연말을 앞두고 레인지를 상향할 전망이다. 다만 그동안 과민반응에 가깝게 급등한 점과 크리스마스 연휴로 휴가에 들어간 외환시장 참가자들이 많아 급격한 변동폭은 제한될 수 있다. 증시가 산타랠리를 나타낼지도 지켜봐야 하는 부분이다.
다만 일단 1180원대를 본 시장참가자들은 위쪽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유럽권 국가, 멕시코, 베트남 등 각국에 대한 우려감도 여전한 상태다.
주말 역외 환율도 상승했다. 지난 18일(현지시간) 뉴욕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180.0원/1182.0원에 최종호가되며 거래를 마쳤다. 이는 1개월 스와프포인트 0.8원을 감안하면 전일 현물환종가(1176.2원) 대비 4원 오른 수준이다. 원·달러 1개월물은 장중 저점 1180.0원, 고점 1184.0원에 거래됐다. 마감무렵 달러·엔 환율은 90.94엔, 유로·달러 환율은 1.4338달러를 기록했다.
주말 뉴욕증시는 기술주 강세와 산타랠리 기대감 등으로 상승했다. 지표 발표도 잇따라 발표될 예정이다. 미국 소비지출과 소비자신뢰지수 등 소비관련 지표와 기존 및 신규 주택 판매실적, 주간실업수당, 미국 3분기 국내총생산(GDP) 확정치 등이 대기하고 있다.
유럽 국가들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는 점도 환율 하락을 제한하는 요소다. AFP 통신 등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지난 14일 오스트리아 정부는 업계 6위인 히포 알페 아드리아 은행을 국유화했다. 이 은행의 소유주인 독일 바이에른LB는 이번 국유화로 투자자금 중 23억유로(약 39조원)를 상각해야 할 상황이다.
지난주에 S&P가 2조달러 규모의 커버드본드를 부정적 관찰 대상으로 올려놓은 점 등 유럽에 대한 우려감이 가시지 않는 가운데 글로벌 달러 강세가 얼마나 지속될지가 관건이다.
달러 강세를 유발할 만한 재료가 나올 경우 다시금 역외 매수가 촉발될 수 있음을 주의할 필요가 있다. 글로벌 달러 강세로 환율 지지선이 1150원선에서 1160원선으로 상향되면서 레인지는 1160원대부터 1180원대까지 폭을 넓혀놓았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환율이 일단 급한 숏커버는 마무리된 상태지만 1180원대까지는 열어둬야 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글로벌 달러 강세가 얼마나 진행될지에 주목하고 있다.
다음은 시중은행 및 외은지점의 주간 원·달러 환율 전망이다.
김장욱 신한은행 차장
답은 글로벌 달러에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롱 구축 세력도 어느 정도 포지션을 털고 네고 물량이 나오자 순식간에 환율이 하락 반전했다. 달러 강세가 어느정도 진행될지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급한 숏커버는 끝난 듯해 이번주에는 레벨이 높아진 1160원~1186원 정도 박스권이 예상된다. 연말 분기말, 반기말에 통상 나오는 큰 수급들이 부딪힐 것으로 보여 글로벌 달러 강세 진행 여부가 관건이다.
김두현 외환은행 차장
일단 지난주 레인지인 1160원~1190원 정도에서 등락할 듯하다. 글로벌 달러 포지션 조정 과정이 연말까지 이어질 듯해서 아래쪽 1160원이 강하게 지지되고 있다. 저가 결제수요도 있고 1170원 네고 벽이 뚫린 만큼 위쪽 1180원 네고 벽이 뚫릴지가 관건이다. 1200원은 어려울 듯하나 환율이 점진적 상승세를 나타낼 것으로 본다. 다만 급등세가 재현되기는 어려울 듯하다.
이성우 대구은행 부부장
글로벌 달러강세가 진행됐지만 상황은 크게 바뀐 부분이 없다. 연말이라는 시기적 요인이 있어 유동성도 많지 않은 상태. 환율 변동성은 있어 보이나 크게 어느 한쪽으로 악재가 나오는 것도 아니고 한단계 레인지가 상승한 상태를 나타낼 듯하다. 1190원을 넘기는 어려워 보여 1165원~1195원 정도보고 있다. 강력한 하락 및 상승요인이 없는 한 일시적으로 위험자산을 안전자산으로 바꾸는 과정이 나타날 듯하다. 연말 특수수요가 네고물량과 부딪혀 크게 움직이기 힘들지 않을까 보고 있다.
변동성 확대된 상태의 레인지 장세가 예상된다.
노상칠 국민은행 팀장
글로벌 달러 강세가 역외 매수를 촉발하면서 환율이 올랐지만 여전히 수출업체 매도, 롱텀 뷰는 원화강세쪽으로 하는 듯하다. 일정 레벨 위로 올라가면 추격매수보다 고점 매도에 임하는 참가자들이 많다. 정유사 및 수입업체들의 결제수요도 있어 환율이 빠지지 않았지만 추격 매도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이번주는 글로벌 달러 강세만 반영시키는 정도로 보고 있다. 예상범위는 11560원~1180원.
배성학 기업은행 과장
글로벌 달러 강세 지속여부가 관건이다. 수급상은 네고 쏟아져도 결제수요가 꾸준한 상황인 만큼 달러 강세가 이어질지를 지켜봐야 할 듯하다. 아래쪽도 1170원 밑으로는 어려워 보인다. 결제수요가 있고 역외 매수가 들어오면 네고보다 우세하지 않을까 싶다. 1180원 봤기 때문에 이 레벨 위에서 네고 물량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예상 범위는 1160원~1190원.
A외은지점
환율 전망을 약간 위쪽으로 보고 있다. 이벤트가 계속 역외 쪽에서 나오니까 역내 수급들은 비드 우위를 나타낼 듯하다. 크리스마스 휴가로 역외 수급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변동성이 커졌으나 위로 많이 올라가면서 주식자금 등 셀 쪽 물량도 예상된다. 시장이 얇아져서 위아래로 열려있는데 하루 정도 급등락하더라도 특정 레벨이 지지된다고 보기는 어려워 보인다. 1170원~1190원 정도 보고 있다.
B시장 참가자
송년회 주간인데다 외환딜러들의 휴가로 인해 한산한 거래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큰 변수는 유로존의 경기여부인데 오스트리아에서 관찰대상에 포함된 4위권 은행이 국유화되는지 여부가 관심사다. 그리스, 3대 신용평가사 관련 재료 등은 일단 상승 재료로 가능하나 최근 환율상승이 역외매수로 인한 다소 과도한 상승으로 보는 시각이 많은 점은 하락요인이다. 실제로 지난 주말을 앞두고 주가약세, 외국인주식순매도에도 불구하고 은행권들이 차익실현 매도에 나서면서 환율을 장중 1186원에서 1176원으로 하락시킨 만큼 대외상황 등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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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영 기자 sigum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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