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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온라인몰 이전투구 점입가경

[아시아경제 안혜신 기자] "G마켓의 과도한 경쟁사 견제로 영업상 어려움을 겪고 있으니 경영주 입장에서 적절한 조사와 대책을 마련해 주시길 바랍니다"


오픈마켓 11번가가 지난 17일 세계적 인터넷 기업 이베이에 보낸 항의 서한 중 일부이다.

온라인몰 업계의 이전투구가 점입가경이다.


이번 사건의 발단은 지난 10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11번가는 G마켓이 판매자에게 자사 사이트에서만 판매를 강요, 이로 인해 총 35억여 원의 매출손실을 입었다며 G마켓을 공정위에 고발했다.

온라인몰 업계의 이러한 치졸한 영역 싸움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올 한해에도 업체들은 노골적으로 경쟁사 흠집 내기에 앞장서왔다. '지마켓과 비교해도 십일번가 제일 싸네', '옥션에서 헤맸더니 최저가는 여기 있네', '지옥(지마켓과 옥션의 앞 글자만 딴 것)보다 헤븐' 등 기발한(?) 광고 문구들이 줄을 이었다.


국내 온라인 쇼핑몰은 G마켓, 옥션, 인터파크, 11번가 등을 비롯해 수 천 여개에 달한다. 인터넷 이용자 수의 증가에는 한계가 있는데 온라인몰은 하루가 다르게 쏟아져 나오니 업계 입장에서는 고객 늘리기에 혈안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러한 온라인몰 업계의 의미 없는 몸집 불리기 속에 정작 중요한 소비자는 여전히 뒷전이다.


온라인몰은 날이 갈수록 성장 하고 있지만 소비자 불만은 그 이상으로 증가하고 있다. 온라인몰들은 이를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기는커녕 서로간의 영역 빼앗기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


국내에서 온라인몰이 가야할 길은 아직 멀다. 소비자들은 여전히 온라인몰의 질적 수준이나 고객 서비스에 대해 신뢰하지 못한다. '온라인몰 제품은 딱 싼 가격만큼의 품질'이라는 소비자 인식을 바꾸는 것은 오롯이 온라인몰 스스로에게 달렸다. 그러나 현재까지 이러한 소비자 인식을 없애기 위한 온라인몰의 노력은 거의 전무했다.


서로 간의 얄팍한 이권다툼 보다는 소비자들의 권익 보호와 질적 향상에 힘써야 할 때다. 질적 발전을 무시한 양적 팽창은 결국 공멸로 치닫는 지름길이다.

안혜신 기자 ahnhye84@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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