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화두는 日 금융주
[아시아경제 김지은 기자] 일본증시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전날 1% 안팎의 강세를 보이더니 이날도 상승세를 지속하는 등 연말 랠리를 시작하려는 움직임이 서서히 엿보이고 있다.
그동안 유독 느린 경기회복 속도 탓에 여타 글로벌 증시의 상승 랠리 속에서 철저히 배제됐던 모습과는 180도 다른 것이다.
일본 증시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는 것은 바로 금융주다.
바젤은행감독위원회가(BCBS)가 새로운 자기 자본 규제안 도입을 10년 후로 연장하는데 포괄적으로 합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금융주에는 강한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전세계 주요 은행감독기구들로 구성된 BCBS는 금융위기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보다 엄격한 자기자본 규제안을 도입하는 방안을 논의했는데, 이 규제안에는 최소 8% 인 자기자본비율을 상향조정하는 등의 내용이 포함돼있다.
하지만 일본 정부가 이에 대해 10~20년의 과도기를 두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사실상 자본확충안을 시행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 일본 금융주에 강력한 호재가 되고 있다.
이 경우 지난해와 같이 예기치 못한 위기가 발생한다면 건전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위험이 있지만, 은행들의 자금 활용 능력은 더욱 높아지는 만큼 상당한 호재가 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특히 일본의 경우 경기회복 속도가 유독 느린 탓에 NIM(순이자마진)이 크게 벌어져있는 상태고, 이 상황에서 대출이 늘어날 경우 은행의 수익은 눈에 띄게 개선될 수 있는 것이다.
이인구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내년 일본 금융주의 움직임이 화두가 될 것"이라며 "특히 은행주가 많이 포함돼있는 토픽스의 강세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닛케이의 경우 가격 가중 방식으로 산정하는 반면 토픽스는 시가총액 순위대로 종목을 나열하는 방식인데, 토픽스에서 은행주가 차지하는 비중은 25~30%에 달한다.
대형은행들의 자금 활용도가 높아지면서 은행주가 강세를 보일 경우 일본 증시 전체가 연말 및 연초 랠리를 즐길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하지만 일본증시의 랠리가 국내증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지는 지켜봐야 할 일이다.
국내증시와 일본증시의 상관관계는 과거에는 높았지만 최근에는 그렇지 않다.
오히려 엔화흐름에 따라 일본 증시가 오르면 국내증시가 하락하는 등 오히려 반대로 움직이는 경향도 엿보이고 있다.
이날도 엔ㆍ달러 환율은 90엔의 턱밑까지 올라서는 등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는데, 엔ㆍ달러의 상승, 즉 엔화의 약세 흐름은 일본 수출기업과 경쟁관계에 있는 국내 수출기업에는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한다.
수출주 비중이 높은 국내 증시에도 그다지 좋은 소식은 되지 못하는 셈이다.
물론 국내 수출주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매우 다양한 만큼 섣불리 예상하기는 쉽지 않지만, 엔화약세, 즉 일본증시의 강세만 가정한다면 악재가 될 수 있는 상황이다.
이 애널리스트는 "현재 90엔대를 터치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데, 일본 증시가 추가 강세를 보일 경우 엔화 역시 100엔대로 올라설 수 있을 것"이라며 "엔화 요인만 놓고 본다면 국내증시에는 부정적인 요인"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전 11시16분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5.55포인트(-0.33%) 내린 1658.69를 기록하고 있다.
개인과 기관이 각각 16억원, 100억원의 매도세를 나타내고 있는 가운데 외국인은 160억원의 매수세를 유지중이다.
선물 시장에서는 외국인이 2000계약을 순매도하며 베이시스를 악화, 프로그램 매물이 110억원 가량 출회중이다.
닛케이 지수는 전일대비 44.05포인트(0.43%) 오른 1만221.46을 기록중이며, 토픽스 지수는 2.14포인트(0.24%) 오른 900.43을 기록하고 있다.
@include $docRoot.'/uhtml/article_relate.php';?>
김지은 기자 jekim@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