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작 수사엔 응하지 않고, 법원서 진실 가릴 것"
영장 발부로 유리한 고지 선점 檢..다시 회의 소집
[아시아경제 이승국 기자, 김달중 기자] 법원이 한명숙 전 국무총리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함으로써 일단 검찰은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게 됐다.
그러나 한 전 총리 측은 예상을 뒤엎고 즉시 영장을 집행하라며 맞불작전 카드를 던졌다.
특히 한 전 총리 측은 검찰이 체포영장을 집행하면 출석은 하겠지만 조작수사에는 응하지 않고 법정에서 진실을 가리겠다는 입장이어서 양측간 진실공방은 결국 법원에서 결론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체포영장 쥔 檢..유리한 고지 선점
서울중앙지법은 16일 곽영욱(구속) 전 대한통운 사장으로부터 인사청탁과 함께 5만달러를 받은 혐의로 한 전 국무총리에 대해 검찰이 청구한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검찰이 일부의 신중론을 뒤로 하고, 체포영장 이라는 강수를 둔 것은 한 전 총리 수사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즉, 검찰이 곽영욱 대한통운의 전 사장은 물론 주변 인물들에 대한 조사에서 한 전 총리에 대한 혐의를 입증할 만한 정황을 확보했다는 것.
또한 현재 수사 중인 여당 의원들과의 형성평 문제와 함께 정치인 수사에서 당사자 소환조사를 포기한 선례를 남길 경우 앞으로 정치인 수사는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 등도 감안한 판단이다.
검찰은 한 전 총리가 두 차례 출석 요구에 불응하자 "더 이상 소환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지금까지 법 절차에 따라 수사해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이다"며 이미 정공법 수순을 밟을 것임을 강력히 시사한 바 있다.
◆한명숙 "영장 즉시 집행하라"
그러나 '한명숙 정치공작분쇄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는 17일 오전 8시 노무현재단에서 가진 정계 및 시민사회 원로 간담회에서 출석을 계속 거부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영장을 즉시 집행하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 전 총리는 "나는 결백하다. 한 점 부끄러움이 없다. 인생을 그렇게 살아오지 않았다"면서 "검찰이 어젯밤 체포영장을 발부받았다는 내용을 보도를 통해 접했다. 영장을 발부받았으면 즉시 집행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나는 출석해도 검찰의 조작 수사에는 일체 응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공개된 재판에서 당당히 진실을 밝히겠다"고 강조했다.
양정철 공대위 대변인은 '검찰의 조작 수사엔 응하지 않겠다'는 부분과 관련, "묵비권을 포함해 적법한 모든 권리를 정당하게 행사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체포영장 집행까지 시간을 번 것으로 생각했던 검찰은 당황스러워하며 다시 수사팀 회의를 소집했다.
검찰 관계자는 "여러 가지 얘기들이 많이 들리고 있다. 영장 집행 등은 회의를 통해 결정할 것이다. 지금 당장 뭐라고 말할 수 없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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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국 기자 inklee@asiae.co.kr
김달중 기자 d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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