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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스토리] 제품 카리스마 경쟁명품도 질투

#2. 에르메스 <상> 말 안장이 켈리백으로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에르메스는 '명품이 부러워하는 명품'이라는 말이 있다. 딱히 브랜드 로고를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에르메스는 제품 자체에서 특유의 카리스마를 풍긴다.


특히 제품의 품질을 넘어 제작되는 국가나 과정, 수량 등에 민감한 사람일수록 에르메스에 대해 경의를 표한다. 명품보다 남자를 더욱 사랑하는 섹스앤더시티의 사만다 마저도 탐낸 버킨백과 전 세계 여성이 줄을 서서 열광하는 켈리백, 70g의 무게로 여성을 가장 빨리 세련되게 만들어주는 스카프까지 에르메스의 무한 매력의 근원은 과연 무엇일까.

◆ 마구용품에서 켈리백으로 = 로고를 보면 알 수 있듯 에르메스는 승마, 마차를 브랜드 정신의 원형으로 삼는다.


창업자인 티에리 에르메스가 1837년 파리의 마들렌느 광장에 낸 마구용품 가계가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에르메스의 출발점이 됐다. 섬세함과 튼튼함을 인정받아 사세를 넓히던 중 1979년 티에리 에르메스가 사망하자 아들인 샤를르 에밀이 가업을 물려받았다. 그는 왕실과 귀족들을 대상으로 마구용품을 납품하게 됐고 1878년 만국박람회에서 대상을 차지하면서 세계에 그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에르메스가 패션 브랜드로서 화려하게 도약하게 된 것은 샤를르 에밀의 아들 에밀 모리스 에르메스가 가업을 이어받으면서 부터다.


그는 산업화 바람이 불자 세계 시장 개척의 필요성을 느끼고 독일과 네덜란드, 벨기에, 러시아 등에 진출했고 선천적인 사업수완으로 세계 각국의 정ㆍ재계 유명인사들을 고객으로 확보한다.


그러던 중 1922년, 여행 스타일에 걸맞는 소품 생산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면서 여행용 가방 등 가죽제품을 사업의 구심점으로 삼는다. 여기서 말 안장을 만들 때 사용되는 박음질 법인 '새들 스티칭'을 가방에 적용시키게 되는데 이 같은 대담하고 인상적인 박음선이 고품격 가죽제품을 더욱 특별하게 만든다.


에르메스 집안이 대를 거듭하는 가운데 세상도 변하기 시작했다. 프랑스의 주요 교통수단인 동시에 에르메스의 탄생 배경이 됐던 마차가 사라지자 에르메스는 본격적으로 패션 소품에 눈을 돌리게 된다.


◆ 완벽한 장인정신, 그 도도함 = 켈리백과 버킨 백으로 유명한 에르메스의 가방들은 철저한 장인정신으로 만들어진다. 대부분 명품이라 불리는 브랜드들이 중국 등 인건비가 저렴한 아시아 국가에서 제품을 제작하는 데 반해 에르메스는 100% 오직 프랑스에서만 제작, 생산한다.


가죽 가방을 만드는 에르메스의 장인은 '에르메스 가죽장인 학교'에서 3년간 공부하고 졸업 한 뒤, 2년여의 수련기간을 거쳐야만 시판되는 가방을 만들 수 있다. 장인들의 법정 주간 근로 시간이 33시간이고 켈리백 하나를 만드는 데 한 명의 장인이 18시간 동안 메달려야 함을 감안하면, 아무리 많이 만들어도 장인 한 명이 일주일에 두개 이상의 가방을 만들기 힘들다는 계산이 나온다.


주력 상품의 형태가 어떻게 변한다고 해도 에르메스는 전통적인 수작업 방식을 고수하며, 아무리 주문량이 많아도 대량생산은 하지 않는다. 철저히 소량생산을 고집하는 통에 켈리백이나 버킨백 등 인기백을 손에 넣으려면 기본적으로 4, 5년은 기다려야 한다.


'내 돈 주고 산다는 데 왜 기다려야 하느냐'고 떼 써 봤자, 에르메스는 프랑스 특유의 여유로운 미소를 띄우며 어깨나 한번 으쓱 할 것이다. 이 같은 세련된 도도함은 철저한 장인정신, 그리고 완벽한 품질과 맞물려 명품계의 여왕 자리를 유지하는 원천이 된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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