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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초대석] "한국기업, 글로벌 스탠더드 필요"

인천대교 개통 주역 김수홍 인천대교㈜ 대표 인터뷰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지난달 19일 개통된 인천대교는 국내 민간 투자 사업과 달리 예상 통행량의 80%를 웃돌고 지역 관광 경기를 활성화시키는 등 '보기 드문 성공작'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수홍(50ㆍ사진) 인천대교㈜ 대표는 지난 1999년 인천대교 건설 프로젝트를 최초 제안해 결국 성공작으로 이끈 일등 공신이다.

영종도 출신 '섬 개구리'인 그가 글로벌 기업 CEO로 성장해 "고향 섬에 다리를 놓겠다"는 어릴 적 꿈을 완성한 것이다. 김 대표를 만나 그동안의 경과와 감회 등을 들어 봤다.


"관례를 깨는 영국식 스타일을 버거워하는 정부, 규제 일색의 사업 환경에 질색하는 영국 에이멕(AMEC)사 사이에서 이견을 조율하기 위해 끊임없는 설득과 토론을 벌였고 결국 인천대교 프로젝트를 완성했다."


인천대교는 영국의 민간 프로젝트 관리회사인 에이멕(AMEC)사와 한국의 정부가 합작해 완공시킨 2조 5000억원대의 거대 프로젝트다. 자유롭고 글로벌한 영국 민간 회사와 까다로운 관료 사회로 유명한 한국 정부, 전혀 어울리지 않을 듯한 이 커플이 '인천대교'라는 옥동자를 순산한 배경에는 김수홍 인천대교㈜ 대표라는 '마에스트로'가 존재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끊임없는 설득과 토론'을 옥동자 순산의 비결로 꼽았다.


다음은 일문 일답.


- 평소 인천대교가 '세계 최고의 다리'라고 강조하신다는데?


▲ 인천대교를 단순 길이만 놓고 세계 5위니 6위니 하는 식으로 보도해 불만이 좀 있다.(웃음) 인천대교는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의 다리다. 21.4km의 총 연장 안에는 사장교, 교가고 등 현존하는 다양한 형태의 교량 건설 방식이 모두 적용돼 있다. 최첨단 공법을 동원해 국내 토목 공사 사상 최대 난공사를 최단기로 완공했다. 그래서 '경이로운 세계 10대 건설 프로젝트'로 선정되기도 했다.


- 그동안의 경과를 좀 설명해 달라.
▲ 인천대교 프로젝트의 태동은 1999년 한국 정부와 캐나다 아그라(AGRA)사가 인천대교(당시 명칭은 제2연육교) 건설을 위한 투자 의향서를 체결하면서 부터다.
당시 아그라사 한국 지사장이었던 제가 외자유치사업으로 인천대교 건설을 양국에 제안하면서 구체화됐다. 이후 2000년 아그라사가 영국 에이멕에 합병된 후 제가 에이멕 코리아와 인천대교㈜ 일을 맡아 하면서 인천대교 프로젝트가 더욱 가속화됐다. 2003년 당시 건설교통부와 실시협약을 체결한 후 2004년 공개입찰을 통해 시공사를 삼성물산JV 로 선정하고 2005년 6월 착공했는데, 다음달인 7월 프로젝트 금융 체결식을 통해 재무 구조를 확정했다. 그후 2009년 10월 완공까지 숨가쁘게 달려왔다.



- 국내 최초로 시행ㆍ시공사 분리, 경쟁입찰을 실시했는데?


▲ 인천대교 프로젝트가 민자 사업 사상 최초의 시도한 것이었다. 사업비를 20% 이상 절약할 수 있었다. 또 입찰 과정에 세계적 명성을 가진 전문가들로 검토위원회를 구성해 5개 분야에 걸쳐 심사를 진행해 철저한 검증을 했다. 공사 과정에서도 아낀 사업비의 일부를 감리비용에 투자해 철저한 감리를 진행했다.


- 처음 시도된 방식인 만큼 어려운 점이 많았겠다.


▲ 관례를 깬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정해진 법과 규제 안에서 움직이는 정부와 기관을 설득하는 것도 힘들었다. 쉴새없는 협상과 설득, 토론의 연속이었다.
인천대교 사업은 세계적인 프로그램 관리 민간회사인 영국의 에이멕 사가 한국의 정부(국토해양부ㆍ인천시)와 협력해 추진한 것이다. 그 와중에 서로 다른 문화와 비즈니스 백그라운드를 가진 쪽이 만나 대형 프로젝트를 시행하는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문화적 갭이 있었겠는가?
한국 정부는 관례를 깨는 에이멕의 사업 스타일을 버거워했다. 영국회사는 규제 일색인 한국 사업 환경을 불편해했다.
협약 단계에서 몇 번의 고비가 있었지만 그때마다 끈질기게 양측을 설득하며 사업을 이끌어 왔다.


- 그래도 무사히 공사가 마무리됐다. 감회는?


▲ 집안이 250년 영종도에서 대대로 살아왔는데, 어릴 때부터 '영종도와 송도를 잇는 다리를 놓아야 한다'는 아버지의 말씀을 들으면서 컸다. 개인적으로는 그 소망이 이뤄진 셈이다.
무엇보다도 인천대교는 국가적으로 꼭 필요한 프로젝트였다. 인천경제자유구역의 성공은 물론 대한민국 차세대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발판이 마련됐다는 점에서 뿌듯하다.



- 인천대교의 안전성 문제는 어떤가?


▲ 바다 안개가 종종 끼고 바람이 많이 불며 기상 변화가 잦은 서해의 특성을 고려해 철저히 대책을 마련했다. 기상정보시스템ㆍ레이더 차량검지기ㆍ자동 제설 장치, 운전자 정보제공 시스템 등을 통해 어떤 악천후라도 안전운전을 보장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개통 초기라 갓길 주차가 많은데, 마음은 이해하지만 안전을 위해 철저히 단속하고 있다.


- 인천대교에 대해 과도한 SOC 투자라는 우려도 있는데?


▲ 개통일인 10월19일부터 약 한달동안 1일 평균 통행량이 약 3만대다. 예상 통행량(3만4779대)의 80% 가 좀 넘는다. 비교적 안정적인 출발이다. 우선 인천대교 개통 이후 새로운 관광 수요가 창출됐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무엇보다 인천대교 통행이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은 일단 편리하기 때문이다. 수도권 이남지역에서 인천국제공항으로 올 때 인천대교를 이용하면 기존에 비해 최대 20km 거리 절감 및 40분의 시간 단축 효과를 올릴 수 있다.


- 통행료가 비싸다는 지적을 받는데?


▲ 당초 자가용 기준 6300원으로 예정됐지만 더 줄여서 결정했다. 인천대교를 이용할 경우 얻는 편익을 감안하면 적정하다고 생각한다. 통행료 인하 방안을 추진하고 있긴 하지만, 아직 말씀드릴 단계는 아니다. 구체적인 결과가 나올 때 까지는 양해해달라.


- 글로벌 기업의 CEO로서 본 한국 기업의 현실은?


▲ 국내 기업의 개별적 역량이나 가능성은 세계 어느 비즈니스 세계에서도 뒤떨어지지 않는다. 상하이 홍콩 싱가포르 등 경쟁국 경제특구 성장속도가 위협적이긴 하지만 우리의 IT 기술과 풍부한 제조 기반을 적극 활용한다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믿다. 하지만 외국 유수 기업들과 소통할 수 있는 '랭귀지'를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 언어 소통이 아니라 비즈니스를 위한 글로벌 스탠더드를 갖추지 못했다는 얘기다. .


- 마지막으로 성공한 CEO로서 젊은이들에게 충고 한마디 부탁한다.


▲ 스무 살 때 온 가족이 미국으로 이민을 가면서 힘들게 살았지만 결국 오늘의 나를 이끌어 온 원동력이 됐다. 지금 힘들고 좌절하더라도 지레 포기하면 안 된다. 매 순간 최선을 다하고 그 결과는 의연히 받아들이되 필요하면 다시 도전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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