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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과의 대화]李 대통령, 세종시 정면 돌파(종합)

[아시아경제 조영주 기자] 이명박 대통령이 27일 세종시 원안 수정과 관련, 정면 돌파 의지를 확실히 했다.


특히 정치권과 충청권 주민들에게 세종시 원안 수정의 배경을 솔직한 어조로 설명하고 앞으로 만들어질 정부안을 지켜봐줄 것을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밤 전국에 생중계된 '대통령과의 대화'에 참석, 세종시 원안 수정에는 자신의 정치적인 입지에는 도움이 되지 않지만 국가적 차원에서 해결하지 않을 수 없다는 뜻을 명확히 했다.


이 대통령은 우선 지난 대선기간 세종시 원안 추진을 약속한 데 대해 사과했다.

그는 "(솔직하게 말하지 못하고 표를 의식해 원안 추진 발언을 한 것에 대해) 부끄럽기도 하고 후회스럽기도 하다"고 고백했다. 이어 "정말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충청도민을 비롯한 국민들에게 약속을 번복하는 데 대해 사과의 뜻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어떤 때는 그저 내 임기 중에 부처를 옮기는 게 아니니까 편안하게 생각도 한다"면서도 "아침에 일어나서 그래도 내가 그렇게 해서는 안 되지, 이렇게 생각하고 여러 번 번복한 것도 사실"이라고 그동안의 고뇌를 털어놓았다.


그는 "이 문제는 나에게 정치적 계산이나 야욕이 있다면 모른척 하고 지나가면 된다. 그러나 난 대통령으로서 정치가 마지막이고, 그렇기 때문에 내가 (현재의 세종시 원안을) 반대하는 뜻은 매우 순수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정치권에 대해 '정치적 판단'이 아닌 '국가적 차원의 고민'을 촉구했다.


그는 "과거 20여년엔 영호남이 나뉘어 정치를 했는데 지금은 불행히도 충청권까지 분할돼 있다. 남북한으로 분단된 나라에서 충청, 경상, 전라도까지 나뉘어 찬성, 반대로 싸우면 안된다"며 "이런 게 없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세종시 문제는) 역사에 부끄럽지 않도록 떳떳하게 하겠다"며 "정치적 차원이 아닌 국가적 차원에서 생각해달라고 (정치인들에게) 부탁하고 싶다"고 말했다.


세종시 원안 수정의 필요성으로 행정의 비효율성과 세종시의 자족기능을 꼽았다.


이 대통령은 특히 "세계 모든 나라가 경제전쟁"이라면서 "지난 1년간 일하면서 경제부처 장관을 1주일에 두세 번, 아침 새벽같이 모여서 해외에서 연락할 것 하고 국내 조치할 것 해왔다. 그렇게 해서 일해 나가고 있는데, 부처가 전부 내려가고 대통령 혼자 있으면 어떻게 일하느냐"고 지적했다.


또 9개 행정부처가 이전하더라도 1만여명의 공무원이 대부분 서울에서 출퇴근을 한다면 밤에는 모두 퇴근을 해서 세종시 주민들에게는 도움이 되지 않고 자족도시가 될 수 없다는 점도 문제점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세계 어떤 나라도 수도가 분할된 곳은 없다"면서 "저 하나가 좀 불편하고 욕먹고 정치적으로 손해를 보더라도 이것은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거듭 강조했다.


충청도민들에 대해서는 원안보다 더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정부안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이 대통령은 토론 중간에 연결된 유한식 연기군수가 "세종시는 정부가 정책일관성을 갖고 원안대로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원안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행정부처가 이전돼도 주민들이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면서 "기업이 많이 들어가면 기업이 고용할 때 피해를 입은, 보상을 적게 받은 주민들, 젊은이들에게 (취업)기회가 오히려 더 생긴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감정적으로 생각하면 내가 그 입장이 되더라도 이해가된다"고 했다. "행정수도가 온다고 했다가 반쪽이 됐다가 다른 것으로 한다고 하니 주민 입장에서는 다 집어치우고 원안대로 해야 된다고 생각할 것이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주민들을 위하는 길 특히 소액 보상을 받은 주민들을 위하는 방안에 대해 총리실에서 검토하고 있을 것이다"고 전하면서 "거기 계신분(현장연결된 연기군민들)들도 정부 안을 보고 그 때가서 판단해도 된다. 정부 방침을 기다려도 된다. 충분히 여러분들 마음을 알고 심정을 이해한다"고 거듭 이해와 양해를 구했다.

조영주 기자 yjc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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