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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덕여왕', 덕만이 미실을 넘어서지 못하는 이유는?


[아시아경제 고경석 기자]MBC 월화드라마 '선덕여왕'이 극중 미실의 죽음과 함께 시청률 하락세에 시달리고 있다.


40%를 오르내리던 시청률이 23일 방송분에선 30%대 초반으로 급락했다. 시청률 하락이 일시적인 현상일 수 있으나 미실의 죽음을 전후해 시청자들의 관심이 최고조에 달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미실의 사망 이후 '선덕여왕'은 여왕의 자리에 오른 덕만과 주위의 권력관계로 초점을 이동하고 있다.


24일 오후 방송된 '선덕여왕' 54부는 덕만과 유신, 비담 사이의 복잡한 삼각 권력관계를 그렸다. 이는 세 남녀의 삼각 애정관계와 일부분 유사하게 진행된다.

덕만은 비담에게 유신을 체포하라 명하고 유신은 가야를 결코 저버릴 수 없다고 말한다. 비담은 유신을 압박하며 자신의 위상을 높이려 하고, 덕만은 유신을 유배 보내며 유신에게 백제를 염탐하라는 명을 다시 내리는 한편 비담의 사량부를 춘추의 휘하로 격하시킨다.


이날 방송에서는 덕만과 비담의 애정과 권력의 함수관계, 실리를 추구하며 가야를 지키려 하는 유신과 가야인들의 갈등, 비담과 유신의 대립, 백제의 공격에 대비하는 궁궐 내의 모습 등이 그려졌다.


덕만이 왕위에 오른 후부터 '선덕여왕'의 집중력이나 흡인력이 떨어지는 건 사실이다. 강점과 약점을 사이좋게 나눠 갖고 있는 미실과 덕만이 만들어낸 긴장감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선덕여왕'은 미실의 카리스마를 중심으로 펼쳐져 있던 세계와 미실이 사라진 이후의 세계로 크게 나뉜다 할 수 있다.


미실이 사라진 뒤 덕만이 중심을 잡은 세계가 시청자를 끌어들이는 흡인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는 이유는 그만큼 미실이라는 캐릭터가 지닌 복합적이고 강렬한 매력이 컸기 때문이다.


미실은 개인이 넘어설 수 없는 거대한 시스템을 깨트리고 그 위로 올라서기 위해 초인적인 노력을 기울였던 인물이다. 신분의 한계라는 비극적인 조건 속에서 외롭고 고독한 싸움을 벌였으나 결국 거대한 시스템의 벽을 넘어서지 못했다. 역사가 아닌 드라마라는 판타지 속에서 미실은 그리스 비극에나 나올 법한 '아름다운 영웅'이 됐다.


반면 덕만은 성골이라는 굳건한 시스템의 지지 위에서 주위 사람들의 힘을 이용해 자신의 약점을 채웠다. 덕만 역시 고난을 딛고 자신의 위치를 되찾은 인물이지만 그에게는 미실만큼 뜨겁고 절실한 욕망은 없다. 덕만은 영웅이 아니라 지략가일 뿐이다. 덕만이 어떻게 변모할지는 아직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미실에서 덕만의 세계로 넘어간 '선덕여왕'이 시청자들로부터 어떤 반응을 얻어낼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고경석 기자 kave@asiae.co.kr
<ⓒ아시아경제 & 스투닷컴(stoo.com)이 만드는 온오프라인 연예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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