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대우건설의 새 주인은 결국 외국계 자본이 될 모양입니다. 중동계 사모펀드인 자베즈 파트너스와 미국계 티알 아메리카(TRAC)가 대우건설 인수를 위한 우선 협상대상자로 선정됐습니다.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숨통이 트일 전망이고 대우건설은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게 됐습니다.
하지만 주식시장에서는 인수주체가 확실하지 않다는 점에서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입니다.
대우건설의 경우 외국계 자금에 넘어간 후 기술유출 및 '먹튀' 논란이 일었던 쌍용차 사태가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감도 적잖습니다. 유동성 위기를 해결해야 할 금호아시아나 그룹과 달리 대우건설의 경우 이번 M&A의 중요 포인트가 가격이 아니라 인수 주체에 있기 때문이죠.
특히 새로운 주인이 대우건설의 약점인 해외 플랜트 부문에서 경쟁력을 강화시킬 수 있을 지 여부가 중요합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측은 양 컨소시엄 모두 중동과 북미 시장에서 대우건설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곳이라고 밝혔지만 시장에서는 불확실하다는 반응이 다수입니다. 우선협상 대상자가 사모펀드 위주로 구성돼 있어 해외 플랜트 시장에서의 시너지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가장 큰 이유입니다.
조윤호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대우건설 인수 우선협상 대상자가 선정됐지만 제한된 정보로 인해 시너지 여부를 가늠하기 힘들다"며 "대우건설 기업가치 개선요인은 M&A 프리미엄으로 인한 할증 요인과 매각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희석화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강광숙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도 "자금 성격이 PEF라는 점에서 ‘인수후 시너지 효과’를 확신하기는 어렵다"며 "컨소시엄의 투자목적과 인수가 윤곽에 따라 주가는 불안한 등락을 거듭할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반면 대주주인 금호산업 등 금호아시아나그룹 입장에서도 복수 우선협상자 선정이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두 인수 희망자의 경쟁으로 매각 절차가 안정적으로 진행될 수 있고 매각가격도 오를 수 있다는 이유에서죠.
한편 우선 협상대상자가 발표된 지난 23일 코스피시장에서 대우건설은 1.42% 떨어졌습니다.
반면 금호산업(7.69%), 금호종금(2.55%), 금호석유(2.02%), 아시아나항공(1.06%), 금호타이어(1.12%) 등 금호그룹 관련주는 대우건설 매각에 따른 유동성 개선 기대에 강세를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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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정 기자 mybang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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