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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예진이 연기파 '엄친딸'인 몇가지 이유


[아시아경제 고경석 기자]20대 배우가 탁월한 외모와 뛰어난 연기력을 동시에 지니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물론 예외는 얼마든지 있다. 손예진이나 임수정은 그 대표적인 '예외'일 것이다. 이들은 이 두 가지에 '똑똑한 머리'까지 갖추고 있다. 톱스타로서 부가 따라오는 건 당연한 일. 속된 말로 '엄친딸'인 배우들이다.


'엄친딸' 여배우 중 손예진은 충무로에서 무척 특출한 존재다. 청순가련형의 청춘스타로 출발해 단숨에 연기파 배우로 거듭났고 그러면서도 '흥행배우'로서 투자자들의 신뢰를 받아왔다.

손예진이 주연으로 출연한 작품은 최근작 '아내가 결혼했다'까지 대부분 전국 100만 관객을 돌파했다. 2002년 '연애소설'을 시작으로 '클래식'(2003), '첫사랑 사수 궐기대회'(2003), '내 머리 속의 지우개'(2004), '외출'(2005), '작업의 정석'(2005), '무방비도시'(2007), '아내가 결혼했다'(2008) 중 '외출'을 제외한 7편이 100만 돌파에 성공했다.


국내 영화계에서 티켓파워가 있는 여배우를 꼽는다면 대부분 손예진과 전도연, 하지원 등을 거론한다. 20대 배우 중에는 손예진이 유일한 셈이다. 대중영화 속에서 손예진은 작품이 품는 욕망과 대중이 품는 욕망을 동시에 충족시키며 여배우의 위치를 '꽃'이 아닌 '주체'로 끌어올린다.

최근작 '무방비도시' '아내가 결혼했다' 그리고 '백야행' 등은 모두 여성 캐릭터가 남성 캐릭터를 압도하거나 대등한 위치에서 극을 끌고 가는 작품들이다.


'흥행배우'로서 손예진의 장점은 대중적인 장르의 필요충분조건을 갖추고 있다는 사실에 있다. 청순가련형 외모는 '연애소설' '내 머리 속의 지우개'에서 십분 활용되고, 팜므파탈의 도도하면서 위험한 이미지는 '무방비도시'와 '백야행'에서 극대화된다.


또한 엉뚱하고 코믹한 캐릭터는 '첫사랑 사수 궐기대회' '작업의 정석' 등에서 자연스럽게 극에 녹아들고, 일상의 자연스런 모습은 드라마 '연애시대' 같은 작품을 통해 빛을 발한다. '아내가 결혼했다' 같은 작품 속의 비현실적인 인물도 손예진이 연기하면 자연스러워진다.


손예진은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할 수 있는 연기력은 물론 위험한 변신도 무릅쓰는 용기를 갖추고 있다. 노출은 그러한 단적인 예다. 그가 연기하는 노출 연기는 단순히 눈요깃감의 용도가 아니라 캐릭터를 극대화시키며 극의 흐름에 중요한 영향을 끼치는 역할을 수행한다.



고수, 한석규와 함께 출연한 '백야행'에서 손예진은 극 후반부에 전라의 뒷모습을 선보이지만 이는 베드신의 개념과는 거리가 먼, 극중 미호라는 인물을 설명하는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그는 대역을 쓸 수도 있는 상황에서 작품의 완성도를 위해 직접 연기했다.


손예진은 미호라는 인물이 지닌 깊은 상처를 묘사하는 데 있어서 핵심적인 이 장면을 탁월한 연기로 형상화시키며 '백야행' 최고의 명장면 중 하나로 만들었다. 배우 손예진의 도전 정신과 작품 분석 능력, 물 오른 연기력이 어느 수준에 달했는지 알려주는 지표와도 같은 장면이다.


이에 대해 제작사 폴룩스필름의 안은미 대표는 "손예진에게 노출을 요구할 수 없어서 시나리오 과정에서 뺀 적이 있었는데 오히려 손예진이 미호라는 인물을 설명하는 데 필수적인 장면이라고 주장해서 다시 넣게 됐다"며 "그 장면을 찍기 1주일 전까지도 많은 고민을 하다가 미호라는 인물을 제대로 보여주기 위해서는 노출이 필요하다고 스스로 결정해 촬영에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일본 소설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원작을 영화화한 '백야행'은 14년 전 비극적인 사건을 겪은 남녀와 이들을 추적하는 전직 형사의 이야기를 그린다.


손예진은 극중 어린 시절의 아픔을 간직한 채 어릴 적 사랑했던 남자와 떨어져 지내며 원하는 목적을 이루기 위해 중년의 재벌과 결혼하게 되는 미호 역을 맡았다. 손예진은 최근 아시아경제신문과 인터뷰에서 "속마음을 드러내지 않는 인물이라 대사도 표정 변화도 많지 않아 어느 수위까지 묘사해야할지 감을 잡기 힘들었다"고 고백한 바 있다.


충무로는 요즘 '백야행'의 흥행 여부에 대한 관심으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베스트셀러 소설이 원작인 데다 강우석 감독이 투자자로 나서고 한석규, 고수, 손예진 등 화려한 캐스팅이 제작 초부터 화제를 모았기 때문이다. 손예진의 새로운 연기 도전에 대한 관객들의 판단은 19일부터 이어질 전망이다.

고경석 기자 kave@asiae.co.kr
<ⓒ아시아경제 & 스투닷컴(stoo.com)이 만드는 온오프라인 연예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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