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용은 등 '대어' 즐비, 여자프로골프계는 "골프단 창단 러시~"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김세영 기자] 시즌 막바지 프로골프계가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바로 '메이저챔프' 양용은(37) 등 올해로 계약이 만료되는 빅스타들의 스폰서 계약이 본격적으로 전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는 일찌감치 국내 남자대회가 끝난데다가 여자대회 역시 이번 주 ADT챔피언십을 끝으로 대장정을 마쳐 예년에 비해 더 빨리 물밑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양상이다.
여자선수들의 '스토브리그'는 특히 기업들의 골프단 창단 러시까지 가세해 그 열기가 더욱 뜨겁다. 국산골프볼생산업체인 볼빅이 이미 골프단 창단을 선언한데 이어 마래에셋과 BC카드, 대웅제약 등 굵직굵직한 기업들이 여자선수들을 주축으로 골프단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문이 무성하다. 토마토저축은행도 남자선수들에 이어 여자선수들까지 포함한다는 계획이다.
▲ 양용은 "새 둥지는 어디?" = 화두는 양용은이다. 양용은은 지난 8월 아시아선수 최초로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메이저대회인 PGA챔피언십에서, 그것도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에게 역전우승을 일궈내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은 상황이다. 양용은은 일단 이달초 서브스폰서인 르꼬끄골프와는 재계약에 성공했다.
메인스폰서인 테일러메이드는 그러나 양용은의 몸값을 감당하기 어려워 계약 연장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테일러메이드는 2007년 양용은과 3년간 6억원의 계약 당시에도 미국 본사와 한국 지사 등이 계약금을 분담했다. 이때문에 양용은을 잡을 수 있는 곳은 대기업이나 금융권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양용은의 계약은 그래서 시간이 걸릴 확률이 높다. 양용은 측은 최고의 대우를 요구하고 있지만 스폰서 입장에서는 '거품'이 어느 정도 꺼지기를 기다리고 있는 입장이다. 익명을 요구한 매니지먼트계의 한 관계자는 "모 금융사와의 접촉이 있었지만 연간 150만달러 정도를 요구하는 바람에 무산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탱크' 최경주(39)도 나이키골프와의 계약이 올해 끝난다. 나이키골프 미국 본사가 이와 관련해 철저히 함구를 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은 재계약 여부를 속단할 수 없다. 나이키골프는 다만 그동안 글로벌 선수만 후원했던 체제에서 한국지사가 국내 선수를 지원하는 방안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티칭프로로 구성된 팀을 꾸려 운영하는 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국내파'는 김경태(23)와 강성훈(22ㆍ이상 신한은행) 등이 '대어급'이지만 신한은행 로고를 달고 우승한 적이 없어 협상의 주도권을 잃은 모양새다. 올해 2승을 거둔 '꽃남' 박상현(26)은 여성 팬들이 부쩍 늘어 '귀하신 몸'이 됐다. '신한동해오픈 챔프' 류현우(22)는 토마토저축은행과의 협상이 마무리되는 단계다.
▲ 여자프로골프계는 지금 "골프단 창단 러시"= 볼빅은 배경은(24)을 앞세워 연내 골프단을 창단한다는 방침이다.
배경은은 올 시즌 활약이 미미했지만 볼빅이 지난달 KB국민은행 스타투어 최종전에서 자사 골프볼로 우승하면 1억원의 특별보너스를 준다는 깜짝이벤트 당시 가장 먼저 골프볼 사용을 신청해 결국 부지런함으로 스폰서까지 잡는 행운을 안았다.
올해 신지애(21)를 잡은 미래에셋은 루키 2명과 2부투어에서 가능성을 검증 받은 선수 1명과 활발하게 접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BC카드와 대웅제약은 아직 본격적인 행보가 없다.
하나은행은 김인경(21)과 박희영(22) 이외에 향후 2~ 3년 안에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 진출할 수 있는 유망주 2명 정도를 더 선발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여자선수들은 결국 골프단 창단에 따라 몸값이 올라갈 수도 있는 시기다. 올해 계약이 끝나는 선수로는 김하늘(21ㆍ코오롱 엘로드)과 홍란(23ㆍ먼싱웨어), 김보경(23ㆍ던롭스릭슨), 안신애(19ㆍ푸마), 박보배(22ㆍ에쓰오일), 김혜윤(20ㆍ하이마트), 최혜용(19), 윤채영(22), 김현지(21), 남민지(21ㆍ이상 LIG), 이정은(21ㆍ김영주골프) 등이 있다.
이가운데 김하늘과 홍란, 최혜용 등이 '대어급'이다. 안신애는 신인왕 타이틀에 기대를 걸고 있다. 국내로 복귀하는 선수들이 이번 '스토브리그'의 마지막 변수다. 홍진주(26ㆍSK에너지)를 비롯해 임성아(25), 조령아(24), 김수아(28), 정지민(25) 등 '미국파' 5명을 포함해 일본 무대에서 활약했던 구윤희(27)가 내년부터 국내에서 뛰기 위해 올해 시드전에 출사표를 던졌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김세영 기자 freegol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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