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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성곤 기자]정부는 17일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고 2020년까지 국가 온실가스 중기 감축목표를 2005년 대비 4%(배출전망치 대비 30%) 수준으로 최종 확정했다.
특히 정부가 이날 확정한 온실가스 감축목표는 개도국 최고수준이다. 지난 5일 녹색성장위원회에서 보고된 2005년 대비 동결안과 4% 감축안 중 보다 높은 목표를 설정한 것.
이는 국내에서 녹색성장 정책을 강력 추진하고 범지구적인 기후변화 대응 노력에 대한 정부 차원의 적극 동참 의지를 반영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유럽연합(EU)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등 선진국에 대해서는 2020년에 1990년 대비 25~40%, 개도국에 대해서는 BAU 대비 15~30% 감축을 권고해왔다.
녹색위원회는 이와 관련, "선발개도국으로 감축목표를 자발적으로 제시한 것"면서 "한국은 국제사회에서 개도국의 참여가 가능한 국가 적정 감축행동 등록부를 제안하는 등 글로벌 리더십을 발휘했다"고 평가했다.
오는 12월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리는 기후변화정상회의 정상회의에서 온실가스 감축에 대한 국제적 합의가 사실상 불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데다 산업경쟁력 저하 등을 이유로 기업들의 반발이 적지 않은 가운데 정부가 온실가스 중기감축 목표를 확정한 것은 저탄소 녹색성장에 대한 이 대통령의 확고한 의지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이와 관련, 지난 5일 녹색성장위원회 6차 회의 당시 "목표는 약간 이상적으로 것으로 두고 거기 따라가는 것이 좋다"면서 "목표를 낮추면 인식을 바꾸는데 어렵다. 목표를 이상적으로 해놓으면 거기를 향해서 가는데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
이 대통령은 앞서 지난해 7월 일본 도야코에서 열린 G8(선진 8개국) 확대정상회의에서 2009년내 한국의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지난 7월 이탈리아 라퀼라에서 열린 G8 확대정상회의와 9월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총회에서도 이같은 입장을 재확인했다.
한국은 OECD 가입국으로 세계 9위의 온실가스 배출국이다. 교토의정서상 38개 의무감축국에서 제외됐지만 1990년 이후 제조업 중심의 경제성장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이 2배 가량 급격히 증가해 OECD 가입국 중 증가율 1위를 기록했다. 이는 화석연료 의존도가 높은 에너지다소비 산업구조에 기인하는 것 때문.
아울러 온실가스 감축목표 설정은 선진국의 온실가스 규제 등 새로운 무역장벽에 대한 선제적 대응을 위해서도 필수적이다.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 10월 비탄소 감축국 수입상품에 대해 탄소관세 부과를 천명한 바 있고 미국도 국경세 도입을 금년 하원을 통과한 청정에너지법안에 포함했다. EU는 또한 자동차 온실가스 배출기준(2012년 130g/km·2020년 95g/km)을 강화, 70% 이상을 수출에 의존하는 세계 5위 자동차 생산국인 한국에 대한 직접적 타격 또한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이와 관련, 적극적인 온실가스의 감축을 통해 ▲ 선진 각국의 탄소무역장벽에 대비하고 ▲ 유가변동에 취약한 에너지 패러다임을 바꿔 국가의 에너지 안보를 높이면서 ▲ 세계적으로 급팽창하고 있는 녹색시장을 선점할 것을 주문했다.
한편, 국제사회 역시 온실가스 감축 문제에 적극적이다. 특히 지난 9월 UN정상회의를 전후로 선진국은 종전에 발표한 감축목표를 상향 조정하는 추세에 있다.
하토야마 일본 총리는 감축목표를 1990년 대비 25%까지 대폭 상향조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스웨덴과 노르웨이 역시 IPCC(기후변화에 대한 정부간 패널)의 선진국 권고 최대치인 1990년 대비 40% 감축안에 합류했다. 미국은 하원에서 설정한 2005년 대비 17% 감축 목표를 상원에서 20%로 상향 조정한 법률안이 계류 중이다.
개도국 역시 UN정상회의를 계기로 온실가스 감축목표 설정 자체에 반대하던 입장을 바꿔 코펜하겐 회의 전에 발표하는 방안을 신중히 검토 중이다.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은 원단위 방식으로 2005년 대비 현저한 수준으로 감축할 예정이라는 입장을 밝혔고 인도 역시 미국과 유사하게 자국 국내법을 통해 감축목표를 자발적으로 설정하고 규제할 예정이라는 점을 발표했다. 아울러 인도네시아는 BAU 대비 26%를 감축하고 선진국의 지원이 있을 경우에는 41%를 감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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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곤 기자 skze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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